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룡 CEO 컬럼] 오대산
[김경룡 CEO 컬럼] 오대산
  • 김민수
  • 승인 2017.08.10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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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은 평창군, 홍천군, 강릉시에 걸쳐있는 큰 산입니다.
호령봉(虎嶺峰), 비로봉(毘盧峰), 상왕봉(象王峰), 두로봉(頭老峰), 동대산(東臺山)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병풍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중국 산서성(山西省) 오대산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온 자장율사가 이곳이 중국 오대산의 형세와 비슷하다고 하여 오대산이라 했습니다.


또, 산 가운데인 중대(中臺)를 비롯하여 동대, 남대, 서대, 북대가 원을 그리고 있어서 오대산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물론 오대는 모두 명당터이며 암자가 있습니다.


휴가 둘째 날 해가 뜰 무렵에 혼자서 비로봉을 향하니 새들도 아직 일어나지 않아 적막감이 감돌았습니다. 사자암과 적멸보궁을 지나니 큰 나무들이 두 팔 벌려 환영해주었는데 문득 허기가 엄습해 왔습니다. 1시간 정도 걸린다는 말만 믿고 덤볐으니 자승자박이겠죠. 마침 갖고 있던 손톱만한 사탕 하나를 먹으니 살 것 같았습니다.


비로봉을 오르면서 '아무리 높은 산도 하늘아래 있고, 힘들이지 않고 이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두 시간 정도 걸려 정상에 도착하니 여러 곳에서 뻗어나온 산들이 정상을 향하고 있었고 골짜기도 그만큼 많았습니다.


정상인 비로봉의 높이는1563m이며 주변의 여러 봉우리를 호령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운무가 솜이불처럼 골짜기를 덮고 있는 곳도 여럿 있었습니다. 내려올 때엔 올라갈 때 못 본 꽃들이 인사하고 매미도 이제야 노래를 해주었습니다.


비로봉의 비로(毘盧)는 비로자나의 준말로 몸의 빛과 지혜의 빛이 법계(法界)에 두루 비추어 가득하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심오한 뜻을 가진 비로봉이라는 이름은 오대산뿐 아니라 주요명산인 금강산, 치악산, 소백산, 속리산, 그리고 팔공산 등의 정상에도 같이 쓰이고 있습니다.


특히 오대산 한가운데에 있는 중대(사자암)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법당인 적멸보궁(寂滅寶宮)이 있습니다.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진신사리를 모셔와서 이곳을 비롯한 다섯 곳에 적멸보궁을 창건했습니다. 이렇게 자장율사가 명산의 명당으로 지목하고 창건한 곳은 설악산 봉정암과 영월 사자산 법흥사, 태백산 정암사, 양산 통도사입니다. 적멸보궁에는 진신사리가 부처님이므로 불상은 없습니다.


하산길에 사자암 적멸보궁에서 두 손을 모으고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바닥에 닿도록 낮추어 큰절을 했습니다. 사찰의 다른 이름인 '절' 이란 절을 하는 공간인 절간이 절이 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또, 아도(阿道)화상이 신라불교를 처음 전할 때 일선군(현재 경북 구미)의 모례(毛禮)의 집에 머물렀고, 이 모례의 털모(毛)자를 따서 '털례’의 집이라고 하다가 이‘털’이‘절’이 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적멸보궁 안에는 간절히 기도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기도는 여러 가지를 이룰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간청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참회와 감사 그리고 다짐입니다.


작가 김홍신은 DGB수요강좌에서 “참회(懺悔)의 참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지은 잘못을 뉘우치는 것이고, 회는 지금부터 미래에 이르도록 지을 잘못을 뉘우치는 것”이라 하면서, “가톨릭 신자이지만 날마다 108배로 참회기도를 합니다. 또 참회를 하면 영혼이 평온해지고 미운 감정이 없어지며 어둠 속에서 걸어 나오는 자유인이 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삼라만상의 모든 일이 감사할 일로 이루어 지는데도 우리는 감사한 줄 모르고 사는 것 같습니다. 마치 물고기가 물의 소중함을 모르고 사람이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듯이 말입니다.


모두가 각자가 갖고 있는 것의 소중함은 느끼지 못하고 더 많은 걸 가지려는 욕심 때문이지요. 한편, 다짐 뒤에는 노력이 따라야 합니다.


노력 없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것은 과욕입니다.
뼛속을 스미는 추위를 겪지 않고 매화 향기를 얻을 수 없으며, 더위를 제대로 겪지 않으면 가을의 수확이 풍성할 수 없습니다.


가을의 풍성함을 위해 땀을 많이 흘리며 무더위를 즐겨봅시다.


김 경룡 DGB지주회사 부사장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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