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치아(齒牙)는 오복(五福)의 뿌리다
[전대길 CEO칼럼] 치아(齒牙)는 오복(五福)의 뿌리다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06.0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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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인생에서 바람직한 오복(五福)이다. 
첫 번째, 수(壽)로서 천수(天壽)를 누리다가 가는 장수(長壽)다.  
두 번째, 부(富)로서 살아가는데 불편하지 않을 만큼의 부(富)다.  
세 번째, 강령(康寧)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편안하게 사는 복이다. 
네 번째, 유호덕(攸好德)이다. 남에게 많은 것을 베풀며 선행과 덕을 쌓는 복이다. 
다섯 번째, 고종명(考終命)이다. 건강하게 살다가 고통 없이 생을 마치는 복이다
.

우리 조상들은 이처럼 오복(五福)을 염원하기 위해 새 집을 짓고 상량(上梁)을 할 때 대들보에 연월일시(年月日時)를 쓰고 그 밑에 “응천상지삼광(應天上之三光) 비인간지오복(備人間之五福)”이라고 썼다. “하늘의 세 가지 빛에 응하여 인간 세계엔 오복을 갖추라”는 기원문이다. 

그런데 일반 서민들이 원했던 오복(五福)은 아래처럼 치아가 좋은 게 으뜸이다.  
1. 치아가 좋은 것 2. 자손이 많은 것 3. 부부가 해로하는 것 4. 손님을 대접할 만한 재산이 있는 것 5. 명당에 묻히는 것이다.
이처럼 이[齒]의 중요성을 강조해서 ‘이는 오복에 들었다’고 한다. 

인체(人體)에는 뇌, 심장, 신장, 간 등 중요한 장기(臟器)가 많은데 하필이면 보잘 것 없는 치아가 오복(五福)의 하나인지 이해가 된다. 

해마다 6월 9일은 <구강보건의 날>이다. 어금니가 나오는 시기인 6살의 ‘6’을 따서 6월로 정했다. 어금니를 일컫는 ‘구치(臼齒)’의 ‘절구 구(臼)’자의 발음 ‘구(9)’를 따서 9일(日)로 정한 것이다. 

‘이 치(齒)+어금니 아(牙)’자로 이루어진 ‘치아(齒牙)’란 글자를 살펴본다. ‘치(齒)’자는 ‘그칠 지(止)+ 입 구(口)’자로 되어 있으며 ‘입 구(口)’자 내부에 상하를 나누어 사람 인(人)자가 4개가 있다. 

이는 입 안에 상하로 나란히 서 있는 치아의 모양을 나타낸다. ‘(齒)’자는 ‘입안에 상하로 나 있는 치아가 빠지면 사람은 죽는다‘는 표의문자(表意文字)이다. ’어금니 아(牙)‘자는 어금니 모양을 닮았다. 
   
그럼 성인(成人)의 치아 개수는 몇 개나 될까? 정답은 28개다. 여기에 잇몸 아래위에 사랑니<아래 그림>가 4개까지 자란다면 모두 32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음식 섭취와 일상생활에 불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치아 숫자에서 사랑니를 뺀다. 따라서 사람의 치아 숫자를 보통 28개라고 말한다. 

 <치아배열과 사랑니>
 <치아배열과 사랑니>

‘사랑니’란 치아는 큰 어금니 중 세 번째 위치인 제3대 구치를 말한다. 구강 내에 제일 늦게 나오는 치아다. 보통 사춘기 이후 17~25세 무렵에 나기 시작하며 이 시기는 이성(異性)에 대한 호기심이 많을 때이다. 

특히, 새로 어금니가 날 때 마치 첫사랑을 앓듯이 아프다고 해서 "사랑니"라고 부른다. 또한 사리를 분별할 수 있는 지혜가 생기는 시기에 나온다고 하여 ‘지치(智齒)’라고도 한다.

위 아래턱 좌우에 한 개씩 사랑니는 총 4개가 된다. 입안에 가지고 있거나 나오는 개수는 1개부터 4개까지 사람마다 다르다. 사랑니는 정상적으로 나와서 청결하게 유지 관리가 되면서 사용한다. 

