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훈 소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고스톱’에서 배우는 인생의 지혜(智慧)
 [최승훈 소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고스톱’에서 배우는 인생의 지혜(智慧)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11.30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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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훈
•한국능률협회 전문위원
•연세대학교 외래교수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항상 궂은일 서러운 일, 즐거운 일이 연속으로 일어난다. 굴곡진 삶을 살게 마련이다. 모든 사람이 이 절을 다니지 않고 살아갈 수 없다고 하는데 그 절은 우여곡절이다. 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도 이 이 절을 다녀오지 않고서는 삶을 살 수 없다. 

굴곡 지는 상황을 어떻게 잘 타개해 나가는지 각자와 상황에 따라 다를 뿐이다. 어쩌면 우리들의 인생은 고스톱과 같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모두의 삶이 게임과 같은 세상에서 살고 있지 않은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기는 화투가 고스톱으로 이어져 요즘에는 시니어들의 치매 예방에도 좋다고 하는데, 자칫 도박으로 변질이 되어, 심각한 폐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화투는 한국의 민속놀이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한국 고유의 오락이 아니라 19세기경 일본에서 들어온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을 전파한 사람이나 화투에 관한 명칭이나 발생, 전달 과정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대체로 16세기 후반경에 포르투갈 상인들에 의해 일본에 전래 된 ‘카르타(carta)놀이’ 딱지’가 변형된 후 우리나라에 전래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카르타’가 19세기 후반에 쓰시마섬 상인들에 의해 ‘하나후다(はなふだ花札)’로 만들어져 조선에 전해져 퍼진 것으로 여겨진다. 일본 상인들이 항구를 통해 19세기 말 조선에 퍼뜨렸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후 일본인이 조선 땅에 거류지를 만들고 이곳에서 일본인들이 화투 노름을 하면서 더욱 확산(擴散)되었다고, 보고 있다. 유입 초기에는 일본 ‘하나후다(はなふだ花札)’와 유사하게 종이에 인쇄된 것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화투는 일제강점기 때 이미 서민층에게 널리 퍼져서 여러 문화에 영향을 주었다. 운수 점검하기 등으로 진화하면서 점(占) 풍의 성격을 갖기도 했고, 화투타령(화투 풀이) 등의 민요가 전승되기도 하였다고 하는데, ‘화투타령(月令體 노래)’은 화투의 그림을 월별에 따라 해학적으로 풀이한 민요인데, 달(月)에 따라 특색을 대표되는 꽃을 소재로 하고 있다. 

한때 그림이 왜색이 짙다는 이유로 거의 사용하지 않았으나, 1950년대에 현재와 같은 디자인으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종이 재질이라 쉽게 훼손되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플라스틱으로 재질을 교체하고 두께도 얇아졌다. 

또한 대량 생산 시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그림을 단순화하고 4가지 색상만 사용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이후 다시 보급되기 시작한 화투는 오늘날 가장 대중적으로 이용되는 놀이(노름)의 도구가 되었다. 

화투 놀이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민화투(늘 화투), '육백(600점)치기', '짓고땡', '섯다', '고스톱', '월남뽕' 등 다양하며, 2∼4명이 참여하는 것이 보통이나, '섯다' 등은 열 명도 참여할 수가 있다. 

그 밖에 나이 든 여성들이나 노인들이 재미로 하는 '재수보기'와 '운수 띠기'가 있다. 여러 놀이 방법 가운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는 단연 고스톱이다. 

고스톱이 언제 시작되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일본에서 도입되어 60년대 말에 크게 보급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70년대 중반 이후에 널리 알려지면서 화투 놀이의 대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나무위키 참조)

고스톱의 용어에는 인생과 닮은 뜻을 가진 말들과 삶의 법칙 같은 것들이 많이 있다. 고스톱 게임을 즐기거나 몰입을 할 때 우리는 현실의 시공간과는 다른 시공간을 체험하게 된다. 

패가 돌려지는 순간 새로운 삶, 새로운 판이 벌어지는데, 이때 게임의 승부에 따라 참여한 사람들은 승리감, 패배감, 환희와 좌절 등을 맛보게 된다. 긴 인생의 고비마다 느껴왔던 다양한 종류들의 감정들을 바로 이 게임의 시간 동안 압축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성을 확인하려면 고스톱을 쳐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인생을 사는데 화투의 기술이 삶에 지혜를 일깨워 준다고 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인생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첫째, 낙장불입(落張不入)은 고스톱이나 투전, 트럼프 카드 등의 노름판에서, 한번 바닥에 내놓은 패는 다시 집어 들이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순간의 실수가 큰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매사를 신중하게 결정하여야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낙장불입"을 배움으로써 인생에서 한 번의 성공이나 실수가 얼마나 크나큰 결과를 초래하는지 인과응보에 대해 깨우치게 한다. 

