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기린(麒麟)의 혈압(血壓)
[전대길 CEO칼럼] 기린(麒麟)의 혈압(血壓)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05.18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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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해마다 5월17일은 <세계 고혈압의 날>이다. 
사람과 달리 목이 긴 기린의 혈압은 얼마나 될까? 최대 6M의 키를 가진 기린의 수축기압은 270 수은주mm이며 이완기압은 180 수은주mm이다. 사람의 정상혈압 수치인 120mm/80mm에 비하면 배가 넘는다. 

목이 긴 기린(麒麟)이 심장에서 머리까지 피를 올려 보내려면 270/180 정도의 혈압이 필요하다. 따라서 긴 다리를 옆으로 벌리고 물을 먹으려고 기린이 머리를 숙일 때 과도한 혈압이 올라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천천히 머리를 숙인다.

이 엄청난 혈압을 만들기 위한 기린의 심장(心臟) 무게는 무려 10Kg이나 된다. 기린을 해부하면 심장이 가슴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한다. 기린의 머리 꼭대기에 위치한 아주 작은 뇌(腦)의 활동을 위해 엄청나게 큰 심장을 작동시키고 있는 기린은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도태될 위험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기린은 나약한 동물이다. 혼자 있으면 금방 다른 강한 동물들에게 잡아먹히고 만다. 따라서 기린은 집단으로 생활하며 이동한다. 혼자 있으면 주변을 경계하느라 풀을 제대로 뜯어먹지 못한다. 그러나 기린이 집단으로 있으면 풀을 먹지 않는 기린이 사주경계를 한다. 그러는 동안 다른 기린들은 마음 놓고 풀을 뜯어 먹을 수가 있다.

또 목이 긴 기린은 멀리만 보고 가까운 곳을 보지 못한다. 그래서 멀리를 보지 못하고 가까운 곳을 잘 보는 가젤(Gazelle)과 함께 무리를 지어 다니는 경우가 많다. 

가젤은 소리에 민감해서 육식동물(肉食動物)인 사자, 호랑이, 늑대 등 강자(强者)들의 접근을 금방 알아챈다. 혼자 다니면 약자(弱者)는 금방 잡아먹힌다. 그러나 약한 기린들이 집단으로 생활하면 생존확률이 높아진다.

토막잠을 자는 기린의 목뼈가 몇 개인지를 지 문표 의학박사에게 물어보았다. “기린의 목뼈(경추)는 사람의 목뼈(경추)처럼 7개다. 사람의 흉추는 12개, 허리뼈(요추)는 5개이며 골반 뼈와 연결되어 있는 천추는 1개다”라고 일러주었다.  

끝으로 기린과 관련한 재미난 유머를 적는다. 별난 것을 좋아하는 어느 대부호(大富豪)가 “만약 ‘파란 기린(Blue Giraffe)’을 내게 데리고 온다면 큰 상금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 말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들은 각기 다르게 행동했다. 

ㆍ영국인은 그런 생물이 정말로 존재하는지 철저히 조사했다. 
ㆍ독일인은 그런 생물이 정말로 존재하는지를 도서관에 가서 문헌을 조사했다. 
ㆍ미국인은 군대를 파병하여 파란 기린이 있는지 지구상 곳곳을 샅샅이 뒤졌다. 
ㆍ일본인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품종 개량 연구를 거듭하여 파란 기린을 만들어 냈다.
ㆍ중국인은 파란 색깔의 페인트를 구해서 기린을 파랗게 칠했다. 
ㆍ한국인은 어떠했을까? 하안 종이에 파란 기린 그림을 크게 그렸다. 

심사결과, 창의력이 뛰어난 한국인이 대부호(大富豪)가 주는 대상(大賞)을 받았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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