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 일자리 창출, 저기술 산업 연구개발 활성화에 달렸다
양질 일자리 창출, 저기술 산업 연구개발 활성화에 달렸다
  • 손영남 기자
  • 승인 2020.02.2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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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기술수준별 제조업의 R&D집중도와 성장률 국제비교’ 보고서 발표
경쟁국 비해 제조업 생산비중과 고용비중 격차 매우 커
자료제공 한경연
주요 저기술산업군 기업 연구개발(R&D)집중EH 표. 자료제공 한경연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국내 제조업의 특정 업종 쏠림 현상을 막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꾀하려면 의류, 식음료 등 저기술업종의 연구개발을 활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3일 ‘기술수준별 제조업의 R&D 집중도와 성장률 국제비교’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전기 및 전자기기업’이 국내 제조업 중 가장 높은 생산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용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지적했다. 생산비중과 고용비중 간의 격차(16.05%p, 2017년 기준)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매우 큰 편이라는 것이다.

증거로 타 선진국의 예를 들었다. 영국의 경우 생산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의 생산과 고용비중의 격차는 1.77%p, 프랑스는 4.82%p, 이탈리아 1.9%p에 불과하고 미국은 그 격차가 상당히 큰 편이나 여전히 우리나라보다 적은 수준인 11.89%p로 조사된 것.

이에 반해 국내 전체 제조업 중 생산비중이 낮은 편인 의류, 섬유, 식음료 등의 경우 반대로 고용비중이 생산비중에 비해 높은 편이며, 이 상반된 결과가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이어진다고 평가했다.

이태규 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수준을 부담할 수 있는 업종에서는 그 생산비중보다 적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임금수준이 높기 어려운 업종에서는 그 생산비중보다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상황은 결국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종별 생산과 고용의 쏠림정도에서도 국내 생산비중과 고용비중 간의 격차가 드러났다. 보고서는 한국 제조업 업종별 생산비중과 고용비중의 집중도를 허핀달-허쉬만 지수(HHI)로 측정해 주요국과 비교했다.

한국 제조업종별 생산비중의 쏠림정도가 해외 주요국에 비해 매우 큰 반면 고용비중의 집중도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한국은 생산비중 HHI와 고용비중 HHI 간의 격차가 주요국에 비해 상당히 큰 편이었다. 이 연구위원은 "부가가치 창출은 소수의 업종에 의존하면서 고용은 그렇지 못한 한국의 구조가 이 HHI 비교에서도 드러난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흔히들 혁신성장을 얘기할 때 소위 첨단산업만을 고려하고 저기술산업은 암묵적으로 배제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하면서 "우리나라의 고용구조를 볼 때 이들 저기술산업을 배제한 혁신성장 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정 첨단산업에만 의존한 경제구조는 상당한 잠재적 리스크를 초래하기 때문에 다양한 산업에서 보다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혁신생태계가 조성되어야 하며 이 생태계에 많은 고용을 담당하고 있는 저기술업종도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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