아무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지만 치열의 맨 안쪽 끝에서 공간이 부족한 상태로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치아관리에 어려움이 많아서 다양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입안에서 간니의 맹출(치아가 잇몸을 똟고 나오는 것)이 끝난 정상적인 치아 배열에서 치아를 중앙에서부터 세었을 때 좌우로 여덟 번째에 위치한다. 사람의 93%는 사랑니가 있으며 사람의 약 7%는 사랑니가 아예 없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불안함과 초조함 등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된다. 체내에서는 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한다. 이 호르몬은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지만 분비가 될수록 세균의 활동을 억제시켜 청결유지를 도와주는 입속 침 분비를 감소시킨다. 

침 분비가 감소하게 되면 세균 번식 활동이 활발해져 구강 내 세균이 많아진다. 단기간 내에 갑작스럽게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생긴다면, 우리 몸의 신경 호르몬계에 이상이 발생하면 신체의 면역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잇몸 질환과 치주 질환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진다.           

영국 ‘Elizabeth 1세’  
영국 ‘Elizabeth 1세’  

영국 튜더 왕조의 마지막 군주인 ‘Elizabeth 1세’는 1558년 1월 15일, 25세에 여왕에 올랐다. 집권 45년간 결혼할 기회가 있었으나 썩은 치아 때문에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 

그 원인은 불면증과 썩은 치아로 인한 지독한 입 냄새가 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적(政敵)들을 런던 탑(塔)에 감금하고 화(火)가 치밀 때 마다 직접 채찍으로 고문(拷問)하는 기행(奇行)을 일삼았다. 그녀가 45세 때인 1578년 X-mas 무렵에는 극심한 치통(齒痛)과 잇몸 질환을 참을 수가 없어 뜬 눈으로 지새는 날이 허다했다.

어느 날, 여왕의 조언자인 런던의 주교(主敎)가 자청해서 자신의 치아를 뽑으며 고통이 심하지 않음을 보여 주었다. 이를 지켜 본 여왕도 주교를 따라 썩은 치아를 뽑아냈다. 그러나 그 후에도 극심한 치통과 치과 질환으로 온갖 고생을 했다. 

“길고 야윈 여왕의 얼굴을 보면 꽤 나이가 들어 보였다. 치아는 몹시 누렇고 치열은 고르지 않아서 그녀가 빠르게 말할 때에는 무슨 말인지 쉽게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고 런던 주재 프랑스 대사 ‘앙드레 위롤’의 기록이 전한다. 

그녀는 대영제국을 45년간 통치한 여걸(女傑)이었지만 치아 결함으로 인해서 불행한 삶을 살았다. 현대 치의학으로 치아관리를 잘 받았더라면 런던탑에 갇힌 수많은 정적들을 무지막지한 고문으로 살해하는 만행(蠻行)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빨 빠진 호랑이’란 우리 속담이 있다. 천하의 맹수, 호랑이도 이빨이 빠지면 먹잇감을 잡을 수도 없고 먹이를 먹지 못해 생존할 수가 없다. 이빨 빠진 호랑이와 이빨 빠진 사람도 오래 살 수가 없기 때문에 오복의 으뜸은 치아(齒牙)이지 싶다.  

뿐만 아니라 이슬람의 창시자 마호멧은 구강위생을 회교(Muslim)정신으로 삼은 이야기도 적는다. 이슬람은 육체와 정신의 청결을 동시에 강조한다. 코란(Koran)에는 기도하기 전에 하루에 5번씩 목욕(沐浴)하라고 율법으로 정했다. 목욕할 때 마다 이빨을 꼭 닦아야 한다는 구강세척(口腔洗滌)을 의무화했다.

 ‘살바도라 페르시카(Salvadora Persica)’라는 나무 가지 ‘시왁(Siwak)’
 ‘살바도라 페르시카(Salvadora Persica)’라는 나무 가지 ‘시왁(Siwak)’

‘살바도라 페르시카(Salvadora Persica)’라는 나무 가지인 ‘시왁(Siwak)’으로 이빨을 잘 닦으라고 권장했다. ‘시왁(Siwak)’은 나무 젓가락만한 길이에 직경은 1/2인치 정도다. 

사용하기 전에 깨끗한 물에 한쪽 끝을 24시간 동안 담가 놓아야 한다. 그러면 나무껍질이 벗겨지고 끝이 뭉툭한 섬유질이 나온다. 이게 바로 천연의 자연 칫솔인 ‘시왁(Siwak)’이다. 

