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산타독(Santa-Dog)과 플로깅(Plogging)
[전대길 CEO칼럼] 산타독(Santa-Dog)과 플로깅(Plogging)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03.29 07: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로 인해서 오존층 파괴, 산성비, 사막화, 열대림파괴, 생물종의 감소문제로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진(地震), 해일(海溢), 태풍(颱風)과 토네이도, 홍수(洪水)와 가뭄 그리고 산불로 인한 화마(火魔)가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강화군 마니산 산불은 축구장 30개 면적(22ha)의 산림을 불태웠다. 2022년 1년 동안 대형 산불(11건)로 인해서 24,000ha의 푸른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특히 3월4일~13일(10일간) 223시간 불탄 울진 대형 산불은 ‘역대 최대 산불’로 기록되었다. 

2022년 5월31일~6월5일(6일) 660ha의 산림을 불태운 밀양 산불은 초여름 대형 산불이다. 그런데 산림 1헥타르(hectare)는 10,000m²(가로 100m X 세로 100m)이다. 전답(田畓) 20마지기(3,025평) 넓이다. 산림청은 대형 산불에 대한 위기의식을 높이고 봄철 산불 예방 대책을 마련, 실천하는 데 애쓰고 있다.  

 (2012년~2021년 산불 발생 건수와 피해 면적)
 (2012년~2021년 산불 발생 건수와 피해 면적)

산업현장에서 ESG 경영이 화두(話頭)가 된 지 오래다. 환경 관련 용어를 잘 모르면 바보 취급을 당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새로운 환경 용어 ‘산타독(Santa Dog)’과 ‘플로깅(Plogging)’을 소개한다. 

양간지풍(羊肝之風)으로 알려진 양양~간성 지역은 물론 강릉~안동 지역까지 산불이 휩쓸고 간 산악지역을 누비는 개가 있다. 떠돌이 개나 산타클로스 썰매를 끄는 개가 아니다. 산림 생태 복원을 위해서 산불이 났던 고산준령(高山峻嶺)을 타고 다니면서 씨앗을 뿌리는 개’가 바로 ‘산타독(Santa Dog)’이다.        

경북 안동 지역의 산타독 알림판 
경북 안동 지역의 산타독 알림판 

2022년 6월, 3년 전 축구장 2,600개 넓이 산림이 불탄 안동지역 산림에 자원 봉사견과 반려견주가 생태복원 활동을 벌였다. 더덕·도라지 등의 씨앗을 담은 작은 구멍 뚫린 주머니를 등에 메고 사방팔방 뛰어다니며 생태복원의 씨앗을 뿌렸다. 

생계 수단마저 빼앗긴 주민들에게 산타독은 희망과 도움의 발길이다. <한국유기동물보호협회>에서 ‘산타독 프로젝트’를 처음 기획하고 산불 피해지역 복구를 도우려는 반려견주(伴侶犬主)를 대상으로 신청받았다. 

이 소식이 급속하게 퍼지면서  반려견주(伴侶犬主)들의 신청이 쇄도했다. 접수를 시작한 지 12분 만에 조기 마감되었다. 강원도 강릉지역의 조기 신청자(40여 명)와 산타독이 산림 생태를 복원하는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칠레 고공 도시 ‘마추픽추’ 인근의 산불(2022.7.29.)
칠레 고공 도시 ‘마추픽추’ 인근의 산불(2022.7.29.)

2017년 칠레에서 토레스 보더콜리(3자매) 개가 등에 씨앗 배낭을 메고 산불 피해지역에서 산을 타며 씨앗을 뿌린 사례를 벤치마킹해서 산타독(Santa-Dog)이 탄생했다. 칠레의 높은 산악에서 산타독(Santa Dog)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기 힘든 가파른 산비탈까지 돌아다니며 곳곳에 씨앗을 뿌렸다. 

그리고 산불과 관련해서 기록으로 남기고픈 공직자가 있다. 
충북 보은 땅 필자의 죽마고우(竹馬故友)인 조 연환 25대 산림청장 이야기다. 그는 산림청장 재임 중 산불 예방과 산불 조기 진압에 최선을 다했다. 

2005년 4월5일 강원도 양양지역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로부터 낙산사(洛山寺)를 보호하려고 불철주야(不撤晝夜) 노심초사(勞心焦思)하며 산불 현장에서 진두지휘했다. 

