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코로나19 발생 이후 국민 소비는 어떻게 바뀌었나?
[분석] 코로나19 발생 이후 국민 소비는 어떻게 바뀌었나?
  • 김윤철 기자
  • 승인 2023.01.20 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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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개발원, 코로나19 기간 가구 소비지출 추이 발표
대면 소비는 감소, 비대면 소비는 증가
‘홈코노미’ 산업 활성화, 건강 관련 소비지출↑ 
지난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2 서울국제간편식HMR전시회' 전시 부스 모습(아웃소싱타임스 DB자료)

[아웃소싱타임스 김윤철 기자] 코로나19 발생 이후 우리나라 국민들의 소비는 어떻게 바뀌었는지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기는 하지만, 정확한 수치로 제시된 자료는 많지 않다.

이 기간(2019년~2021년) 동안 소비지출 추이에 살펴볼 수 있는 통계청의 자료(KOSTAT 통계플러스)가 지난해 12월에 발표됐다. 이 자료는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코로나19 발생 전후의 소비지출 변화를 살펴보고 있다.

가계동향조사는 일상생활과 가까운 가구 소비의 모습을 가장 빠르고 상세하게 볼 수 있는 국가통계다. 이 조사는 시의성 있는 가계경제 진단 등을 위해 매월 전국 7200가구를 대상으로 가구의 소득과 지출 내역을 가계부 방식으로 조사하고 있다.

2019년~2021년 기간 동안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을 통해 살펴본 소비지출 추이는, 코로나19가 처음 국내에 발생한 2020년의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0만원으로 2019년 대비 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반면 코로나19의 확산이 지속된 2021년의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9만5000원으로 2020년 대비 3.9%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긴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집콕에 필요한 품목의 소비가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처럼 코로나19가 바꿔 놓은 첫 번째 모습은 이른바 ‘홈코노미’라고 하는 집 안에서의 생활과 관련된 소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2019~2021년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 현황(자료 제공=KOSTAT 통계플러스)
2019~2021년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 현황(자료 제공=KOSTAT 통계플러스)

홈코노미는 집(home)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부 활동 제한으로 집이 단순히 주거공간이 아닌 휴식·여가·레저를 즐기는 공간으로 확대되면서 생겨난 말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가장 많이 증가한 소비 품목은 식료품과 주류이다.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는 2020년에 전년 대비 14.6%, 2021년에는 전년 대비 4.2% 증가하였는데, 주로 육류, 과일, 채소 등의 증가 폭이 컸다. 또한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밀키트(meal kit) 등이 포함된 기타식품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소주, 맥주, 와인 등 주류도 2020년 전년 대비 13.7%, 2021년 전년 대비 11.3% 증가했다.

또한 외식이 제한되고 대면 소비가 어려워지는 대신 배달·택배서비스 이용이 늘어나면서 관련 지출이 증가한다. 음식 등 배달료나 온라인 쇼핑, 비대면 거래 등에 지출되는 택배료 등을 포함하는 일반화물 운송 및 보관 관련 지출이 2020년에 56.9%, 2021년에 6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농촌진흥청이 ‘농식품 소비트렌드 발표대회’ 일환으로 전국 2254가구 소비자패널을 대상으로 2010년부터 2021년까지 12년간 작성한 소비자 가계부를 조사해 분석한 결과에서도, 코로나19 발생 첫해인 2020년에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전년 대비 외식 소비가 줄고 신선식품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농촌진흥청 조사에서도 간편식 시장도 2020년에 전년 대비 큰 성장세를 보였고, 2021년에는 소폭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간편식 가운데 ‘냉동식품’을 선호하는 비율이 38%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 사항은 조리도구가 간편식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에어프라이어’를 보유(소비자패널의 80%가 보유)한 가구에서 튀김류, 완자류, 만두를 구매하는 금액과 횟수가 보유하지 않은 가구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두 번째 특징은 거주 공간을 고치고 꾸미는 데 드는 홈퍼니싱 지출도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홈퍼니싱이란 집을 뜻하는 홈(home)과 가구를 꾸민다는 뜻의 퍼니싱(furnishing)이 합쳐진 합성어로 가구와 다양함 소품으로 집을 꾸미는 것을 뜻한다.

