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보는 눈의 여덟가지 얼굴
[신간안내]보는 눈의 여덟가지 얼굴
  • 이준영
  • 승인 2016.02.02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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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소싱타임스]


보는 눈의 여덟 가지 얼굴


이미지가 지배하는 시대, 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
매체기술과 과학, 권력과 이데올로기, 인지심리학, 종교, 대중문화 속에서 복잡하게 만들어지는 ‘눈의 문화들’에 관한 입문서

이 책에서 소개되는 것은 다양한 “눈의 문화들”이다. 저자들은 각기 다른 중점을 지니는 여덟 개 영역을 선정하여 본다는 행위의 주체와 대상, 객관성과 과학성, 구조와 방식 등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던진다. 각 장은 특정 이미지를 제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종교화부터 영화 스틸 컷, 안구 도식, 유명 작품 사진, 광고 포스터에 이르는 다양한 이미지를 토대로 각기 다른 ‘시각문화’의 작동 방식들을 드러내고자 했다.

저자들은 장 첫머리에서 독자에게 제시한 이미지를 비약이나 과장 없이 조심스럽게 분석하면서 ‘본다’는 행위 자체를 전경화한다. 각 장 본문을 읽기에 앞서 그림을 ‘보았을’ 독자가 ‘보지 못한’ 다양한 코드와 논점을 제시해나가는 과정은 대단히 섬세하게, 집중력 있게 이루어진다.

이 과정이 특히 조심스러운 것은 ‘보는 것’의 영역에서는 비판적 거리를 확보하기가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예컨대 텍스트라는 기호 구성물을 통해 제시되는 논의들은 수사학, 언어학, 문예학, 철학 등의 유구한 학문에 의해 이미 성찰과 분석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이에 비해 사진, 영화, 삽화 혹은 다른 여러 볼거리의 경우 그 ‘인공성’과 ‘가공성’을 쉽게 잊은 채 시각자는 자신이 ‘있는 그대로 본다’는 인식을 갖기 쉽다. 수많은 학자가 강조해왔듯, 시각은 문화적으로 구성된다. 이런 관점에서 “보는 것이 믿는 것”이라는 말은 ‘본 것은 믿을 만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문화가 무엇을 보여주고 또 믿게 만드는가를 생각함으로써 보는 것과 믿는 것 모두를 의문에 부쳐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마리우스 리멜리, 베른트 슈티글러 지음/문화학연구회 옮김/글항아리 출판/031-955-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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