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김치, 신치(辛奇) 그리고 파오차이(泡菜) 
[전대길 CEO칼럼] 김치, 신치(辛奇) 그리고 파오차이(泡菜)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0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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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우리나라 전통 김치를 중국인들은 ‘파오차이(泡菜)’라고 번역한다. 그리고 자기네 중국 음식이라고 세계만방에 떠들어 댄다. 어디 그뿐이랴. 우리의 고구려(高句麗) 역사를 중국 역사의 일부라고 억지를 쓰면서 동북공정(東北工程)을 외친다. 

중국인들 스스로는 중국을 대국(大國)이라지만 솔직히 말하면 정직하지 못한 나쁜 짓이다. 우리 대한민국 국력이 중국보다 세다면 이러한 언행을 함부로 하지 못했을 텐데. 오호통재(嗚呼痛哉)다.  

2013년 대한민국 정부는 김치의 중국어 번역 및 표기를 '신치(辛奇)‘로 명시했다. 중국어에 '기', '김' 소리를 내는 글자가 없어서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하지 못하는 점을 배려한 것이다. 

안하무인(眼下無人)격의 중국인에 대해서 한 독자가 보내온 짧은 글이다.
“소국(小國)이라 하기엔 땅덩어리가 너무 크다. 대국(大國)이라 하기엔 속이 너무 좁구나.
힘이 세다며 거짓을 진실이라고 억지 쓴다. 그래서 가운데 중(中), 중국(中國)이라 하더라”

우리는 ‘딤채’라는 말을 김치냉장고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딤채’는 ‘김치의 옛말’이다. ‘딤채’라는 이름이 ‘김치’가 된 것이다. 예전에는 김치를 ‘물에 담글 지(漬)’자의 ‘지’라고 불렀다. 전라도 사투리는 김치를 ‘지’라고 한다.

배추와 무 등의 주재료를 소금에 절이고 마늘과 파, 고춧가루, 젓갈 등 양념을 더해서 발효시켜서 먹었다. 무와 배추를 양념하지 않고 통으로 소금에 절여서 묵혀 두고 먹는 김치를 ‘짠지’라고 한다. 황해도와 함경도 지방에서도 김치 자체를 ‘짠지’라고 불렀다.

김치에 고춧가루가 들어가게 된 것에는 슬픈 사연이 담겨있다. 조선 말 경신년 대기근(大飢饉)이 닥쳤을 때 산천초목이 거의 다 말라서 소금을 만들기 위한 재료의 하나인 땔감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 결과 소금값도 폭등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사람들은 소금값을 아끼려고 다양한 방법의 대용품(代用品)을 찾아냈다. 그중 하나가 고춧가루다. 

그러나 김치의 단점도 있다. 김치는 간이 센 만큼 나트륨 함유량이 많다. 보통 김치 100g당 소금이 646mg에 달한다. 이 정도면 짜다고 소문난 스팸보다 100mg 정도 염분이 더 높은 셈이다.

2022년 겨울을 맞아 예전 같으면 집집마다 김장 준비를 하느라고 무, 배추를 들이고 소금(天日鹽)이 불티나게 팔렸다. 요즘엔 김장하는 가정집을 찾아보기 힘들다. 김치공장에서 생산한 김치를 조금씩 사서 먹는가 보다. 

그런데 우리 집 안해(아내의 고어<古語>)는 배추 50포기와 20여 개의 무를 들여다 놓고 김장을 했다. 김포 사돈집에서 농사지은 햇 고춧가루도 20근을 마련했다. 

하늘나라의 어머니께서 살아 계셨다면 부엌에는 가마니 쌀 포대 그리고 연탄 광에는 연탄 500장을 쌓아놓고 “올겨울 나기 준비는 모두 끝났다”라고 말씀하시면서 허리를 펴셨을 텐데. 식탁 위에 놓인 김장김치를 보니 어머니가 보고파진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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