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고용 크게 악화, 5년만에 취업자 감소
장애인 고용 크게 악화, 5년만에 취업자 감소
  • 이준영
  • 승인 2016.03.2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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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소싱타임스] 경기가 나빠지면 어려운 사람들의 삶은 한층 고단해진다. 특히 장애인들의 처지는 더욱 신산해진다. 지난해 경기 부진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 등의 여파로 장애인 취업자 수는 급감하고, 실업자 수는 급증해 고용지표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통계청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장애인 취업자 수는 84만9517명으로 전년(90만6267만명) 대비 6.3%나 감소했다.

장애인 취업자 수는 관련 고용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 2010년(85만5158명) 이후 꾸준히 증가하다가 5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장애인 실업자 수는 2014년 6만4333명에서 2015년 7만2463명으로 12.6%나 늘었다. 2010년(6만59명) 이후 5~6만명 대를 유지하다가 처음으로 7만명 대를 넘어선 것이다.

이에 따라 장애인 고용률은 34.8%로 전년(37.0%) 대비 2.2%포인트 하락했고, 실업률은 7.9%로 전년(6.6%)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이 역시 2010년(고용률 36.0%, 실업률 6.6%) 이후 가장 나쁜 수치다.

특히 15~29세 청년층의 고용 여건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 실업률은 2014년 10.6%에서 2015년 17.5%로 급등했다. 청년층 고용률은 30.5%에서 26.1%로 떨어졌다.

장애인 고용 사정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비장애인과의 격차도 확대됐다.

지난해 전체 취업자 수는 1.3% 증가한 반면 장애인 취업자 수는 6.3%나 줄었다. 같은 기간 장애인 실업자 수 증가폭(12.6%)은 전체 평균(4.2%)의 3배에 달했다.

또 장애인 고용률은 전체 평균(60.3%)의 58% 수준에 그친 반면, 실업률은 전체 평균(3.6%)보다 2.2배 가량 높았다.

정부는 장애인 관련 고용 지표가 악화된 주 요인으로 메르스 사태를 꼽았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지난해 조사가 이뤄진 시점이 5~7월이었는데 당시 메르스 사태 때문에 전체적으로 고용 상황이 좋지 않았다"며 "일용직과 자영업 등에서 크게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메르스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었던 만큼 장애인 고용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고 말하기는 힘들다"며 "올해 조사를 해봐야 정확한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애인들은 비장애인에 비해 고용 여건이 열악하고 소규모 사업장에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 불경기에 더욱 취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장애인 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율은 58.2%로 비장애인 근로자의 비정규직 비율(32.5%)에 비해 크게 높았다.

또 장애인 취업자 중 80.3%는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0인 이상 사업장의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2014년 기준 50인 이상 민간 기업의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2.7%였지만 실제 채용률은 2.45%에 그쳤다.

조호근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기획관리팀장은 "장애인 고용은 대부분 소상공인이나 영세 사업장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경기에 민감하다"며 "규모가 큰 기업의 경우에는 장애인 의무 채용 비율을 지키기보다는 부담금을 내려고 하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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