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기 교수의 ESG 경영 이야기] 환경지향성을 통한 신기업철학의 실천과 당랑재후(螳螂在後)의 지양 필요
[이용기 교수의 ESG 경영 이야기] 환경지향성을 통한 신기업철학의 실천과 당랑재후(螳螂在後)의 지양 필요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11.27 08: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이용기 교수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이용기 교수

산업혁명 이후, 많은 선진 국가들은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통한 이윤 극대화로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사람들이 산업화가 가져다준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할수록 온난화, 산성비, 그리고 오존층 파괴 등 자연 환경문제는 점점 심각해졌다. 

국제개발자선단체인 Tearfund가 2021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카콜라, 네슬레, 펩시, 유니레버 등 우리에게 친숙한 다국적기업들이 브라질, 나이지리아, 멕시코, 인도, 중국, 필리핀 등에 버리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연간 50만 톤에 달한다고 한다. 

태평양에 한반도 면적의 16배에 달하는 160만 ㎦의 쓰레기 섬이 탄생된 것이다. 우리에게 달콤함을 선사해주는 기업들이 실은 우리의 미래 자산을 해치고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당연스럽게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경제는 선진 국가를 중심으로 환경오염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게 되었다. 

환경자원의 감소로 인한 환경문제들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도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소비자의 환경품질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게 되자 환경문제에 대해 전략적 접근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환경을 파괴하는 기업은 한순간에 망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환경 활동을 강화하게 한 것이다. 

2014년에 다국적 비영리재단 The Climate Group의 주도 아래 시작된 지구 차원의 RE100(Renewable Energy 100%) 운동에 국내 대기업들도 동참하여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그린구매를 적극 확대시키고 있다. 

국내 친환경 상품에 대한 소비자 시장이 점진적으로 확대·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린시장에 대한 성장 예측은 조사기관마다 그 대상별로 상이 하나, 국내 친환경 시장은 2001년 1.5조 원에서 2020년 30조 원으로 20배 이상 가까이 증가됐다. 

글로벌시장은 성장 속도가 더욱 빨랐다. 바야흐로 그린슈머의 급부상에 따라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친환경 시장이 급성장되고 있다. 그리고 ESG 경영의 대두로 인하여 기업이 환경지향적인가 아닌가가 기업철학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기업이 환경지향적 활동인 환경지향성(environmental orientated or eco-oriented management)을 기업의 장기적 포지셔닝전략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국내기업들도 환경지향성을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시장의 공략을 위한 장기적 전략의 관점에서 실행해야 함은 당연한 결과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실상은 환경경영을 포함한 ESG 경영을 마지못해하는 기업들이 많다는 것이다. 비록 ESG 경영 보고서는 발간하지만, 그것을 발간하기 위해 참여하는 구성원들과 그들의 CEO들이 진심으로 몰입했는지 진정성이 의심되는 경우도 많다. 

중소·중견기업들의 어려운 기업 상황이 이해 안되는 것은 아니나, 초과 비용이 요구되는 친환경 경영에 대한 그들의 소리 없는 반발이 장기전략의 관점에서 오히려 기업에 손해를 끼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이미 우리는 기업의 시장지향성(market orientation)이 고객 만족과 기업 이미지, 그리고 기업의 수익 창출과 매출액 등 경제적, 비경제적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경험하였다. 이것은 기업이 환경지향적이지 않을 경우, 그 반대의 결과에 직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우리 중소기업이 유럽에 수출할 경우, 유럽의 기업들은 공급망 ESG 보고서를 요구하고 있다. 어려움을 호소한다고 해서 유럽 기업들이 들어줄 이유가 없다. 오히려 중소기업들이 오랫동안 공들여 온 유럽시장을 다른 국가의 기업들에게 빼앗길 수 있다. 

공급망, CSR, 또는 ESG 경영 보고서의 미비로 인하여 수출이 지연되거나 취소된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이런 일을 예방하려고 우리 정부는 여러 경로를 통하여 중소·중견기업들에게 공급망 등 ESG경영 전반에 걸쳐 컨설팅 및 지원을 해주고 있다. 

중소·중견기업들은 수출에 성공하려면 ESG경영은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정부의 지원 및 교육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환경지향의 개념은 경쟁과 관련된 요소와 기업을 둘러싼 환경요인을 강조하는 시장지향성(market orientation) 이론에 바탕을 둔다. 시장지향성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서 기업이 진화하는 고객 선호도에 따라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함을 강조한다. 

이는 안정적인 시장에 비해 역동적인 시장에서 활동하는 기업에 특히 중요하다. 새로운 경쟁자의 진입에도 불구하고 그린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는 기업은 틈새시장에서 기회를 탐색하고 지속적인 마케팅 활동에 자원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이러한 환경지향의 이론적 기반은 기업이 경쟁지향적 활동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 관점에서 생태적, 환경적 요인을 고려하여 환경을 의식하고 고객지향적인 시장활동에 참여해야 함을 의미한다.

환경지향성은 기업이 녹색 소비자, 환경보호 단체 및 정부의 압력과 제약을 최소화하면서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도록 지원한다. 환경지향성에는 제품 개발, 유통, 소비, 폐기에 이르는 마케팅 과정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는 법률, 기술, 소비자, 사회 환경 등 외부 조직 요소뿐만 아니라 최고 경영진, 조직 시스템, 조직 역동성 등 기업 내부 환경 지향의 하위개념도 포함한다. 

