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러·일 전쟁과 우도 등대
[전대길 CEO칼럼] 러·일 전쟁과 우도 등대
  • 편집국
  • 승인 2022.03.23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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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1904년 2월8일, 일본 함대가 뤼순항에 있던 러시아 함대를 기습 공격하면서 러일전쟁(1904년 2월8일~1905년 9월5일)이 발발했다. 제물포항에서 벌어진 러일전쟁의 첫 해전에 이어 뤼순(旅順)항 전투, 모티엔 전투, 황해 해전, 울산 해전, 랴오양 회전, 사하 전투 등 지속적으로 전투가 이루어졌다. 

1904년 10월, 전황의 불리함을 인지한 러시아 정부가 전쟁을 끝내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유럽 발트항에 주둔하고 있는 발트함대를 아시아의 동해로 보내 일전을 벌이는 것이었다. 

1904년 10월15일 로제스트벤스키 제독이 이끄는 49척의 발트함대는 러시아 발트해의 리예파야항을 출발, 지구 둘레의 ¾에 해당하는 2만9천km의 거리를 220일 간 항해하는 대장정을 감행했다. 

그 동안 일본은 내내 불안과 공포에 시달렸다. 일본 연합함대의 사령관 도고 헤이하치로는 고금도에 있는 이순신 장군의 사당 충무사(忠武祠)를 찾아 승리를 기원하는 제사를 올리기도 했다. 그는 "황국의 부흥과 몰락이 이 한 번의 전투에 달렸다"고 말했다.                          

 <제주도 우도 등대>
 <제주도 우도 등대>

당시 일본이 가졌던 공포심이 제주 우도에도 남아 있다. 영국정부를 통해 발트함대의 아프리카 기항장 도착 소식을 들은 일본해군은 1904년 12월 일본세관 공사부에 우도 등대를 시급히 건립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 후 우도에서 가장 높은 우도봉(해발 123m)에 등대를 세웠다.

발트함대의 처음 목적지는 조차지 뤼순항, 그곳에서 전열을 재정비한 후 일대의 제해권을 확보하고 일본열도를 포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듬해 1월 뤼순항 해군기지가 완전 함락됐다는 타전에 블라디보스토크항으로 항로를 변경했다. 

일본 해군도 그것을 예상하고 통과지점으로 예상되는 우도에 등대를 건립한 것이었다. 실제로 발트함대는 제주도 앞바다를 경유해 동해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트함대와 일본함대와의 싸움은 뜻밖에도 일본의 승리로 끝났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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