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코로나19 팬데믹이 일깨워준 인류세...'플라스틱과 폐마스크’
[초점] 코로나19 팬데믹이 일깨워준 인류세...'플라스틱과 폐마스크’
  • 김윤철 기자
  • 승인 2022.06.21 0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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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 후 전 세계 플라스틱 쓰레기 2배 증가
사용한 일회용 마스크, 매립·소각 시 각종 환경문제 발생
(사진 제공=Unplash)

[아웃소싱타임스 김윤철 기자] 일회용 플라스틱은 한 번 쓰고 버리면 되는 편리함을 무기로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관통하며 배달이 급증하며 일회용 포장용기로 인해 플라스틱 폐기물도 또한 급증하고 있다.

플라스틱은 학교나 직장에서 매일 마주하게 되는 필기구, 컴퓨터, 의자뿐만 아니라 자동차, 건물 등 다양한 모양으로 우리 주변에 존재하고 있다. 플라스틱은 어떻게 탄생하게 된 걸까?

1860년 무렵 아프리카 코끼리의 수가 급격하게 감소해 당구공의 재료로 쓰이던 상아 값이 급격히 상승하자, 미국 당구업자들은 상아를 대체할 물질을 찾고자 공모에 나서자 상금 획득을 목적으로 1869년 한 인쇄업자에 의해 천연수지로 만든 최초의 플라스틱 ‘셀룰로이드’가 만들어진 것이 기원이라고 한다.

플라스틱은 처음 개발됐을 때만 해도 인류 최고의 발명품으로 찬사 받았지만, 자연 상태에서 분해되는 데 450년 이상이 걸리고 해양에서는 미세 플라스틱 문제로 많은 해양생물들이 고통을 받으면서 이제는 ‘인류의 재앙’으로까지 불리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글로벌 플라스틱 전망’ 예비 보고서를 통해 세계적으로 폐기된 플라스틱의 양은 2060년까지 거의 세 배가 될 수 있으며, 그 중 절반가량이 매립지에 버려지고 5분의 1도 채 재활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재활용률은 2019년 9%에서 2060년 17%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소각과 매립은 폐기된 플라스틱의 각각 19%와 50%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 불법 매립 혹은 소각을 통해 육지 또는 수생환경에 그대로 유출되는 플라스틱의 비율은 22%에서 15%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 폐기 플라스틱은 2019년 3억5300만톤에서 2060년 10억톤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자연환경으로 플라스틱 누출은 연간 4400만톤으로 두 배가 될 것이며, 호수와 강, 해양에서의 플라스틱 축적은 세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플라스틱과 더불어 폐마스크도 환경 파괴의 또하나의 주범으로 대두되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필수품인 마스크가 이제는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2~3일 정도 사용하고 버리는 마스크가 엄청나 우리가 사는 곳 주변에서 흔하게 발견되고 있고, 폐마스크를 먹이로 오인해 야생동물의 생명을 위협하고 바다에 들어가 해양 생물들의 숨통을 조이는 도구가 되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가에서 일회용 마스크가 몸에 걸린 갈매기 사진과 영상이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사진 제공=핫핑크돌핀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가에서 일회용 마스크가 몸에 걸린 갈매기 사진과 영상이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사진 제공=핫핑크돌핀스)

돌고래를 통해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알려가는 해양환경단체인 ‘핫핑크돌핀스’가 지난 3월 15일 공개한 사진과 영상이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누군가 버린 1회용 마스크에 몸이 걸려 버린 갈매기가 몸을 제대로 움직이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담은 것들이다.

지난해 3월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국민은 평균 2~3일당 한 개의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전체 국민으로 환산하면 하루 2000만 개, 연간 소비량은 73억 개 이상으로 사용된 대부분의 마스크는 버려져 폐마스크가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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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Unplash)

마스크의 주원료 역시 플라스틱의 한 종류인 폴리프로필렌으로 환경을 오염시키는 데 주범이 될 수 있다. 마스크 필터의 주 원료가 폴리프로필렌이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귀에 걸기 위한 끈(폴리우레탄 등)조차 300년이 지나야 썩어 없어진다. 폐마스크를 소각할 경우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독성물질인 다이옥신 등이 발생해 사람에게 더욱 치명적인 위험을 발생시킬 수 있어 종량제 봉투에 배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렇게 쏟아지는 폐마스크에 대한 재활용 방안을 찾고자 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먼저 우리은행과 용인시 등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마스크 수거함을 설치해 수거된 마스크를 열처리 과정을 거쳐 재생 PP(폴리프로필렌)칩으로 생산해 자원순환용품 제작에 사용하고 있다. 마스크 한 장에서 나오는 폴리프로필렌은 약 3g으로 이걸 모아 플라스틱 의자나 애견용품 등을 만들고 있다.

폐마스크 수거함 (사진 제공=용인시청)
폐마스크 수거함 (사진 제공=용인시청)

다른 방안은 일회용 컵, 포장용 필름, 비닐봉투, 폐마스크 등 모든 종류의 플라스틱을 원재료로 하여, 플라스틱을 직접 태우지 않고 간접적으로 열을 가해 플라스틱을 녹이는 방식을 통해 기름을 생산하는 ‘에코크레이션’사 등의 에코플랜트 업체들이 생겨나 주목을 받고 있다. 

반면 플라스틱을 포함하여 쓰레기 관련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최근 세계 각국의 규제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세계 환경정책을 선도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플라스틱 용기 중 30%를 재생 플라스틱으로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EU는 재생 플라스틱 의무 사용률 적용을 플라스틱 용기뿐만 아니라 플라스틱이 사용되는 모든 제품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직은 EU 회원국을 대상으로 하지만, 지난해 초에는 '플라스틱세'도 도입했다.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 폐기물에 ㎏당 0.8유로를 부과한다는 내용이다. 국내 기업들이 대비하지 않으면 아예 유럽 수출길이 막힐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해 보인다.

윤석열 정부도 지난달 3일 재활용을 통한 순환경제 전환을 완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새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에 담긴 내용이다. 인수위 측은 국정과제 이행을 통해 생활플라스틱 발생량을 2020년 160만톤에서 2025년까지 20% 감량할 계획임을 밝혔다. 인수위는 이를 위해 전과정에서 자원낭비 및 폐기물 발생량을 감축하겠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순환경제전환촉진법 제정, 일회용컵 보증금제 도입, 공공선별장의 현대화,  역사 및 버스정류장 내 무인회수기 설치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이런 발표와 다르게 최근 ‘플라스틱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재도입하려다 중소상공인의 반대와 우려를 고려해 시행을 6개월을 연기한 윤석열 정부의 태도는 환경문제 해결에는 미온적으로 보여 아쉬움이 크다고 환경단체들은 입을 모은다. 실제 110대 국정과제가 발표된 다음날인 지난 5월 4일 전국 47개 환경단체로 구성된 한국환경회의는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자원순환정책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국제대학교 산학협력단 최일수 교수는, “소비는 대부분 쓰레기를 만들기 때문에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선 소비 자체를 줄이는 것이 가장 좋다. 꼭 필요한 소비를 할 때는 자원이 순환되도록 재활용을 꼼꼼히 하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면서, “일상생활에서 ▲배달음식 시켜먹기 보단 집에서 만들어 먹기 ▲직접 용기를 가져가 테이크아웃하기 ▲다회용기 사용하기 ▲라벨지 없는 플라스틱 제품을 구매 사용하기 등의 작은 실천을 통해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는 것이 지구온난화를 해결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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