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기 교수의 ESG 경영 이야기] ESG 경영_그린워싱(greenwashing)과 대언불참(大言不慙)의 지양 
[이용기 교수의 ESG 경영 이야기] ESG 경영_그린워싱(greenwashing)과 대언불참(大言不慙)의 지양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08.07 07: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이용기 교수

LH 한국 토지주택 공사가 최근 공급한 공공분양 아파트들에서 다수의 철근 누락 사태가 발견되었다. 철근 누락이 초래할지 모를 재앙에 대한 공포는 실로 엄청나다. 

실제로 1970년 서울 마포구 와우아파트 붕괴사건이 있었다. 준공 후 불과 3개월 만에 일어난 이 사고의 원인은 무리한 공기 단축, 철근 등 자재 아끼기, 부실 설계 및 시공과 감리 등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아파트 받침 기둥에 들어갈 철근이 턱없이 누락됐다니 기둥이 건물의 무게를 버티지 못한 건 당연한 결과였을 것이다. 건설사와 감독 기관의 비리가 결합되어 만들어낸 인재로 예견된 사고였다. 

당시 자동차 한 대 가격이 100만 원이었다는데 무면허 건설업자가 한 동당 125만 원을 착복해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고 결과는 부실 감독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 이후 1995년 6월 29일 502명이 사망하고 937명이 부상 당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도 비슷한 맥락에서 발생되었다. 

그 사건들이 가져온 참담함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데, 다시 시공 중인 인천 검단신도시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되었다. 그런데 이 아파트뿐 아니라 다수의 아파트가 철근이나 시멘트 누락 등의 여지가 많아 전수 조사 대상이 되었다. 문제는 일파만파 커졌고 그만큼 아파트 입주민들의 공포심과 분노도 커지고 있다.   

2022년에 발간된 LH ESG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LH는 혁신을 통한 새로운 도약과 신뢰를 향한 New Start LH를 강조하면서 국민의 안전을 선도하는 안전 신뢰와 청렴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청렴 공정을 핵심가치로 제시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철근 누락 아파트를 선도하고 있었다니 겉과 속이 달라도 너무 다르지 않은가?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 따르면,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로 인해 철근 누락 자이의 오명을 안게 된 GS건설도 창사 이래 실적, 주가, 수주 등에서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다고 한다. 

주가 폭락으로 시가 총액 약 6,000억 원이 증발되었으며, 아파트 브랜드 선호가 3위에서 17위로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철근 누락으로 순살 아파트라는 오명을 단 건설사의 악재 해소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경인매일TV에 따르면, 순우리말 아파트 ‘사랑으로’라는 브랜드를 쓰는 부영그룹은 임대아파트 부실공사와 높은 임대료 부과로 아파트 거주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기업은 지하주차장 바닥의 심한 누수, 벽에 금이 가는 현상, 발코니 곰팡이 결로, 거실 천장이 내려앉는 등 셀 수없이 많은 부실공사 결과에 적극적으로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수리비용을 임차인에게 떠넘기고 모른 체하는 등 ‘사랑으로’라는 브랜드와 걸맞지 않은 건설사의 민낯을 부끄러워 하지 않는다. 특히 분양을 조건으로 한 임대아파트의 경우, 임대 기간 동안에 발생된 각종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분양되면 분쟁과 소송으로 이어져 다시 입주민들은 고통받게 될 것이다. 

무책임한 건설사에 대한 정부의 강력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이런 현상은 기업이 환경에 주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실제 행위보다 환경친화적인 것으로 마케팅하는데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소비하는 그린워싱(greewashing)이 탓일 수 있다. 

겉으로만 환경과 사회를 생각한다며 소비자를 오도하는 기만적인 마케팅 속임수를 쓰는 국내 기업의 그린워싱은 ChosunMedia에 따르면, 2020년 110건, 2021년 272건, 2022년 4,558건으로 최근 3년 사이에 폭증되었다. 

2022년 그린워싱으로 적발된 4,940건 중 4,931건(99.8%)이 법적 강제력이나 불이익이 없는 행정지도 처분을 받았을 뿐이다. 개선이 안되는 것은 당연하다. 

세계 주요국의 그린워싱에 대한 규제 현황(표 1)을 보면, 우리나라의 그린워싱 규제가 얼마나 약한가를 알 수 있다. 이것은 결국 기업의 그린워싱을 위한 판을 정부가 깔아주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뿐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그린워싱 규제 강화를 위한 실제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기업이 자발적 규제를 통해 시장에서의 비즈니스 기회를 찾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린워싱은 단기적으로 기업에 수익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보이나 장기적으로 보면 그 반대이다. 그 이유는 최근 소비자들이 건강과 지속가능을 중시하는 구매행동으로 전환하고 있고, 그 시장 규모도 거대하기 때문이다. 

statista에 따르면, 글로벌 녹색 기술 및 지속 가능성 시장은 2022년 약 137억 6,000만 달러에서 2030년에는 거의 620억 달러에 달할 것이며,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20.8%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Network for Business Sustainability에 따르면, 기업이 지속가능한 시장에서 친환경기업으로의 포지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팁을 따라야 한다. 

