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지물 대학졸업장.. 대졸취업자 30% 눈높이 낮춰 취업
무용지물 대학졸업장.. 대졸취업자 30% 눈높이 낮춰 취업
  • 손영남 기자
  • 승인 2019.12.24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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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자 증가 수 못 미치는 일자리 따른 구조적불균형이 원인
한국은행 ‘하향 취업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 발표
국내 대졸자들은 학력에 어울리는 일자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자료제공 한국은행
국내 대졸자들은 학력에 어울리는 일자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자료제공 한국은행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일자리 부재의 시대가 만들어낸 하향취업 비율이 30%를 넘어섰다. 전체 대졸자 3명 가운데 1명은 학력 수준보다 낮은 일자리로 ‘하향 취업’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하향 취업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국내 대졸자의 하향 취업 비중이 최근 들어 그 정도가 더 심해져 3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하향 취업률은 지난 9월 30.5%를 기록했다. 2000년까지만 하더라도 22~23% 수준이었는데 꾸준히 증가한 것.

대학을 졸업한 고급인력의 수가 는 것에 비해 일자리는 그에 반해 늘어나지 못한 노동시장의 구조적 불균형이 초래한 결과다.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대졸자는 연평균 4.3% 증가한 반면 적정 일자리는 2.8% 늘어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하향 취업을 4년제 대졸자가 고졸 이하의 학력을 요구하는 일자리에 취직한 경우로 정의했다. 대졸 취업자가 관리자, 전문가 및 사무종사자면 적정 취업, 그외 직업은 하향 취업으로 분류했다.

경기순환 측면에서는 실업률이 상승할 때 하향취업률도 높아졌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2008년과 실업률이 상승했던 2014~2015년에 하향취업률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최근 움직임을 보면 2018년 하반기부터 하향취업률이 상승했지만, 올해 3분기부터 고용상황이 개선되면서 다소 줄었다.

성별로는 남성, 연령층으로 따지면 청·장년층에서 하향취업률이 높게 나타났다. 장년층은 은퇴 이후 새로운 일자리에 종사하는 비중이 높은 데 따른 것이다. 고령화도 하향취업률 증가에 일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대학 전공별로는 직업 연계성이 높은 의약, 사범계열이 10% 이내의 낮은 하향취업률을 보였지만, 인문·사회, 예체능 및 이공계는 30% 내외의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또한 하향 취업자 중 85.6%는 1년 후에도 하향 취업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으며 이에 따른 임금 손실도 적지 않았다. 하향 취업자의 2004~2018년 평균임금은 월 177만원으로 적정 취업자의 월 평균임금인 284만원보다 38% 낮은 수준이다. 하향 취업자의 임금은 150만원 주변에 집중됐고, 적정 취업자의 임금은 150만~450만원 구간에 분포했다.

연구팀은 "하향취업 증가는 인적자본 활용의 비효율성, 생산성 둔화 등을 초래하므로 노동공급 측면에서 직업교육을 강화하고 필요 이상의 고학력화 현상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하향취업에 따른 낙인효과를 줄이기 위해 노동시장 제도개선을 통해 직업 간 원활한 노동이동도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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