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기 교수의 ESG 경영 이야기] ESG경영/마케팅을 위한 교환에 대한 기본적 이해와 가빈즉사양처(家貧則思良妻)의 필요 
[이용기 교수의 ESG 경영 이야기] ESG경영/마케팅을 위한 교환에 대한 기본적 이해와 가빈즉사양처(家貧則思良妻)의 필요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09.05 0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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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학교 경영학과 이용기 교수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이용기 교수

마케팅과 지속가능 및 ESG(environment, social, and governance) 개념들이 현재의 비지니스를 지배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기상 후에 향기로운 갖가지 세면도구와 화장품으로 단장을 하고, 세탁기와 다리미 등으로 손질한 옷들을 갖춰 입고 지하철이나 버스 또는 자가용을 이용하며 출근을 한다. 

퇴근 후에는 동료나 친구들과 음식점에서 댜양한 음식을 맛보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거나 TV, Youtube를 시청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현대인들의 일상은 이렇듯 갖가지 물품이나 기계 등의 도움을 받아 이뤄진다. 아마 원시시대로 돌아간다면 절대 누릴 수 없는 호사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직접 다 만들지 못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자급자족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생산한 것을 구해야 한다. 

우리는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주고 내가 필요한 것을 얻어야 한다. 다행히 현실 사회에서 내가 필요한 것은 전문화와 대량생산을 통하여 언제든지 구할 수 있는데 이것은 교환(exchange)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교환이란 1)최소한 두 명의 당사자가 존재해야 하며, 2)각 당사자는 상대방에게 가치가 있을 수 있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으며, 3)각 당사자는 커뮤니케이션 및 전달이 가능하며, 4)각 당사자는 교환 제안을 자유롭게 수락하거나 거부할 수 있으며, 5)각 당사자는 상대방을 상대하는 것이 적절하거나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처럼 교환은 여러 조건이 맞아야 성립된다.

교환의 정의가 품고 있는 이면엔 교환이 실제로 발생되는지 여부는 두 당사자가 이전보다 더 나은 (또는 적어도 나쁜 것은 아닌) 조건에 동의 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교환이 일반적으로 양 당사자가 더 나은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가치 창출 프로세스라는 것이다. 

즉, 교환은 이벤트가 아니라 프로세스로서 두 당사자가 협상 중인 경우, 교환에 참여하여 상호 합의 할 수 있는 조건에 도달하려고 하며, 합의에 도달하면 거래가 발생된다. 

따라서 마케터는 교환이 원활하게 일어나도록 ‘무엇을 생산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생산 이전 활동부터 판매 후 활동까지 포괄하는 매우 광범위한 마케팅 활동을 수행한다. 

즉, 마케팅은 고객과의 교환이 바람직하고 효율적으로 일어나도록 하기 위한 제반 활동이다. 현대사회에서의 마케팅은 어떠해야 할까? 

ESG경영 철학을 내세우면서 실은 그린워싱(greenwashing)을 하고 있는 기업들의 그릇된 마케팅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글로벌 소비자들의 60% 이상이 친환경제품에 대해 기꺼이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도가 있으며, 디지털과 인터넷에 익숙한 1997-2012년 사이에 태어난 Generation Z는 더 강하게 동조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러므로 기업의 마케팅 활동이 그린워싱으로 인지된다면 기업의 미래가 밝지 않을 거라는 인식을 기업들은 빨리 깨달아야 할 것이다. 

Carlson, Grove, & Kangun(1993)의 연구에 따르면, 기업이 자신의 제품을 친환경으로 어필하는 유형은 다섯 가지로 구분된다. 

1)제품지향: 이 주장은 제품이 환경친화적이라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이 제품은 생분해성입니다’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2)프로세스 지향: 이 주장은 환경적 이익을 창출하는 조직의 내부 기술, 생산 기술 및/또는 폐기 방법에 관한 것으로 그 예는 ‘이 제품을 생산하는 데 사용된 원자재의 20%가 재활용되었습니다’이다. 

3)이미지 지향: 이 주장은 조직을 광범위한 대중의 지지를 받는 환경적 원인이나 활동과 연관시키는 것으로 ‘우리는 숲을 보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습지를 보존하기 위한 운동을 지지해 줄 것을 촉구합니다’ 등이 그 예이다. 

4)환경 사실: 이 주장에는 전반적인 환경이나 그 상태에 대한 조직의 표면적으로 사실에 근거한 독립적인 진술이 포함되는데, ‘세계의 열대우림은 초당 2에이커의 속도로 파괴되고 있습니다’가 그 예이다. 

마지막으로, 5)조합 주장: 이 주장은 앞에서 제시된 4가지의 주장을 모두 반영한다. 그러나 미국의 FTC(Federal Trade Commission)는 이미 1992년에 기업이 제품의 환경성을 주창할 때,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다. 

그러한 주장은 전 호(그린워싱(greenwashing)과 대언불참(大言不慙)의 지양)에서 제시된 기업이 지속가능한 시장에서 친환경기업으로의 포지션을 구축하기 위한 10가지의 팁과 비슷하다. 

마케팅 컨셉이 미국에서 시작되었지만, 미국은 이미 1992년에 기업의 환경 주장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 광고주가 합리적인 사실 기반이 없는 주장을 할 가능성을 줄이고 소비자에게 실제적 또는 상당한 혜택을 제공하는 제품의 홍보를 장려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나 현실은 많은 기업이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아 엄청난 법적 손해보상을 해주고 있다. 미국보다 한 참 늦어 마케팅 컨셉을 도입한 한국 기업들의 경우는 더 심하게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다고 보아도 무방하며, 그에 비하여 법적 손해배상은 솜방망이에 불과하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의 이러한 선례를 간과하지 말고 잠시 기초로 돌아가 마케팅관리 이념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볼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초기에 제시된 마케팅관리의 목표는 기업이 매출을 극대화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이윤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소비자의 생활 수준 향상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기업이 고객의 원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정확히 파악하여 소비자가 소비를 통하여 갖고자 하는 물리적 욕구와 문화적 욕구 등을 충분히 충족시켜주어야 한다는 기본이 전제되었다. 

