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순위 지각 변동 예고
재계 순위 지각 변동 예고
  • 승인 2003.12.20 12: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년 재계 순위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올해 발생한 SK네트웍스의 경영위기, 카드사 경영 악화 등으로 인해 관
련 그룹 경영이 심각한 위기를 겪으면서 큰 폭의 순위 바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그룹은 LG. 전격적으로 금융 계열사를 포기하기로
함에 따라 지난해 2위(자산 기준)에서 3, 4위로 밀려날 전망이다. LG카드
과 LG증권의 총자산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각각 19조4257억원(유동화자
산 배제), 5조3307억원을 기록, 두 회사의 자산을 합칠 경우 24조7564억
원에 달한다. 지난 11월 LG전선 등 4개사를 계열분리 한 데 이어 금융사
포기로 총자산이 50조원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마저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7월 발표한 "자산규모 5조원 이상 기업집단 재무제표
분석"(결합 및 연결재무제표상 분석, 해외계열사 포함)에 따르면 LG는 지
난해말 75조9824억원을 기록, 전년 3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2001년 2위
였던 한국전력공사는 70조5121억원을 기록해 LG를 바짝 뒤쫓았고, 현대-
기아차는 46조1257억원으로 4위를, SK는 41조3685억원으로 5위였다.

지난해 174조3343억원을 기록한, 부동의 1위 삼성은 내년 2월 삼성카드
와 삼성캐피탈의 합병으로 자산규모 위축이 불가피하지만, 철수가 아닌
만큼 위축 규모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 관계자는 "합병 이후 삼성카드의 자산 규모가 변수가 되겠지만 대세
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올해 총자산 규모 200조원 달
성이 가능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낳았으나 두 회사 합병이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SK는 지난해 총자산 41조3685억원으로 5위를 기록했으나 올해 SK네트웍
스의 유동성 위기, 소버린의 SK㈜ 공격 등을 받아 체력이 많이 소진된 상
태다. 지난 10월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과 맺은 경영구조개선약정에 따
라 현재 59개인 계열사를 10여개로 대폭 줄어야 한다. SK증권, SK생명
등 금융계열사들과 SK해운, 워커힐호텔 등이 대상이다. SK는 사업구조
의 특성에 따라 금융계열사 자산이 대략 4조3000억원으로 LG에 비해 정
리에 따른 자산감소가 적지만 금융부문이 갖는 복합 파생효과를 감안할
때 만만치 않는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력회사인 SK㈜와 SK텔레콤을 통해 정보기술, 인터
넷, 생명공학 등 첨단 업종 중심의 투자를 확대하고 카드사업 진출에 관
심을 보이는 등 활발한 공격경영을 펼쳤으나 스스로 불러온 분식회계의
후폭풍에 휩싸여 끝내 그룹 위상 격화를 감내하게 됐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2000년 현대그룹에
서 계열 분리, 그 해 4위에 진입한 데 이어 내년 3위에 올라서게 됐다. 지
난 2001년, 20002년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통해 튼튼한 기초체력을 갖춘
데다 올해 비교적 선전함으로써 지속성장 기반을 낙관하고 있다. 향후 한
국전력공사와의 격차를 얼마나 줄일 지 관심거리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총자산 18조9254억원로 11위를 기록, 전년 10위에서
한단계 떨어졌으나 내년 순위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막강한 자금력을 바
탕으로 유통ㆍ호텔ㆍ식음료시장에서 지배력을 높이고 있는 것.

상대적인 무풍지대로 남아 있는 한화는 지난해 12월 대한생명을 인수함
으로써 2001년 16위에서 지난해 6위(37조7347억원)로 껑충 뛰었다. 한화
증권, 한화투신운용 등 기존 계열사와 증권, 보험, 파이낸싱을 아우른 종
합금융서비스 그룹으로 거듭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카드사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 오히려 잇점으로 작용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