우선 주택 유지 및 수선 지출은 2020년에 16.1%, 2021년에 19.8% 증가했다. 또한 가구 및 조명도 2020년에 12.5%, 2021년에 13.7% 증가했고, 가전 및 가정용기기는 2020년에 10.5% 증가했으며, 2021년에는 전년보다 소폭 감소하였으나 2019년보다는 수치가 높았다. 텔레비전 등 영상음향기기와 PC, 노트북 등 정보처리장치도 2020년에 각각 32.2%, 47.4% 증가했다.

(그래픽 제공=KOSTAT 통계플러스)
(그래픽 제공=KOSTAT 통계플러스)

외부 활동이 제한되면서 OTT서비스와 같은 실내에서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 소비는 증가한다. 콘텐츠 지출은 2020년에 16.3%, 2021년에 9.3%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코로나19 전후로 달라진 세 번째 모습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관련 소비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먼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실내·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에 필요한 소비가 늘어나면서 보건의료소모품 지출이 2020년에 166.5% 증가했다. 2021년에는 마스크 수급이 안정되면서 2020년 대비 38.4% 감소했으나, 2019년 지출과 비교하면 1.6배 이상 높았다.

또한 개인 면역력 증진을 위한 영양제 등의 소비가 늘면서 의약품 지출은 2020년에 6.3%, 2021년에 6.9% 증가했고, 의약품 중 영양보조제는 2020년에 29.8%, 2021년에 13.2% 증가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 각종 사고나 질병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 지출이 2020년에 5.4%, 2021년에 3.6% 증가한다. 특히 실손의료보험 등 건강관련보험 지출이 2020년에 5.7%, 2021년에 6.4% 증가한 것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상기 농촌진흥청의 조사에서도 농식품을 구매할 때 중요시하는 요인을 ‘건강’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020년 29.1%에서 2022년 51.5%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코로나19를 겪으며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가 급격히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11월 ‘국민 해외관광객’이 2021년 11월 대비 604.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 특징은 2019년~2021년 기간 동안 “국외여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국내여행은 일부를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줄어들었던 소비 품목 중 감소 폭이 가장 컸던 항목은 단체여행비 중 국외여행비였다. 국외여행비는 2019년에 4만450원이었으나, 2020년에는 5913원, 2021년에는 621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각각 85.4%, 89.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단체)여행비도 2019년에 7727원에서 2020년에 3817원으로 전년 대비 50.6% 대폭 감소한 곳으로 조사됐다. 다만 2021년에는 4029원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는데, 방역수칙 아래에서 국내여행 수요의 일부가 회복되어 소폭 상승한 모습을 보인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국제선 하늘길이 열리기 시작하면서 여행부문에서 큰 폭의 국내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22년 11월 한국관광통계’ 자료에 따르면, 외국으로 출국한 우리나라 국민 통계인 ‘국민 해외관광객’은 2021년 11월(14만7907명) 대비 604.1% 증가한 104만1431명 출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지난해 9월 전년 동월(11만6615명) 대비 431.6% 증가한 61만9954명 출국했고, 10월에도 전년 동월(12만4399명) 대비 521.8% 증가한 77만3480명 출국한 것으로 나타나 연속적으로 해외여행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통계청의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가구 소비지출 추이 분석에 대해 세종대 경영학과 박흥진 교수는 “통계청 KOSTAT 통계플러스 자료를 통해 해당 기간 동안 우리나라 국민의 소비지출 특징으로 ▲비대면 소비 증가 ▲건강 관련 소비지출 증가 홈코노미 시대로 요약해 볼 수 있다.”면서, “반면 그간 사회적 거리두기정책과 더불어 해외여행이 불가능해 가전·가구업계 등 국내에 집중됐던 소비활동이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해외여행 등으로 분산되기 시작하면서 홈코노미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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