첫째, 내부 조직 요소의 구성 요소로서 최고경영진은 가치와 아이디어를 형성하고 조직의 목표와 전반적인 절차에 영향을 미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둘째, 조직 시스템은 규범, 기업 철학, 규칙 준수를 통해 기업 문화 형성에 기여한다. 내부 조직 요소의 마지막 구성 요소인 조직 역동성은 조직 내 인센티브와 부서 간 역동성을 나타낸다. 

조직구성원이 환경지향성에 대해 관심을 갖고 받아 들일 때, 회사의 새로운 기업 철학으로 발전하여 환경 정보의 수용과 전파가 촉진된다.

환경지향성의 또 다른 하위개념인 외부 조직 요인에는 강력한 환경법 및 규정, 지역 사회 그룹의 외부 압력, 회사를 둘러싼 기타 외부 요인으로 인해 회사 관리자가 환경 지향적 사고를 채택하도록 유도하는 법률 시스템이 포함된다. 

기업의 사업 활동이 지역주민의 건강과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 경우, 소비자는 기업활동에 만족하게 된다. 이러한 만족은 오염과 산업 폐기물을 고려하여 기업의 운영 활동이 소비자가 거주하는 지역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 달려 있다. 

따라서 기업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 사회의 환경 활동이 활발할수록 기업이 환경에 대한 대응, 전파, 정보 생산을 위한 노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

환경지향성은 소비자가 제품/서비스에 대해 갖는 진정성과 환경적 기대를 충족함으로써 기업 이익, 소비자 이익, 환경(사회적) 이익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조화롭게 유지하도록 해준다. 

이러한 주장은 환경지향성이 기업에게 환경변화에 신속하게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하여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그린소비자의 구매력을 흡수하고 기업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그린마케팅 철학, 환경 마케팅, 또는 환경지향성과 같은 개념들은 기업의 환경보호 활동과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만족 사이에 가교(bridge) 역할을 한다(<표 1> 참조). 

또한, 기업의 환경지향적 활동은 환경변화는 기업에게 경쟁우위와 개선된 성과를 제공하고 잠재성을 기반으로 능동적인 자세를 취하도록 장려하거나 기업이 더 멀리 나아 갈 수 있는 생존의 기회를 제공한다.
 
환경지향성에 관련된 연구들에 따르면, 기업이 환경문제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친환경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지속적인 성장 및 생존을 위해서 필수적이다. 

환경친화기업은 일반 기업에 비해 수익성이 높고, 환경친화기업 간 환경비용 부담 차이에 따른 경영성과는 환경비용을 많이 분담하는 기업이 적게 부담하는 기업보다 수익성이 더 높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환경경영은 재무성과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는데, 시장이익은 시장점유율 증대, 환경인증 획득, 공헌이익 증진으로 구분되며, 원가절감은 기술과 경영관리의 표준 설정, 환경오염 및 환경부채의 방지, 원재료 및 에너지 소비 절감을 가능하게 한다. 

이미 기업의 친환경지향성으로 인하여 성장한 기업은 전기차 분야의 테슬라 기업을 포함하여 점점 그 수가 많아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기업이 친환경 소비 흐름과 관심을 사업의 기회로 파악하고 환경친화적 기업의 이미지를 수립하기 위한 환경지향성을 기업의 장기적 전략의 핵심적인 요소로 간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적이기에 처음 시도할 때는 까마득하여 도달할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기업의 환경지향성의 결과는 단기간에 성과를 가져다주지 않는 탓이다. 그러나 멈춰선 안된다. 

거북이가 토끼와의 경주에서 목표가 멀리 보였지만 꾸준함으로 걸음이 빨랐던 토끼보다 먼저 목표에 도달하였듯이 기업의 환경지향성은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눈앞의 이익에만 정신이 팔려 뒤에 닥친 위험을 깨닫지 못함을 뜻하는 당랑재후(螳螂在後)의 우를 범해선 안된다. 

환경지향성은 기업의 미래 먹거리를 제공해 줄 근본적 해결책이므로 임시방편이나 당장에 편하여 도전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참고문헌:
본 글은 필자가 저자로 참여한 김규원, 김민성, 서민교, 이용기 (2014). 프랜차이즈 기업의 환경지향성이 그린역량과 성과에 미치는 영향. 마케팅논집, 22(2), 27-52. 논문 내용이 주로 이용되었으며, 아래의 논문들이 참고되었음.; Jaworski, B. J., & Kohli, A. K. (1993). Market orientation: antecedents and consequences. Journal of Marketing, 57(3), 53-70.; 이용기, 유동근, 이학식 (1996). 시장지향성: 선행요인, 매개요인, 그리고 성과간의 구조적 관계. 마케팅연구, 11(2), 161-181.

●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세종대학교 탄소중립ESG연구소 소장
● 세종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 지속가능(ESG)경영전공 Founder(2020)/코디네이터
● 세종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시니어산업학과 석사과정 Founder(2020)
● 세종대학교 산업대학원 마케팅학과 Founder(2007)(현, 유통산업학과)
● 세종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프랜차이즈석사과정 Founder(2006)
● 세종사이버대학교 경영학과 Founder(2005)
● (사)한국프랜차이즈경영학회 회장
● SDX재단 교육연구원 자문단장
● 통통(通統): 통하는 통계셰프 easy statistics 유튜브 채널 운영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