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형의 시니어비즈니스 이야기33] ‘고령화의 민주화’에 대응한 시스템과 현실 간 격차 줄이기
[김수형의 시니어비즈니스 이야기33] ‘고령화의 민주화’에 대응한 시스템과 현실 간 격차 줄이기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08.03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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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형 강남대학교 실버산업연구소 팀장
-한양사이버대학교 실버산업학과 외래교수
-인하대학교 노인학과 초빙교수

'인구 고령화'는 우리 사회를 장수사회로 발전시키고 있다. 인류 역사상 지금과 같은 장수사회는 없었다. 1900년까지만 해도 인구의 기대수명은 기껏 31세에 불과했다. 미국과 같은 부자 나라라 해도 기대수명은 50세 전후였다.

기대수명의 확장은 전적으로 20세기 후반에 일어난 현상이다. 시카고 대학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게리 베커 교수는 지난 30년간의 시기를 '장수 보너스 시기'라 부르며, "20세기의 위대한 선물"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콜린 매더스 박사는 인간의 기대수명이 1990년 이후 하루 8시간씩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장수 현상'이 보편적이라는 사실도 중요하다. 과거에는 소득과 교육수준이 높거나 전문가의 지위에 있던 사람들만이 오래 살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부자가 아니어도, 교육을 적게 받았어도, 전문가가 아니어도 오래 산다. 21세기 사회에서 '장수'만큼은 확실히 민주화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사회시스템이 '고령화 현상'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20세기 초에 구축된 사회시스템은 현 고령화 사회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시스템과 현실 간 불일치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예를 들면, 미국에 마틸다 화이트 라일리라는 사회학자가 있다. 뒤늦게 공부한 그는 61세에 박사학위를 마치고, 이후 국립보건원 국립 고령사회 과학연구단장이 되는 등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아직도 65세를 넘으면 은퇴한 뒤 노동시장에서 이탈된다고 생각한다. 이 같은 인식이야말로 구식 사회 시스템의 유물이라고 할 수 있다.

장수사회를 위한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이것이 지금 많은 나라에 주어진 과제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드는 사회에서는 늘어나는 고령인구와 기대수명에 대한 논의가 개인적인 차원에서 점차 사회적 차원으로 끌어올려져지고 있다.

그럼 장수사회를 위한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다음 세 가지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첫째로 현재 고령자들은 과거의 고령자 세대보다 더 건강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건강한 고령자 계층은 생산적이며, 사회에서 활동적인 생활을 지속하길 원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브루킹스 연구소는 노년부양비를 새로 계산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고령자의 건강과 일에 대한 애착 때문이다. 기업 또한 이 같은 현실을 인정한다. 고령자를 위한 약간의 작업장 개선 작업만 있어 준다면 훨씬 유용하게 고령자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BMW가 좋은 사례를 보여 준다. 고령층이 중장년층 및 장년층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공간만 갖춰진다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BMW는 더 밝은 불빛, 인체공학적 작업장, 미끄럼 방지 바닥 등 평범한 시설 변경으로 고령 노동자의 생산력을 7%나 높였다.

둘째로 기업은 장수경제의 규모와 잠재력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 베이비붐 세대와 고령자들의 자유로운 소비 형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고령자들의 일상은 급변하고 있다. 교육, 여가, 음식, 재정서비스, 기술, 주거 등 다양한 욕구 변화에 따른 비즈니스를 새롭게 접근한다면 장수경제의 선구적 스타가 나타날 것이다. 

이를 위해 기업이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지나치게 고령화에 초점을 맞춘다거나 고령자를 하찮게 다루는 광고는 고령 소비자의 발길을 끊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대신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초점을 맞출 것을 권하고 싶다.

세번째로 일과 자원봉사와 같은 고령자의 사회활동 욕구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령자에게 사회활동의 욕구는 젊은 층이 생각하는 것보다 크다. 

은퇴 후 집에 머무는 것보다는 밖으로 나가 자기의 경력에 맞는 일을 하거나 자원봉사 또는 여가활동과 같은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 이 같은 욕구를 어떻게 사회와 연결하느냐가 고령화 사회 시스템 재구축의 핵심이다.

김수형 강남대학교 실버산업연구소 팀장
ㆍ현)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 강사
      한양사이버대학교 실버산업학과 외래교수
      인하대학교 노인학과 초빙교수
      인천광역시 노인정책자문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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