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성 교수의 진로이야기] '따로국밥'과 같은 한국의 진로교육
[이대성 교수의 진로이야기] '따로국밥'과 같은 한국의 진로교육
  • 편집국
  • 승인 2018.02.0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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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행정,정서적 공감으로 노력하는  '이타(利他)'적인 자세 필요
이대성
진로교육 전문기업 커리어 매니지먼트(주) 대표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겸직)
경력관리이론(Career Management Theory) 한국사회 제시자 

직장이 직장인을 평가하는 제도는 매우 다양하다. 먼저 인사고과평가라는 제도가 있다. 인사고과평가는 직장 내에서 직장인의 업무수행 업적과 이를 통한 미래의 잠재적 능력을 이해관계자로 하여금 측정, 평가하는 제도이다. 

직장은 상하 또는 수평적인 구조로 상호간에 필요에 의해서 구성이 된 다음 다양한 업무(직무)로서 역할을 담당하게 한다. 평가의 객관성에 있어서 일부 회사에서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고과평가는 정해진 시간 내에 직장인(근로자)의 업무 수행 능력을 평가하고 있는 제도이다.

또한 직무분석이라는 것이 있다. 인사(HR)에서 주로 다루어지는 업무영역으로서 조직이 비즈니스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인사관리나 조직관리에 기초를 세우기 위하여 직무의 내용을 분석해 놓은 것을 말한다. 

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직무를 수행하는데 요구되는 지식, 능력, 기술, 경험, 책임 등이 무엇인지를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분석해 놓은 것을 말한다. 

현재의 채용 시스템에 있어서 구인공고의 내용은 직무분석의 내용을 기초로 하고 있는 조직이 매우 많다. 해당 직무에 적합한 사람이 어떠한 지식, 능력, 기술, 경험이 필요한지..이 내용을 가지고 구인공고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최근 인사 분야의 전문가들은 직무분석보다 역량분석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구직자나 직장인 입장에서 직무라는 것은 과거에 이미 정해져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 직무는 변화하게 되는 특징이 있다. 가령 몇 년 전에 정해진 직무가 현재까지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는 직무가 몇 개나 되겠는가? 

직무라는 것은 일(Work)로서 고객, 시장, 담당자, 자사의 경영전략 등에 의해서 그 범위가 정해진다. 그런데 직무의 변화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직무분석보다는 이 직무가 요구하는 역량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채용, 근로, 평가에 적용을 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즉 현재 조직입장에서는 한 사람의 가치를 평가 할 때 이처럼 다양한 제도나 방법을 동원하여 판단하고 평가를 하고 있는 중이다. 

직장인의 과거형은 구직자이며 구직자의 과거형은 학생이다. 한국의 학제는 6+3+3+2,3,4이다. 최대 16년간 학교에서 공부를 하면서 생활기록부, 성적표, 학점에 대한 평가는 미래의 고과평가, 직무분석, 역량분석을 감안해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한 사람의 진로는 과거의 역량이 미래로 꾸준히 연결이 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학생 시점의 평가지표와 직장인 시점의 평가지표가 상호 연결점이 부족하다 보니 학생 시절에는 성적, 수능위주로.. 직장인 때는 인사고과 위주로 애를 쓰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학교를 졸업하고 조직에 들어가는 그 시점에서부터 처음 접해 보는 평가시스템으로 인하여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과거 학생의 역량이 미래의 직장인 역량으로 연결이 되지 못하고 대부분의 역량이 단절이 되고 있는 형국에서 그저 “멍”을 때리고 있는 것이다. 

한 사람을 놓고 일을 잘하고 못하고를 평가함에 있어서 과거의 평가기준과 현재의 평가기준에 현격한 차이가 있다면 그 사람은 과연 어떻게 되겠는가? 

그 사람은 도대체 어떠한 진로상의 마스터 플랜을 가지고 학생, 구직자, 직장생활을 해야 하는지! 진로의 이탈은 강 너머 불구경을 하듯이 뻔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겠는가? 

교육부는 교육부대로 노동부는 노동부대로 학부모는 학부모대로의 평가기준을 가지고 서로 소통, 화합, 융합이 되지를 못하고 나아가 이 모든 것이 국가 차원에서 관리 되지 못하다 보니 학생, 선생님,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공부의 수준과 관계없이 학생의 진로가 걱정이 되고, 학생 때 진로가 명확했던 친구조차 먼 훗날 진로에 대하여 대책이 없는 것이다. 

진로 교육의 대상자는 따로 없다. 학생, 구직자, 직장인, 사업자 모두가 대상이다. 

진로 교육에 있어서 중요한 관리 포인트는 한 사람이 성장과정상에서 해당 시기에 '어떠한 경험, 학습을 통해서 무엇을 배우고 깨우치게 할 것인지'를 명확하게 제시해 주는 것이다. 

이것을 위해서 교육부, 노동부, 학부모가 소위 '따로국밥'을 주문하여서는 안 된다. 항상 한 자리에 앉아 상호간에 문제점에 대해 법, 행정, 정서적으로 공감을 하여 물심양면으로 노력하는  '이타(利他)'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바이런'은 일찍이 “미래에 대한 최선의 예언자는 과거이다” 라는 말을 했다. 석양에 떠 있는 노을과 함께 “예전에 학교 다닐 때는.. 공부 좀 했는데.. 지금은 왜 이러고 있나...” 푸념으로 만들어진 소주잔을 비우고 있는 직장인들이 그저 안타까워 보일 뿐이다. 

이대성
진로교육 전문기업 커리어 매니지먼트(주) 대표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겸직)
경력관리이론(Career Management Theory) 한국사회 제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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