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형의 시니어비즈니스 이야기40] 시니어 시프트 시대 ‘에이지 프렌들리’ 의미 찾기
[김수형의 시니어비즈니스 이야기40] 시니어 시프트 시대 ‘에이지 프렌들리’ 의미 찾기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11.09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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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형 강남대학교 실버산업연구소 팀장
ㆍ인하대학교 노인학과 교수
ㆍ인천광역시 노인정책자문위원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하지만 최근 고령화를 주도하는 우리나라의 시니어 세대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뉴 시니어(New Senior)로 불리는 50ㆍ60 세대들은 사고방식, 체력,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젊고 활동적이며, 경제적 여유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소비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라 불리기도 한다. 

산업적으로는 기존 실버 세대와 달리 시니어 비즈니스의 핵심 소비주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다.

따라서 뉴 시니어는 기업들에도 매우 중요한 분석 대상이다. 이들은 주요 소비자층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업은 이들 뉴 시니어의 인구 규모와 소비 집단으로서의 특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시니어 계층도 그 규모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인생경험을 가진 계층으로 새로운 분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시니어 세대를 하나의 ‘코호트(cohort)’로 동일 집단화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이에 '시니어 시프트(Senior Shift)'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시니어시프트란 일본 최대 유통업체 이온(AEON)이 제일 먼저 사용한 신조어로서, 고령사회로의 진입에 따라 경영경제 환경이 고령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세계 최고령 국가 일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제품과 서비스, 구매 환경을 고령자 친화적으로 개선하는 데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다. 

1~2인용으로 소형화된 제품, 글자체의 크기를 확대하여 글자가 잘 보이게 하는 디스플레이, 고령자의 보행 속도에 맞춘 매장 내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의 속도, 선반과 계산대는 낮고, 쇼핑카트는 가볍게 하는 고령 친화적인 마케팅으로 진화하고 있다. 

일본 도쿄 게이오 백화점에서는 1990년대 후반 신주쿠 지역에 대거 집중된 백화점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라 하는 단카이세대(1947년~1949년 출생자)에 초점을 맞춘 차별화 된 마케팅을 전개하였다. 

백화점의 가장 눈에 띄는 위치에 50세 이상의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의류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배치하였다. 주목되는 점은 기존에 존재했던 실버세대들을 위한 의류는 차분한 컬러와 디자인이어야 한다는 선입견과는 달리, 다채로운 색상과 비교적 젊은 디자인의 제품이 지배적이다. 

또한 1층에는 유모차 대여 서비스 외에 휠체어 대여 서비스로 확장하고, 매장 내 시설물에 있어서 고령자들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늘리는 환경을 구성하였다. 

이렇듯 기존의 고령 세대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결과 그들을 만족시킴으로써 고객 확보에 성공하였다. 그 결과 전체 고객의 86%가 50대 이상이며, 65세 이상은 60%에 달하였다. 

또한 일본 세븐일레븐은 고령자가 유선으로 구매를 결정하면 주문한 도시락을 집까지 배달해주는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였는데, 이용자의 3분의 2 이상이 60세 이상이었다. 그로인해 1999년 50세 이상 고객이 14%였으나, 2013년에는 50세 이상 고객이 30%로 크게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다. 

파나소닉의 경우에는 고령자들로부터 제품 이용 상황과 요구사항 등을 파악해 실무자와 전문가의 평가를 통해 이를 구현해 냈다. 구현한 제품은 다시 고령자의 사용자 평가를 거쳐 상품화하는 단계를 도입했는데, 이처럼 완성된 세탁기는 유럽 등에서 크게 성공했다.

일본 전역에 500여 가맹점을 운영하는 시니어 도시락 업체인 택배쿡 123은 혼자 사는 독거노인을 위해 식사를 배달해 주면서 간단히 건강이나 안부도 살피고 있다. 또한 자체 영양연구소를 설립하여, 식사 칼로리를 적절히 조절하고 고령자에게 필요한 영양분이 골고루 포함되도록 식단을 구성하였다.
 
■에이지 프렌들리와 장수경제의 부상
시니어 비즈니스의 특성을 알려면 먼저 ‘에이지 프렌들리(Age Friendly)’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에이지 프렌들리’라는 용어는 ‘노인이 편리하면 모든 사람도 편리하다’라는 취지로 시작된 용어다. 

이 의미가 모든 나라에서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고령 선진국인 미국을 보자. 미국에서 사용되는 ‘에이지 프렌들리’라는 의미는 매우 광범위하다. 

나이가 들어가는 모든 사람들의 안전ㆍ건강ㆍ사회ㆍ경제적 참여가 자유롭고, 고령자들의 능력과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여건, 고령자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노력과 이해 등을 포함한다. 나아가 이 용어는 인간이 고령화되어 가면서 필요한 개인 재화나 사회 기반시설까지 함축하기도 한다. 

일본의 ‘에이지 프렌들리’란 개념은 특별한 연령대에 편하거나 친숙한 ‘연령친화’적인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에이지 프렌들리’란 결국 고령자 또는 시니어 연령대에 대한 친화(親和)란 뜻을 갖는다. 

이 분야 전문가인 일본의 토호쿠 대학의 무라타 히로유키 교수는 ‘에이지 프렌들리’의 의미를 포함하는 상품들은 반드시 고령자의 니즈를 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에이지 프렌들리한 제품과 서비스는 반드시 노화에 따른 신체 변화나 라이프스타일, 가족, 유대관계, 유행 등의 변화를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에 경험할 수 없었던 노동자와 소비자가 모두 고령화되는 새로운 환경인 시니어 시프트(Senior Shift)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그로 인해 우리 기업들도 우리 사회의 거대 인구집단인 50대 이상을 칭하는 용어인 ”50+“의 욕구와 니즈에 충족하는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발굴하고, 기존의 시장에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더하여 기업가와 투자가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이 장수경제(Longevity Economy)의 한 단면일 수 있다. 

김수형 강남대학교 실버산업연구소 팀장
ㆍ인하대학교 노인학과 교수
ㆍ인천광역시 노인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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