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코로나 종료되니 재택근무도 끝? 장기적관점에서 도입 필요..."제도마련 있어야"
[이슈] 코로나 종료되니 재택근무도 끝? 장기적관점에서 도입 필요..."제도마련 있어야"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2.05.25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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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설문조사 결과 코로나19 종료되면 과반이 재택근무 종료 예정
근로자 70% 이상은 재택근무 원해...여성·낮은연령일 수록 선호도 높아
네이버 등 재택근무 유지하는 기업 증가, 향후 도입 기업 더 늘어날 것
많은 기업들이 코로나19로 도입했던 재택근무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세대들 다수가 재택근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장기적 관점에서 재택근무 도입을 준비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많은 기업들이 코로나19로 도입했던 재택근무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세대들 다수가 재택근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장기적 관점에서 재택근무 도입을 준비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방침을 '엔데믹', 일상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최소한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정함에 따라 2020년 이전의 일상 회복을 기대하는 바람이 커지고 있다. 

이미 외부에서는 2년간 항상 착용해오던 마스크를 벗기 시작했으며 콘서트, 공연장, 스포츠 관람이 허용되면서 코로나19 이전과 유사한 수준의 생활로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 

모두가 염원해오던 일인만큼 사회적 거리두기 해지에 대한 만족도와 기대감은 높다. 그러나 유독 코로나19 이후 일상회복을 꺼려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직장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부분 해제됨에 따라 그동안 비자발적으로 중단됐던 회식, 사내 모임이 다시 증가하면서 직장인 스트레스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재택근무·원격근무에 익숙해진 직장인들의 볼멘소리는 깊다. 지난 2년간 맛 본 재택근무·원격근무로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아도 업무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경험을 겪은 직장인들이 사무실 출퇴근 복귀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재택근무와 원격근무를 전사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업무 효율성을 증대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의견을 내놔 눈길을 끈다. 

■"네이버도 한다"...전면 재택근무제 도입
코로나19는 국내 노동환경에 유연근무제, 재택·원격근무제의 활용도를 크게 높였다.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2016년 유연근무제의 비율은 4.17% 재택·원격근무제의 비율은 0.3%에 그친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을 기점으로 유연근무제 도입 비율은 14.17%, 재택 및 원격근무제의 비중은 2.46%까지 급등한다.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재택근무를 도입했던 회사들 중 일부는 다시 본래 형태의 근무환경으로 회기하는 경우도 있으나, 재택근무를 전면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네이버다.

최근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회사 네이버(NAVER)가 대형 사옥을 둔 채로 전면 재택근무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혀 화제를 낳았다. 오는 7월부터 선택 근무제도인 '커넥티브 워크' 제도를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네이버는 7월부터 재택근무와 출퇴근 근무를 선택할 수 있는 근무제도인 '커넥티브 워크'를 시행한다.
네이버는 7월부터 재택근무와 출퇴근 근무를 선택할 수 있는 근무제도인 '커넥티브 워크'를 시행한다.

코로나19로 한시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예상했던 재택근무 제도가 사실상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종결 이후에도 유지되는 방향으로 결정되면서, 세간에서는 부러움과 동시에 우려의 대상이됐다.

네이버가 이처럼 재택근무 전면 도입을 고민한 까닭은 업무효율성 등 다양한 방향을 고려한 결과이겠으나, 그 기저에는 가장 큰 이유로 근로자들의 선호가 깔렸다. 

네이버에 따르면 최근 임직원 47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전면 원격 근무를 기반으로 하는 ‘타입R’을 선호하는 직원이 55%로 과반을 넘겨 주3일 이상 사무실 출근을 기반으로 하는 ‘타입O’을 선호하는 직원(45%)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한의 숫자로 사무실에 출퇴근을 해야한다는 직원도 적지 않지만 과반 수가 전면적인 원격근무를 원하고 있는 셈이다.

