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세종대왕과 119 소방관(消防官)
[전대길 CEO칼럼] 세종대왕과 119 소방관(消防官)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02.15 0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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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지구에 사는 인류에게 자연재해와 인재(人災)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언제, 어느 곳에서 어떤 사고가 일어날지 모른다. 

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지진이나 태풍, 해일 등 자연재해는 어찌할 수가 없다지만 무관심과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이태원 참사, 화재 사고 등 인재(人災)는 평소에 예측하고 철저히 대비하면 대형 사고를 미리 막을 수가 있다. 

그래서 우리 국민에게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서 11월 9일을 ‘소방의 날’로 정했다. ‘119 구조대’를 연상케 하는 11월 9일은 법정 기념일이다.

조선시대 세종 8년(2월15일) 한성부(漢城府)에 대형 화재가 일어났다. 
경시서(京市署)를 비롯해 행랑 116칸이 불타고 민가(民家) 2,170호가 전소(全燒)된 사고였다. 세종대왕은 화재로 인해 피해를 본 백성들에게 식량을 나누어주고 부상자를 치료해주며 사망자에게는 장례비를 지원하도록 조치했다. 

화재 예방대책도 시행했다. 방화장(防火場)을 쌓고 도로를 넓게 확장해 불이 잘 번지지 않게끔 조치했다. 종묘와 궁궐, 종루 등 주요 지점에는 불을 끄는 기계도 만들어 비치했다. 화재 발생 시에는 각 기관 대응 매뉴얼도 재정비했다. 

만약 세종이 지금과 같은 이태원 참사를 맡았다면 어떻게 대응하고 예방대책을 수립했을까?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세종대왕은 갑작스러운 대화재가 발생하니 각 관청이 우왕좌왕하며 방재 역량을 제대로 펼치지 못함을 알았다. 따라서 흩어져 있는 업무분장을 체계적으로 통폐합해서 예방 업무를 담당하고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지체 없이 곧바로 화재 진압에 나설 수 있는 전담 관청을 만들어야겠다고 판단했다. 

이에 세종은 금화도감(禁火都監)을 새로 설치하도록 지시했다. 방화(防火)와 관련된 모든 조직을 통합해서 유사시 일사불란(一絲不亂)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세종대왕은 금화도감이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후 발생한  크고 작은 화재들은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 519년간 역사 속의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천변 재난(災難)은 25,201건이다. 

지진, 가뭄, 수해, 전염병 등등, 재난·재해들은 대부분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간이 "평소에 어떻게 미리 대비하고 대응하는가?"에 따라서 재난의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세종실록(세종 19년 1월 12일)에 나오는 세종의 말씀이다. "천재(天災)와 지이(地異)가 일어나고 일어나지 않고는 사람이 어찌할 수 없지만 그에 대한 조치를 잘하고 못하고는 사람이 능히 할 수 있는 일이다" 한마디로 인재(人災)는 사람이 미리 막을 수 있음을 강조했다. 

캐나다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에 대해 조사기관에서 발표했다. 2022년 3월부터 5월까지 1,500여 명의 캐나다 성인을 대상으로 총 29개의 직업을 선정해서 조사가 진행되었다. 존경받는 직업과 선호하는 직업은 나라마다 시대마다 다를 수가 있다. 

캐나다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은 응급구조사(Paramedic)로 나타났다
2위는 비슷한 업무의 성격을 띤 소방관(2021년 1위)이었다. 4위는 의외의 직업인 농부였다. 5위는 의사, 6위는 약사, 7위는 군인으로 조사됐다. 상위권에 존경받는 직업은 남들이 어렵고 힘든 조건의 직업이 사회에서 존경받아야 한다고 하는 캐나다 국민의 생각으로 풀이된다.

캐나다 직업군 순위 발표는 아래와 같다. 
1. 응급구조사 2. 소방관 3. 간호사 4. 농부 5. 의사 6. 약사 7. 군인 8. 과학자 9. 비행기 조종사 10. 그로서리 오너·직원 11. 운수업 종사자 12. 교사 13. 수의사 14. 엔지니어 15. 경찰 16. 판사 17. 장기 요양기관 운영자 18. 기자 19. 변호사 20. 라디오·TV 진행자 21. 은행원 22. 성직자 23. 프로스포츠 선수 24. 기업 임원 25. 노조 지도자 27. 하원의원 28. 자동차 영업사원 29. 소셜미디어 플랫폼 오너다. 

호주의 조사에 따르면, 하루에 11시간 이상 앉아 있는 사람은 4시간 미만이며 앉아 있는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장시간 앉아 있으면 혈액 순환과 신진대사에 문제를 일으켜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91%나 높았다. 