1) 기업은 자신의 제품이 친환경(green or eco-friendly)이라는 애매모호한 주장을 하지 말고, 제품의 원산지나 제3자 리뷰나 검증 등과 같은 강력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2) 기업의 친환경을 과장하는 상징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기업은 색상, 그림, 아이콘, 소리, 그리고 레이아웃 등의 혼합된 영향도 검토하여 지속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를 상징이나 시각화로 제시해야 한다. 

3) 기업은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하여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4) 기업은 친환경 주장 시 강력하면서도 객관적인 데이터를 이용한 증거를 사용하여야 한다. 

5) 기업은 환경 관련 법이나 ESG 관련 법과 관련된 법을 약화시키려는 정치권이나 협회 등에 대한 로비 대신에 친환경행동을 한다는 약속을 하는 그린몰입(green commitments)을 약속해야 한다. 

6) 기업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정보가 아닌 선택적 정보에 대한 공개를 피해야 한다. 즉, 기업이 투명성을 높여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확보하여 대중의 비판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7) 기업은 달성하지 못할 계획은 발표하거나 약속하지 말아야 한다. 

8) 기업은 일관된 기업의 친환경행동을 보여야 한다.

9) 기업은 독립된 기관에 의해서 인증을 받아야 한다. 

10) 기업은 전달하고자 하는 친환경 메시지가 과학적 근거를 갖도록 하며, 자발적 인지 아니면 법에 의해서 억지로 하는 것인지를 명확하게 공표한다. 그리고 기업은 위험하거나(예: 더 친환경적인 담배) 논쟁의 여지가 많은 선택(예: 천연가스)에 대해 대중이 친환경적이라고 느끼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  

‘말로는 사람의 속을 모른다’는 속담은 말로는 별의별 소리를 다 할 수 있으므로 말을 들어서는 그 사람의 속마음을 알 수 없다는 뜻이다. 말만 앞세우고 실제로 행동하지 않는 사람의 말을 믿기 어렵듯이 기업의 비자발적이며, 진정성 없는 그린워싱 경영은 결국 소비자의 불신을 불러올 것이다. 

기업에 대한 불신의 결과는 실로 막대해 기업과 제품·서비스에 대한 비우호적 여론을 조성하게 되어 제품 비구매로 이어져 기업은 오히려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플라스틱병 외면을 종이 포장재로 덮어, 종이병처럼 만들어 플라스틱 워싱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이니스프리에 대해 소비자들은 배신감을 느꼈다. 문제는 배신감을 느낀 소비자가 결코 가만히 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배신감으로 인한 소비자의 온라인과 오프라인 구전, 그리고 보이콧 행동이 가져오는 영향력은 사실 계산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그러니 기업은 실천하지 못할 일을 말로만 떠들어대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대언불참(大言不慙)을 지양해야 한다. 

지킬 생각 없는 번지르한 말로만 하는 약속에 더 이상 속지 않을 만큼 소비자들이 똑똑해지고 있다. 기업이 지속가능성이나 친환경, 또는 ESG 경영에 대해 약속을 하고 기필코 그것을 지켜내야 할 이유가 충분하지 않은가?   

참고문헌
[경인매일TV] 부영그룹, 사랑으로...하자 ·부실공사 여전  
https://www.kmaeil.com/news/articleView.html?idxno=396553; 세계는 ‘그린워싱’ 규제 강화… 韓은 적발돼도 솜방망이 처분 https://futurechosun.com/archives/73143; Green technology and sustainability market size worldwide from 2022 to 2030 https://www.statista.com/statistics/1319996/green-technology-and-sustainability-market-size-worldwide/; How to avoid greenwashing https://nbs.net/how-to-avoid-greenwashing/

●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세종대학교 탄소중립ESG연구소 소장
● 세종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 지속가능(ESG)경영전공 Founder(2020)/코디네이터
● 세종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시니어산업학과 석사과정 Founder(2020)
● 세종대학교 산업대학원 마케팅학과 Founder(2007)(현, 유통산업학과)
● 세종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프랜차이즈석사과정 Founder(2006)
● 세종사이버대학교 경영학과 Founder(2005)
● (사)한국프랜차이즈경영학회 회장
● SDX재단 교육연구원 자문단장
● 통통(通統): 통하는 통계셰프 easy statistics 유튜브 채널 운영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