그는 수많은 소방관과 헬리콥터 조종사와 지자체 산림공무원들과 뜻과 힘을 모아 신라 문무왕 11년(AD 671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 낙산사(洛山寺)를 화마(火魔)로부터 구해냈다. “산림청장으로서 참 잘한 일이다”라고 연환 친구를 칭찬한다.  

  플로깅(Plogging)
  플로깅(Plogging)

계속해서 ‘플로깅(Plogging)’에 관해서 살펴본다. ‘플로깅(Plogging)’은 ‘천천히 달리다’는 조깅(Jogging)이란 영어단어와 스웨덴어 ‘이삭을 줍다’란 ‘Plocka Upp’이란 단어의 합성어(合成語)다. 2016년 스웨덴에서 환경운동으로 처음 시작된 ‘플로깅’은 북유럽을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플로깅(Plogging)’은 ‘걷거나 뛰면서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말한다. 쓰레기를 담는 봉투를 손에 들고 뛰면서 쓰레기를 줍기 위해 허리를 굽혔다 펴야 하므로 일반적인 달리기보다 칼로리 소모량이 많은 환경보호 운동이다. 

우리나라에도 플로깅은 ‘줍깅’이라는 이름으로 펼쳐지고 있다. 2019년 11월 ‘플로깅’을 대체할 우리말로 국립국어원은 ‘쓰담 달리기’라고 정했다. ‘착한 영향력을 끼치며 건강도 챙길 수 있다’고 알려졌다. 

‘부산을 아름답게 만들자는 봉사조직인 ‘부티플(Butiful/Busan+Beautiful의 합성어)’이란 부산 청년 커뮤니티의 주도로 ‘줍깅 레이싱’을 지난 10개월간 6회에 걸쳐 펼쳤다. 그러자 Outdoor 전문 회사들이 ‘줍깅 행사’를 적극 펼치고 있다. 

‘KOLON SPORT’는 ‘쓰담쓰담 솟솟’이란 환경 프로그램으로 쓰레기를 담는 러닝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블랙야크(BLACK YAK)’도 산림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클린 마운틴 365’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MZ세대의 인기를 끈다. 한 마디로 플로깅은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챙기는 운동이다.   

치산치수(治山治水)와 기후변화 대응(氣候變化 對應)을 위해 산타 독(Santa-Dog)과 플로깅(Plogging)은 세상을 맑고 밝게 하는 좋은 말이다.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가뭄과 홍수 그리고 산불로 인한 피해가 극심하다. 지구 온난화와도 직결되어 있지 싶다. 이 모든 게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서 일어나는데 그 해결 방법은 마땅치가 않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말처럼 좀 더 치산치수(治山治水) 대책을 조사 연구하면 산불 예방 대안을 찾을 수 있지 싶다. 

1993년 체코슬로바키아 사회주의 연방공화국에서 독립한 ‘슬로바키아(Slovakia)’에서 대형 산불을 예방한 특별한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산불 예방을 위한 산림 속의 물모이, 초소형 웅덩이(Water Retention Measure)
산불 예방을 위한 산림 속의 물모이, 초소형 웅덩이(Water Retention Measure)

2005년 슬로바키아에는 대형 산불이 발생해서 120km²의 산림을 불태웠다. 환경 노벨상이라는 ‘골드만 환경상(Goldman Environment Prize)’을 수상한 슬로바키아 NGO ‘사람과 물’의 ‘미카엘 크라빅(Michal Kravcik, 1956~)박사’가 슬로바키아에 <산림빗물저장방식>을 창안, 정부에 제안했다. 

산림에 나뭇가지와 돌을 쌓아 빗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소형 물웅덩이(Water Retention Measure)’를 만들었다. 한 무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명예교수는 ‘소형 물웅덩이’를 우리말로 ‘물모이’라고 번역했다. 현재 슬로바키아 산림에는 100,000여 개의 물모이를 설치, 운용하고 있는데 대형 산불로 인한 피해가 점차 줄어들었다. 

우리나라 산림청에서도 슬로바키아의 소형 물웅덩이인 물모이를 벤치마킹하면 좋겠다. 
대형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강원도와 경상북도 산림에 여름 장마철이 오기 전에 빗물을 모아 ‘소형 웅덩이(Water Retention Measure)’를 설치해서 산불 예방에 대응하면 좋겠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