잠자는 시간보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길면 위험하다. 미국 페닝턴 생물의학 연구센터가 12년에 걸쳐 실시한 조사 결과가 흥미롭다. 만 18세에서 90세까지의 남녀 17,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운동시간, 연령, 체중과 상관없이 앉아 있는 시간이 긴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수명이 현저히 짧았다. 

1963년부터 2010년까지 48년간 원광대학교 보건복지학부에서 국내 11개 직업군별 평균수명을 비교·분석했는데 종교인이 가장 장수(長壽)하고, 체육인, 작가, 언론인이 단명(短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명 1위인 '종교인'과 꼴찌 직업 간의 수명 차이는 무려 13년이었다. 

연구팀은 직업을 종교인, 연예인, 정치인, 교수, 고위공직자, 기업인, 예술인, 체육인, 작가, 언론인, 법조인 등 11개 그룹(경찰과 군인, 의료인 등은 표본 수가 적고 사망이 많아 분류에서 제외)으로 분류했다. 

직업별 평균수명을 보면 종교인이 80세, 정치인 75세, 교수 74세, 기업인 73세, 법조인 72세, 고위공직자 71세, 연예인, 예술인 70세, 체육인, 작가, 언론 67세 등의 순이었다. 

종교인이 장수하는 이유는 신체적으로 규칙적인 활동과 정신 수양, 정신적으로 가족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가 적고 과욕이 없으며 사회적으로 절식, 금연, 금주의 실천과 상대적으로 환경오염이 적은 곳에서의 생활 등을 꼽았다.

그리고 미국 ‘Pacific Health Research Institute’에서 50대 성인 5,820명을 대상으로 4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일찍 사망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성 9가지를  발견했다. 50대에서 다음과 같은 9가지 특성을 모두 가진 사람들은 대다수 85세를 넘기지 못하고 사망했다. 

1)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 2) 혈당 높은 사람 3) 콜레스테롤 높은 사람 4) 혈압 높은 사람 5) 손의 악력이 약한 사람, 운동이나 일을 적게 한 사람 6) 담배 피우는 사람 7) 과음하는 사람 8) 고등학교 이하의 교육을 받은 사람 9) 가족이 없이 혼자서 사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대다수 장수인(長壽人)은 정반대로 낙관적이고 절제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처럼 선진국이다. 일본을 제치고 6위에 올랐다. 

가장 눈에 띄는 선진국 특징은 제복(制服) 입은 군인, 경찰, 소방관, 응급구조사 등을 특별 우대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제복 입은 공직자들을 특별 우대하는 사회가 코앞에 와 있다.  

<재난사고 현장에서 인명구조에 헌신하는 119 소방대원>
<재난사고 현장에서 인명구조에 헌신하는 119 소방대원>

대한민국 영토 수호와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밤낮으로 노심초사(勞心焦思) 애쓰는 육해공군 해병대 군인, 경찰, 소방관, 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 제복 입은 분들께  감사한다. 이런 사람들이 존경받는 사회가 되어야만 대한민국은 진정한 선진 국가이다.   

생사(生死)를 초월해서 인명구조(人命救助)에 힘쓴 여러 소방관 귀에 좋은 소리는 들리지 않고 힐난(詰難)도 난무하니 이분들이 얼마나 가슴앓이하며 힘들었을까? 심지어 119 구급차 안에서 소방관을 구타하는 일까지 일어난다니 참으로 한심하다. 

119 소방관들의 심경(心境)을 헤아려 본다. “소방관, 경찰, 응급구조사, 의사, 간호사 등 제복을 입은 여러분 고맙습니다!”

수많은 재난 사고 현장에서 특히 이태원 대참사(2022.10.29) 현장에서 묵묵히 구조작업에 헌신(獻身)한 119 소방관께 감사한다. 그리고 역사상 돌궐(突厥)에서 이주한 형제의 나라인 튀르키예(Turkiye) 대지진 참사 현장에 급파된 해외 긴급구호대(KDRT/118명으로 구성) 소방관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끝으로 미국 가수 ‘스모키 린(A.W. Smokey Linn)’이 노래한 <어느 소방관(消防官)의 기도(祈禱)>를 119 소방관 여러분께 바친다.  

어느 소방관(消防官)의 기도(A Fireman’s Pray)
                                            -Sung by A.W. Smokey Linn-

“신(神)이시여! 
 제가 부름을 받을 때는 아무리 강력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제게 주소서 

 너무 늦기 전에 어린아이를 감싸 안을 수 있게 하시고
 공포에 떨고 있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 

 언제나 만전을 기할 수 있게 하시어  
 가장 가냘픈 외침까지도 들을 수 있게 하시고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화재를 진압할 수 있게 하소서 
 
 제 사명을 충실히 수행케 하시고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하시어 
 모든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지키게 하소서 
 
 그리고 당신의 뜻에 따라 제가 목숨을 잃게 된다면
 당신의 은총으로 제 아이들과 아내를 돌보아 주소서~!!!“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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