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의 CEO 칼럼] 축록자불견산 확금자불견인(逐鹿者不見山 攫金者不見人)
[전대길의 CEO 칼럼] 축록자불견산 확금자불견인(逐鹿者不見山 攫金者不見人)
  • 김용관 기자
  • 승인 2017.09.06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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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을 쫓는 자는 산을 보지 못 한다
돈을 움켜쥐면 사람을 보지 않는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 

축록자불견산 확금자불견인 (逐鹿者不見山 攫金者不見人)

남송(南宋)의 허당(虛堂) 지우(智愚) 선승(禪僧)의 법어(法語)를 기록한 허당록(虛堂錄)에 ‘축록자불견산(逐鹿者不見山)’이 나온다.

‘사슴을 쫓는 자는 산을 보지 못 한다’는 뜻이다. 명예(名譽)나 욕심(慾心)에 사로잡힌 사람은 도리(道理)를 저버리거나 눈앞의 위험(危險)을 돌보지 않으며 큰 뜻을 이루려는 이는 작은 일에 사로잡히지 않음을 말한다.

‘확금자불견인(攫金者不見人)’이란 ‘돈을 움켜쥐면 사람을 보지 않는다.’는 뜻으로 물욕(物慾)에 눈이 어두워지면 의리나 염치를 모름을 말한다.

제(齊)나라(B.C1046~B.C221년) 열자(列子) 설부편(說符篇)에 나온다. . 어느 도둑이 새벽에 일어나 금방의 금(金)을 훔쳤는데 시장 관리인이 붙잡은 후에 “왜 남의 금을 훔쳤느냐”고 물었더니 “금을 가지고 갈 때엔 사람은 보이지 않고 금만 보였다”고 그 도둑은 대답을 했다.

‘사람이 답(答)이다’ 책을 펴낸 이형우 Midas-IT사장이 자주 쓰는 금언(金言)이다.
욕심이나 돈만을 갈구(渴求)하지 않고 맡은 일을 즐기는 이들 이야기다.

미국 항공우주국(national Aeronautics & Space...NASA)을 방문했던 미국의 존슨(Lyndon B. Johnson) 대통령(1963~1969년)은 콧노래를 부르며 길거리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미화원을 발견하고 다가가서 ‘당신은 무슨 좋은 일이 있어서 이토록 즐겁게 거리 청소를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미화원은 ‘우주여행을 떠나는 우주항공 조종사들이 이 길을 통해서 우주선을 타러 가는데 길거리가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으면 조종사들의 기분이 좋아져서 성공적인 우주여행이 될 것 같아 이 길을 깨끗이 청소합니다. 성공적인 우주여행에 나도 보탬이 된다는 생각이 들어 보람을 느끼며 기분이 좋아져서 나도 모르게 콧노래를 흥얼거렸습니다’

그러자 존슨 대통령은 그 미화원의 두 손을 잡으면서 ‘진정 위대한 일을 하고 계십니다. 내가 주창한 위대한 사회(Great Society) 운동을 실천하고 계십니다’라며 감사했다.

그리고 보니 트럼프 대통령의 ‘위대한 미국(Great America)'이란 구호처럼 미국인은 ’위대한(Great)'이란 단어를 좋아하고 즐겨 쓰는가 보다.

약간의 빵과 포도주를 먹고 나면 일에 파묻혀 몇 시간 밖에 잠을 자지 않는다는 15세기 이탈리아의 천재 예술가 미켈란젤로(Michelangelo di Lodovico Buonarroti Simoni)가 부잣집의 정원사로 일했다.

잠시도 쉬지 않고 잔디를 깎고 사다리를 타고 구슬땀을 흘리며 정원수를 전정(剪定:Pruning)하는 모습을 본 집주인이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더니 ‘잔디와 정원수 손질을 하면 보기가 좋은데 이 얼마나 보람찬 일입니까? 그러다 보니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일합니다’라고 미켈란젤로는 이마의 땀을 손으로 닦으며 대답했다.

예전에 대만(臺灣) ‘중정기념관(中正記念館)’을 둘러보고 중정(中正)이 누구인지를 잘 몰랐었는데 중정(中正)이 장개석(蔣介石:1887~1975년) 대만총통의 호임을 뒤늦게 안 적이 있는데 중정의 자존심에 관한 이야기다.
20세기 초에 10,000여명의 중국인들과 함께 장개석이 일본(고베)에서 유학할 때의 비화(秘話)다.

일본인 교장이 ‘중국인들은 목욕도 잘 하지 않고 화장실도 더럽게 쓴다’는 욕설을 입에 달고 다녔다. 그런데 늦은 밤 또는 새벽녘에 쥐도 새도 모르게 화장실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학생이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를 안 일본인 교장이 화장실 청소하는 학생이 누구인지를 잡기 위해 어느 날 밤잠을 자지 않고 숨어서 지켜보던 중 화장실을 청소하는 학생을 발견하고 다가가서 ‘학생은 누구인가? 왜 한 밤중 또는 새벽에 화장실을 청소하는가?’라고 물었다.

‘예, 저는 중국유학생 장개석입니다. 교장선생께서 ’중국인 학생들이 화장실을 더럽게 쓴다고 말씀하셔서 그런 말을 듣는 게 부끄럽고 그렇지 않음을 보여주기 위해 화장실 청소를 해왔습니다‘라고 중정이 답했다.

최근 영국에서 열린 LPGA투어 ‘Ricoh Womans British Open’에서 우승한 김인경 골프선수가 ‘마음을 비우고 즐기면서 쳤는데 우승하게 되었다’는 우승소감을 전해 듣고 ‘도리(道理)를 지키며 염치(廉恥)를 알고 욕심을 부리지 말자’는 다짐을 해 본다.

전 대 길
(주)동양EMS 사장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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