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가난할수록 더 힘든 고용충격, 대기업 채용 늘때 저소득층은 직장유지율 하락
[이슈] 가난할수록 더 힘든 고용충격, 대기업 채용 늘때 저소득층은 직장유지율 하락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2.08.03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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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고소득자에는 코로나19 영향 미미
저소득층, 취약계층은 직장유지율 하락
코로나19 이후 500대기업 신규채용 늘때 중소기업은 구인난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충격이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에만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충격이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에만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은 사람의 특성이나 소득 수준, 근로형태를 구분하지 않고 누구나 노출될 수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한 후유증은 같지 않았다. 코로나19로 고용시장에 한파가 몰아닥친 결과 고소득 근로자는 그 영향이 미미한 반면 저소득 근로자의 직장유지율은 급격히 하락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소득 수준이 직장 유지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국내 500대 기업은 신규 채용 인원을 1만 명이상 늘리며 회복기에 돌아간 반면 중소기업, 영세기업은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어 기업 규모별 소득 수준별 격차가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취약계층에 더 컸던 고용충격
코로나19는 경제 곳곳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매출 감소 등을 이유로 다수의 근로자를 실업 상태로 내몰았다. 특히 여행업, 영화, 관광업 등 직격탄을 맞은 산업에선 수많은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어야했다. 그런데 이런 경향은 저소득층일수록 짙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8월 3일 발표한 '코로나19가 취약계층 직장 유지율에 미친 영향'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첫 해인 2020년 저소득층의 직장 유지율은 무려 8.4%p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유지율은 현재 일자리를 가지고 있는 근로자가 다음 해에도 일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비율을 의미하는데, 저소득층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직장 유지를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이 반영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중소득층의 하락폭은 3.2%p로 저소득층의 절반보다도 적었으며 고소득층은 유의미한 변화가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직장감소율을 실직자 대비 비율로 환산하면 2020년 소득 하위층에서 실직자 10명 가운데 약 4명은 코로나19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 실직자 10명 가운데 약 3명이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은 소득 증위층보다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런 경향은 비단 저소득층 뿐 아니라 청년, 여성 등 일자리 취약계층에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여성과 청년의 소득 수준이 더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맥락이 이어진다. 

청년층의 경우에는 직장유지율이 4.3%p 떨어졌고 여성은 3.5%p 하락했다. 남성의 직장유지율은 그 변화가 미미했다. 

한경연은 “현금 지급과 같은 사회적 안전망은 취약계층을 선별적으로 지원하고 노동시장으로의 복귀를 촉진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과 연계하는 등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득별, 성별, 업종별 직장유지율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취약계층과 함께 어려움에 놓인 중소기업 
저소득층, 취약계층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때 대기업의 신규 채용은 대폭 확대됐다. 국내 500대 기업들의 신규 채용 현황을 살폈을 때 올해 상반기에만 500대기업의 임직원 수가 1만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459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6월 국민연금 가입자 기준 해당 기업의 임직원 수가 작년보다 1.5% 증가한 155만 4,12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신규 취득자 수는 16만 4422명이었고 상실자 수는 15만 1929명이었는데 취득자 수에서 상실자 수를 제외한 순고용 인원을 살피자 그 숫자가 1만 2493명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완화와 함께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확대하면서 고용인원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는 것이 CEO스코어의 분석이다.

반면 중소기업 기피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중소기업은 극심한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 보수와 복지수준이 높은 대기업에만 인재가 몰리면서 중소기업은 사람을 뽑고 싶어도 뽑을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통계청이 올해 초 발표한 임금근로일자리 소득 결과를 살펴보면 대기업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529만원인 반면, 중소기업 근로자는 259만원으로 2.04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저소득층의 직장유지율이 급격히 하락한 점을 함께 살피면 결과적으로 코로나19 이후 중소기업의 타격이 컸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대해 숭실대학교 경영대학원 장정빈 겸임교수는 "국가적인 위기 속에서는 항상 중소기업, 저소득층 중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이들부터 잠식당하기 마련이다. 이들을 위한 맞춤형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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