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고향집 대신 명절대피소 찾는 취준생들
[취재수첩] 고향집 대신 명절대피소 찾는 취준생들
  • 손영남 기자
  • 승인 2019.09.09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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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귀향 대신 혼추 택한 취준생 속사정은?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종합 어학교육기관 파고다어학원은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9월 12일부터 15일까지 4일간 '파고다 명절대피소'를 운영한다고 9월 9일 밝혔다. 

명절대피소라니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일까. 당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명절과 대피소란 단어의 조합. 자세히 읽어보니 하반기 공채를 앞두고 있는 취준생들이 명절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취업 준비를 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을 마련했다는 이야기다.

이야기를 듣고 난 첫 감상은 그랬다. 말이 좋아 취업준비지 실제로는 고향에 가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취준생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는 것으로 들린 것. 하긴 나라도 그랬을 것 같다.

고향집에서 듣게 될 다른 집 자식 이야기 때문이다. 이상하게 엄마 친구 아들들은 하나같이(?)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한번에 붙는 게 우리나라다. 집에 도착하는 순간 뻔히 그 말을 듣게 될 걸 아는데 굳이 그걸 듣겠다고 귀향할 강심장이 있을까.

같은날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함께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이와 관련된 대목이 등장한다. 직장인 746명, 대학생, 취준생 등 성인남녀 2835명이 참여한 설문에서 혼자 추석을 보내겠다는 비율이 가장 높은 집단이 바로 취준생이었다.

취준생이 28.0%로 직장인(20.2%), 대학생(12.7%)을 압도한 것. 친척 모임에 불참하겠다는 응답 역시 절반 넘는 취준생들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유인즉 ‘현재 나의 상황이 자랑스럽지 못해서(26.8%)’와 ‘취업 준비, 구직 활동 때문에(20.9%)’ 등이 도마에 올랐다.

따지고 보면 다 취직 못한 불효자라 혼자서 추석을 보낸다는 의미다. 

앞서 언급한 명절대피소로 돌아가보자. 어학원 측은 명절대피소 이용 시 방문 전 확인은 필수라는 조항을 내걸었다. 명목상은 각 지점마다 운영일 및 시간이 상이하다는 것인데 너무 많은 사람이 몰릴 수 있으니 미리 확인해야 하는 것으로 들리는 건 나뿐인 걸까. 

약간 거짓말 보태면 취직이 로또 당첨에 버금가는 세상이다. 그만큼 취직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갈 데가 없으니 나오는 하소연 아닐까.

최근 한 취업포털 사이트에 따르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하반기 대졸 신입직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하반기 '대졸 신입직을 채용한다'는 곳은 45.6%에 그쳤다.'대졸 신입직을 채용하지 않는다'고 답한 기업은 34.2%였다. 기업 세 곳 중 한 곳은 아예 대졸 신입사원을 뽑지 않기로 한 셈이다.

기업들이 안 받아준다는데야 무슨 뾰족한 수가 있을까.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의 대응은 특별한 게 없는 상황이다. 일자리 예산을 천문학적으로 늘렸다고는 하지만 그게 청년 취업을 담보하는 알라딘의 램프가 아니란 건 누구나 안다.

그럼에도 정부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말뿐이다. 아무리 문질러도 램프의 요정이 나오지 않는 녹슨 주전자를 하염없이 바라볼 수밖에 없는 취준생들. 이래서야 추석 귀향은 앞으로도 요원해질 수밖에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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