네이버 직원들은 오는 7월부터 본인이 선택한 근무 형태에 따라 근무하게 된다. 타입O를 선택한 직원에겐 사무실에 고정 좌석이 주어지고, 타입R을 선택한 직원도 출근이 필요한 날엔 사무실 공용좌석에서 업무를 볼 수 있다. 근무 방식은 기본적으로 6개월(반기)에 한 번 전환 가능하다.

국내 IT 기업을 대표하는 네이버가 이와 같은 근무 제도를 도입함에 따라 다른 IT 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IT 기업의 경우 개발자 영입 공방이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워라밸'을 선호하는 MZ세대 직원을 붙잡아두기 위해 다양한 복리후생 제공과 복지정책을 펼치고 있어 전사적인 재택근무 도입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대해 일부 누리꾼들은 "직군에 따라 재택근무를 할 수 없는 경우도 많은데 상대적 박탈감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으나 대다수 "부럽다", "우리 회사도 시행하면 좋겠다"와 같은 긍정적인 의견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기업 부담 많지만...결국은 시대적 흐름
기업 입장에서는 재택근무를 계속 도입하는 것이 달갑지만은 않다. 첫째로 직원 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례가 있으며 둘째로 산업재해에 대한 대비나 업주 중 근무자의 일탈행위에 대한 제재 등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재택근무를 도입하기 위해 필요한 인프라와 구축 비용, 도입 이후 운영비 등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재택근무 시행 계획에 대해서 기업은 다소 부정적인 응답을 많이 보였다. 

재택근무제를 도입한 기업들 가운데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재택근무를 줄이겠다고 답한 이들이 다수를 차지한 것이다. 현재 재택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는 기업들의 11.3%는 코로나19 종결 이후 재택근무제를 중단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48.4%는 축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택근무에 대한 선호도 조사 결과
재택근무에 대한 선호도 조사 결과

반대로 근로자들은 대다수가 재택근무에 긍정적이며 코로나19 종결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재택근무제가 하나의 근로방식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사에 따르면 남성 근로자는 71.25%가, 여성 근로자는 74.45%가 재택근무를 유지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근로자의 경우 돌봄 책임이 있는 가정의 기혼 근로자, 젊은 층에서 재택근무제에 관한 만족도와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인의 조사에서도 재택근무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나왔다. 사람인이 기업 800개사를 대상으로 '재택근무 시행 및 지속여부'에 관해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53%는 코로나 확산 이후 재택근무를 실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재택근무 시 업무 효율에 대한 만족도는 '80점(25%)'이 가장 많았다. 이어 '70점(18.4%)', '90점(13.4%)', '100점(12.5%)' 등의 순으로 생산성은 비교적 높게 평가하는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대해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이대성 교수는 "이런 조사 결과는 MZ세대의 구인과 저출산·비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으로 재택근무를 고려해볼 수 있는 요소"라고 꼬집으며 "장기적으로 보았을때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기업은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빠른 시일 내 보편화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 문제나 산업재해 인정 여부 등 넘어야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재택근무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확산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이에대해 한국노동연구원은 다음과 같은 정책과제를 제안한다.

첫째, 기업 특성에 맞는 재택근무 적합 직무 분석 및 선정기준 마련과 재택근무제의 제도화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기업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준비가 미흡한 상태에서 재택근무를 도입하다보니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근로 환경을 구축하지 못했고, 이를 개선해야한다는 것이다. 

둘째, 지속적인 재택근무 확산을 위해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근로자의 생활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운영 방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기업이 업무 특성과 기술 특성을 고려한 재택근무제 도입을 위한 직무표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정부 지원제도 강화를 통해 중소기업도 재택근무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하며 마지막으로, 재택근무와 관련한 현행 법제도의 변화를 통해 재택근무에서 파생되는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법적 테두리를 마련해야한다.

아직 법 제도나 기업의 인식 변화가 시대의 변화만큼 빠르지는 않다. 그러나 재택근무와 원격근무 도입이 전 세계적인 시대의 흐름임이 분명하다. 이에 맞는 새로운 제도와 규제, 그리고 기업의 자발적인 변화·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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