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유명무실 화물차고지 2분의1 경감 시행규칙 개선 필요해
[기획] 유명무실 화물차고지 2분의1 경감 시행규칙 개선 필요해
  • 손영남 기자
  • 승인 2019.08.21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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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아웃소싱 기업에 큰 보탬 되지만 공무원 소극적 행태로 불발
적극 이의제기하는 경우엔 그나마 수용, 그렇지 않으면 혜택 못 받아
도로변에 불법주차된 화물차들. 차고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불가피하게 불법주차를 행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10대 남짓 화물차를 운용하는 물류 아웃소싱 기업 대표 A씨는 얼마전 화물차고지 2분의1 경감 혜택을 취득하고 한껏 고무되어 있다.

정부가 화물운송업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화물차고지 2분의1 경감 시행규칙을 적극 활용한 결과다. 그는 이를 위해 각종 법령집을 통독하고 관계 기관에 거듭 시정을 요구한 끝에 비로소 얻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모호한 법 조항과 관련 공무원들의 소극적인 대응 탓이란 게 기업 관계자들의 변이다.

현행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는 보유차고지 면적을 화물차 1대당 화물자동차의 길이와 너비를 곱한 면적을 확보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서울 등 대도시 소재 기업들이 이를 충족시키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법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탓인데 정부 역시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를 보완할 예외조항을 둔 것이 그 증거다. 법은 예외조항으로 해당 시·군이 속한 도와 맞닿은 특별시·광역시·도에까지 차고지를 설치할 수 있도록 정함으로써 현행 운수사업법의 맹점을 덮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그조차도 올바른 대안이라 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서울에 소재를 둔 회물차를 경기도에 주차한다는 것이 상식적이지는 않은 까닭이다. 대다수의 화물차운전자들이 불만을 토로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회사는 서울이지만 경기도 연천에 차고지를 등록한 5t 화물운전자 B씨는 "회사에서 얻어준 화물차 전용 주차장은 이용료도 비싸면서 관리도 안 되고 또 거리도 멀리 떨어져 있어 현실적으로 이용이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자비를 들여 간신히 집에서 20여분 떨어진 공영주차장을 활용하고 있다.

그나마 B씨는 운이 좋은 경우에 속한다. 그조차도 어려워 교통량이 드문 장소에 불법주차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운전자들이 이럴진대 하물며 기업의 경우엔 그 심각성이 훨씬 더하다. 

인접 시도에 차고지를 임차하는 비용은 고스란히 허공에 날린 채 다시 별도의 부담으로 차고지를 마련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에 또 다른 대안을 내놓았다. 

화물차고지 2분의1 경감을 규정해놓은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화물차고지 2분의1 경감을 규정해놓은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별표1] 제 7항 ‘관할관청은 지역의 운송사업자의 경영실태에 비추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보유차고면적 기준을 기준면적의 2분의 1의 범위에서 줄일 수 있다’고 명시한 것이 그것이다.

화물운송업의 경영합리화와 국토이용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도입한 이 시행규칙대로라면 기업은 현재의 절반에 해당하는 비용과 장소만 확보하면 돼 부담을 덜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적용받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것.

일단 모호한 법규정이 문제다. ‘운송사업자의 경영실태에 비추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대한 구체적 근거가 부족한 것. 또한 일괄적 적용 대신 공무원의 재량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어 돼도 그만, 안 돼도 그만인 조항으로 흐르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기업들이 이를 누리는 경우가 거의 드물다는 것이 문제다. 앞서 언급한 아웃소싱 기업 대표 A씨처럼 적극적으로 자료를 제출하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일이 여간 까다롭지 않기 때문이다.

물류대행 아웃소싱기업을 운영하는 케이피피 김성준 대표는 얼마 전 이와 관련해 문의를 했다가 접었다고 술회했다. “제출해야 할 서류들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관련 공무원의 태도가 몸을 사리는 듯한 뉘앙스가 느껴져 쉽지 않겠구나 느껴졌다. 공무원 입장에서는 혹시라도 허가를 내줬다가 문제가 생기면 어쩌나 하는 말투였다”는 게 김 대표의 말이다. 

복지부동이 최고의 보신책이라는 공무원의 이면을 본 것 같아 씁쓸했다는 게 그의 변이다. 이 모두가 애매한 법 조항에서 비롯된다. 법의 제정의도가 화물운수업의 활성화를 위한 것이라면 차제에 이 조항을 재량의 범위에서 탈피해 강제 규정으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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