구강위생관리에 철저한 마호멧은 임종하기 직전에도 시왁으로 양치질을 했다. 그는 이쑤시개(Toothpick)로 치간(齒間)의 음식물을 제거하고 손가락으로 잇몸을 문질러 마사지를 하라고 가르쳤다. 따라서 이슬람인 장례절차에 따르면 시신(屍身)의 치아를 시왁으로 정성껏 닦아주며 영혼을 위한 구강위생을 꼭 챙긴다. 

마호멧의 구강위생은 지금도 철저하게 지켜진다. 19세기 신학자인 ‘아브딘’은 <시왁(Siwak) 사용 5가지 원칙>을 발표했다. 

첫째, 치아가 노랗게 변할 때이며 둘째는 입맛이 변할 때이다. 셋째는 잠자고 일어날 때마다 넷쩨는 기도(祈禱)하기 직전에 다섯 번째는 이슬람 종교의식에서 수건을 덮은 손으로 물을 사용하여 깨끗하게 세척(洗滌)하는 행위인 ‘세정식(Ablution)’ 직전이다. 

이는 기름진 양고기를 많이 섭취하는 아랍인의 식습관으로 볼 때 매우 효과적인 구강관리(口腔管理) 방법이다. 마호멧은 구강세척과 치아관리를 종교의식으로 승화시킨 선지자(先知者)임에 틀림이 없다.           

치아 건강에 좋은 3가지 음식이다. 1. 산성 식품 보다 알카리성 음식이 좋다. 2. 섬유질 식품이 좋다. 3. 녹차나 감입차(茶)는 충치를 예방한다. 

이와 반대로 치아 건강에 나쁘다고 알려진 6가지 음식이다.

첫째, 초콜릿이다. 설탕이 섞인 음식은 당분이 많고 먹은 후 치아에 달라붙어 충치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초콜릿에는 치아 변색을 일으키는 색소가 다량 함유되어 있다.

둘째, 레몬이다. 레몬은 사실 산도가 높아 직접적으로 치아에 접촉하면 치아 부식의 원인이 된다.

셋째, 얼음(氷)이다. 딱딱한 얼음을 씹으면 턱관절은 물론 치아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면서 치아 균열이 생길 수 있다.

넷째, 인절미다. 인절미 떡은 찌꺼기가 치아에 달라붙어서 박테리아가 서식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진다.

다섯째, 술(酒)이다. 술에는 당분(糖分)이 함유되어 있다. 지속적으로 술을 마시면 충치(蟲齒)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알코올 도수가 높은 독주(毒酒)는 잇몸을 자극해서 치아가 약해질 수 있다.

여섯째, 탄산음료(炭酸飮料)다. 탄산음료를 마시고 양치질을 하면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잘못된 생각이다. 탄산으로 인해 치아의 경도가 약해진다. 이때 바로 양치를 하면 치아 마모가 심해질 수가 있으니 삼가해야 한다.

지 문표 의학박사가 들려주는 치아에 관한 이야기도 붙인다. 

“사람마다 지문(指紋)이 다르듯이 치아(齒牙)의 배열(配列)도 사람마다 각기 다릅니다.  국내 최초의 법의학자 중 한 분인 ‘문 국진 의학박사’가 사체(死體)에서 깨물린 이빨자국으로 살인범을 잡아내는 획기적인 과학수사로 신문에 대서특필된 적이 있습니다. 청와대에서 박 정희 대통령의 칭찬을 받은 의사 선생님입니다. 

내가 해병대 군의관으로 일할 때 해병 수색대 대원들의 신체검사를 할 때가 생각납니다. 수색대원들의 임무가 너무나 위험해서 전투작전 중 전사(戰死)할 경우 전사자 얼굴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손상이 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해병대 장병 신체검사 시에 치아배열을 세밀하게 확인함은 물론 몸의 흉터 등도 자세하게 기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끝으로 우리 회사(서울 중구 퇴계로 27길 28)와 출입문이 나란히 있는 ‘세연치과 권 병구 원장(치의학 박사)’께 위 내용에 관해서 자문을 받았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라>는 어느 제약회사 광고의 카피처럼 행복은 건강한 치아에서 나온다. <건강한 치아는 오복의 뿌리다>라는 이 글 제목은 권 병구 원장과 함께 정했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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