정보유출로 TM업무 전면중단
정보유출로 TM업무 전면중단
  • 김연균
  • 승인 2014.01.2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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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축소 불가피, 상담원 피해 떠안아
1억건 이상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태로 카드사들이 텔레마케팅(TM) 업무를 중단하면서 1만여명의 상담원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우려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5월 고용률 70% 달성과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시간제 일자리’도 늘리겠다고 말했지만, 오히려 카드사의 정보유출로 시간제로 운영되는 상담원들은 사지에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KB국민·농협카드가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TM업무를 중단하기로 하면서 해당 인력들이 선의의 피해자로 전락하고 있다.

롯데·KB국민·농협카드는 고객의 카드재발급과 해지요청이 빗발치면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아웃바운드 상담원들을 피해예방센터와 상담파트로 전환 배치해 운용하고 있다.

KB국민카드(1400명)과 롯데카드(500명), 농협카드(500명) 등 아웃바운드 마케팅을 담당하는 상담원은 2400여명이다. 인·아웃바운드 상담원을 모두 합치면 5000여명에 이른다.

신한·삼성·현대·하나SK·외환·우리카드도 민감한 시기에 신규 회원 모집활동보다는 정보유출에 따른 고객문의나 최근에 바뀐 회원정책에 대해서만 소개할 뿐 마케팅활동은 전면 중단했다.

9개 카드사들은 회원 마케팅을 하는 아웃바운드 상담원과 고객 불편을 해소하는 인바운드 상담원 등 3만여명의 텔레마케터들이 근무하고 있다. 아웃바운드 상담원만 1만명이다. 카드사들은 이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기 보다 용역을 맡겨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담센터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긴급하게 아웃바운드 상담원들을 정보유출 피해센터에 투입해 운용하고 있지만 기존 인력에 50%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나머지 상담원들은 출근도 못하는 처지”라고 호소했다.

금융당국이 개인정보 유출사고를 일으킨 카드 3사에 대해 다음달 중 3개월의 영업정지 조치를 내릴 예정으로 당분간 카드사의 마케팅 활동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다른 카드사들도 마케팅 활동을 대폭 줄일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정보가 유출된 카드사는 어차피 아웃바운드를 인바운드로 돌려서 사태해결에 힘을 쏟고 있지만 오히려 나머지 카드사들까지 마케팅을 못하면서 더 난감한 상황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당분간 신규 회원 모집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할 것 같다”며 “기존 인력 일부는 고객응대에 대한 재교육을 실시하거나 통상적인 업무를 지속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카드 상담인력을 쇼핑몰이나 다른 상담센터로 전환배치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그동안 카드업무만 담당해왔기 때문에 전환배치될 경우 최소 4~6주 동안 교육을 받아야 하고 업무 숙련을 위해서는 최소 1년 가까이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또 전환배치 근무를 하더라도 신입으로 근무하기 때문에 기존 임금의 70% 수준만 받고 일하게 돼 생계에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정보유출한 것은 카드사인데 피해는 상담원이 당할 수밖에 없다”며 “금융당국과 카드사가 사회적 약자인 상담원들의 생계유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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