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 지적이고 과학적인 음주탐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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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영남 기자
  • 승인 2019.09.09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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쌉싸름하지만 자꾸 생각나는 요사스러운 음료, 술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술을 주제로 한 책의 지식 범주는 그야말로 방대하다. 술은 하나의 자연물이자 문화유산이고, 인간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취하게 하는 ‘나쁜 음료’ 취급을 받기도 했으며 잘 팔리는 음료 상품이기도 했고, 국가의 주요 세금 수입원이기도 했다. 

각각의 시대와 사회에서 모습을 달리하며 술은 항상 인간의 곁에 있었다. 익히 경험해왔듯 인류는 이 요사스러운 음료를 유사 이래 계속 빚고 마셔 왔다.

인간은 왜 술을 마실까. 책은 술에 끌리는 인류의 음주 유전자로 서두를 연 뒤, 세상의 온갖 술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1강 <혀끝을 은은하게 하는 와인의 과학>, 2강<인정사정없는 미국 맥주의 비즈니스> 3강 <예술적인 누룩의 발효 시간>, 4강 <쌉싸름하지만 끌리는 요사스러운 독주>. 세계 역사와 산업, 과학을 종횡무진하는 책의 말미에 도달할 때 즈음 우리는 새로운 술맛을 알게 된다. 

거침없이 털어 넣는 술맛이 아니라 가만히 기분을 돋우고 온전히 취기를 느끼는, 지식의 맛이다. 지은이가 말한 ‘지식의 혀’로 감각하는 술맛이란 그런 게 아닐까. 폭발적으로 입속에 털어넣고 함께 우열을 따지며 마시는 술의 맛이 아닌, 지적인 애주가들이 찬찬히 음미할 수 있는 술맛의 세계이다. 

이렇듯 지은이는 해마다 학생들이 궁금해할 만한 새로운 지점들과 최신 학계 이슈를 꼼꼼하게 업데이트하곤 했다. 최신 과학계의 이슈였던 ‘술 마시는 침팬지’도 최근에 강의노트에 업데이트된 주제 중 하나였다. 

2015년, 야자나무 술을 마시는 야생 침팬지가 발견된 학계의 논문, 그리고 로버트 더들리 교수의 ‘술 취한 원숭이 가설’이었다. 더들리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 애주가들의 조상은 호모 사피엔스 이전의 시대를 살았던 유인원 침팬지이다. 술이 인간보다 오래되었다는 것이다.
 
소주로 상징되는 한국의 폭음 이미지의 이면에 가려진 통계의 진실도 이제 막 술 문화를 접하기 시작한 학생들의 관심사였다. 다양한 연령대·성별의 사람들이 고루고루 술을 즐기는 유럽의 ‘음주인구’의 분포도는 한국과 달랐다. 적은 범주의 사람들이 과량의 알코올을 소비하고 있는 한국 특유의 음주 문화였다.

문화와 과학 지식도 빠지지 않는다. 술의 알코올이 뇌 속 신경전달물질을 교란하는 과정과 동양의 술 베이스 누룩곰팡이를 문화적으로 신비롭게 여겼던 한국 전통의 풍습과 미생물, 효모에 대한 과학 지식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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