그러나 40년이 넘은 시점에도 마케팅을 공부할 때, 배웠던 마케팅에 대한 비판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때 배웠던 마케팅에 대한 비판은 다음과 같다; 광고는 소비자를 기만하며, 낭비적이다; 마케팅은 인간을 너무 물질적으로 만든다. 

즉 마케팅은 사람들로 하여금 사회적 목표보다 지나치게 개인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물질을 추구하게 만든다; 편리한 신용의 제공은 과소비를 조장하며, 나중에 소비자가 대금을 감당할 수 없게 만든다; 

포장이 정확하지 않고 혼돈을 준다; 중간상인들은 불필요하게 유통비용을 가중시킨다; 마케팅은 지나치게 많은 대체상품들을 제공하고 선택의 혼란을 일으킨다; 마케팅은 부유한 사람들에게 봉사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한다. 

과연 지금 마케팅에 대한 이러한 비판들이 얼마나 줄어들었을까? 줄어들기보다 오히려 기업의 마케팅은 그린워싱과 중대재해법, 공정거래법 등과 같이 기업의 마케팅 활동을 규제하려는 법과 소비자들의 반기업운동의 증가를 촉진시키고 있다. 

특히, 소비자운동,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환경마케팅, 지속가능경영 및 ESG 경영 등과 같이 새로운 개념을 통하여 기업에 대한 규제와 이해관계자들의 압력이 더 가중되는 실정이다. 

마케팅이 지향하고자 하는 컨셉은 생산지향단계(초기 생산, 후기 상품 컨셉), 판매지향단계, 고객지향단계(마케팅컨셉의 등장), 그리고 사회적 책임 및 인간지향단계로 발전되어 기업이 단순한 판매기업이 아닌 인류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기여하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즉, 작금의 기업은 소비자가 원하는 물질생활의 수준뿐 아니라 소비자의 보다 나은 품질의 생활 수준(better quality of life)을 창조하여 공급하는 역할을 하여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지속가능 또는 ESG 경영이 추구하는 환경과 사회의 조화로운 발전과 향상은 기업이 수행해야 할 기본적 책무일 것이다. 

그 이유는 기업의 영속성을 결정짓는 경제적 이익은 가격이라는 소비자의 지불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즉, 앞에서 살펴본, 마케팅의 교환의 원리가 적절하게 작용되어야 기업과 소비자가 함께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이해관계자들이 제시하는 환경규제와 압박에 순응하고, 환경적 영향을 줄이고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마케팅 교환의 원리가 깨질 것이고 그 결과는 양자의 파멸일 것이다. 

연구들은 기후온난화나 기후재앙과 같이 환경적 재앙을 일으킨 주된 당사자는 기업이라는데 공통적 견해를 보인다. 

따라서 기업은 다양한 연구개발을 통해 소비자들이 구매 시에 가질 수 있는 환경에 대한 염려를 줄이도록 해야 하며, 소비자를 이익의 원천만이 아닌 기업 발전의 기여자이며, 파트너로 생각하여 상호 발전하는데 필요한 협조를 받아야 할 것이다. 

이것이 ESG경영과 마케팅을 수행하는 기업의 진정한 교환의 원리 실천 방법일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집안이 궁해지면 어진 아내의 내조 필요성을 생각하게 된다는 뜻의 가빈즉사양처(家貧則思良妻)가 떠오른다. 

현재 진행 중인 지구의 온도 상승을 제어하는 마지노선이 2050년이라고 하나, 그 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 따라서 기업이 기후재앙에 대비한 해결 노력을 해야 하는 시점에서 소비자를 기업의 파트너로 생각하고 도움을 받는 것은 절대 피할 일이 아니다. 

이미 기업은 판매에서 소비자로 이어지는 전방통합뿐 아니라, 판매 후 소비자에서 판매자로 연결되는 후방통합의 시스템을 마련하였으므로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후방통합을 위한 비용은 훗날 기업이 치루어야 할 비용과는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적을 것이기 때문이다. 기후재앙에 대한 대비는 기업만이 아닌 소비자도 그 책임을 결코 피할 수 없다. 

따라서 기업과 소비자 모두 환경이 기후와 지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관심을 높이고, 그것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적 생산과 소비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 아닌가? 문명의 혜택을 누리는 호사는 결코 가만히 앉아서 이루지지 않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Gomes, S., Lopes, J. M., & Nogueira, S. (2023). Willingness to pay more for green products: A critical challenge for Gen Z. Journal of Cleaner Production, 390, 136092.; Carlson, L., Grove, S. J., & Kangun, N. (1993). A content analysis of environmental advertising claims: A matrix method approach. Journal of Advertising, 22(3), 27-39.

이용기
●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세종대학교 탄소중립ESG연구소 소장
● 세종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 지속가능(ESG)경영전공 Founder(2020)/코디네이터
● 세종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시니어산업학과 석사과정 Founder(2020)
● 세종대학교 산업대학원 마케팅학과 Founder(2007)(현, 유통산업학과)
● 세종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프랜차이즈석사과정 Founder(2006)
● 세종사이버대학교 경영학과 Founder(2005)
● (사)한국프랜차이즈경영학회 회장
● SDX재단 교육연구원 자문단장
● 통통(通統): 통하는 통계셰프 easy statistics 유튜브 채널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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