둘째, 비풍초, 똥팔삼은 고스톱에서, 가져올 패가 없을 때 버리는 패의 순서를 이르는 말로. 비, 단풍, 난초, 오동, 팔공산, 사쿠라(벚꽃의 비 표준어) 순이다. 어떤 일을 해결해야 할 때 여러 가지 대안을 놓고 가장 좋은 대안을 선택하게 된다.

진행되는 일의 조건과 상황에서 최선의 안을 선택하려면 무엇인가를 포기해야 한다. 패를 던져야 할 때 우선순위를 정하여 선택하게 되는데, 비풍초 똥팔삼의 순서로 던지는 경우가 가장 많다. 이러한 선택지로, 위기 상황을 극복해 가는 과정을 배울 수 있다. 

셋째, 밤일 낮 장이란 고스톱에서, 선(좌장)을 정할 때 패를 각각 떼어서 밤에는 일(日松)에 가까운, 끗수가 높은 패를 집은 사람이 선을 차지하는 것으로 정하는 방법이다. 

삶에서도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밤일과 낮일이 정해져 있어야 한다. 인생에서도 밤에 해야 할 일과 낮에 해야 할 일이 따로 있으므로, 모든 일은 때에 맞추어, 해야 함을 가르친다. 풀뿌리도 때(草根知時)를 안다.

넷째, 광(光)박은 고스톱에서, 끗수가 가장 높은 패인 광으로 기본 점수인 3점 이상의 점수가 났을 때 광 패를 하나도 가지고 있지 못한 사람은 두 배로 물도록 하는 벌칙이 있다, 살면서 비장의 무기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없으면 낭패를 당하게 된다. 

광(특정 능력) 하나는 가지고 살아야 한다. 인생은 결국 힘이 강한 사람이 이긴다는 확실한 사실을 가르침으로써, 광이 결국은 힘이라는 사실을 알게 하여 인생에서 실패를 사전에 방지해야 함을 깨우치게 한다. 능력이 인간성에 우선해야 살아갈 수 있다고 하지 않은가?

다섯째, 피(皮)박은 고스톱에서, 끗수가 가장 낮은 패인 피로 기본 점수 이상의 점수가 났을 때 피 패를 일곱 장 미만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은 두 배로 물도록 하는 벌칙이다. 무용지용(無用之用)이라는 말이 있다. 쓸데가 별로 없어 외면하다가도 사소한 일에 커다란 힘을 행사할 때가 있다. 

하찮게 여길지 모르는 피가 고스톱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우치게 해서, 사소한 것이라도 결코 소홀히 보지 않도록 할 필요를 느끼게 한다. ‘일타쌍피’의 횡재수도 있다.

여섯째, 쇼당(しょうだん 商談-일어) 이란? 고스톱에서 한 사람이 가진 마지막 화투짝 2장이 각각 다른 두 사람에게 점수를 나게 하는 패일 때, 그 패를 공개하고 어떻게 할지를 묻는 것을 말한다. 

여러 상황이 생겼을 때는 현명한 판단력이 있어야 생존할 수 있다. 고스톱의 진수인 "쇼당"을 안다면, 인생에서 양자택일의 기로(岐路)에 섰을 때 현명한 판단력을 발휘하여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음을 알게 해준다.

일곱째, 독박이란? 고스톱에서, 먼저 점수를 얻어 고(Go)를 부른 사람이 이후 다른 사람의 득점으로 끝이 났을 때 혼자서 나머지 사람의 몫까지 책임을 지도록 하는 법칙으로 무모한 모험이 실패했을 때, 속이 뒤집히는 과정을 미리 체험함으로써 무모한 짓을 삼가지 않으면 안 되는 삶을 체득할 수 있다. 

여덟째, 고(Go)는 승부를 확신하고 결정을 내리는 행동이다. 인생은 결국 승리를 쟁취해야 성공하게 됨을 가르쳐, 도전 정신을 배가시키고 두둑한 배짱을 가지고 결단해야 함을 가르쳐준다. 

아홉째, 스톱(Stop)은 더 이상의 도전과 과정을 멈추는 결정이다. 스톱은 안정된 투자 관리와 신중한 판단력을 증진 시키며, 미래의 위험을 내다볼 수 있는 예지(叡智)와 예측력을 배우게 한다. 

우리의 인생이나 삶에도 고스톱의 지혜를 활용하여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는 현명함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최승훈 
 •한국능률협회 전문위원
 •연세대학교 외래교수
 •사이에듀 평생교육원 교수
 •한국 생애설계연구소 소장 
 •한국 생애설계포럼 대표(경영지도사, 평생교육사, 생애설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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