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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공공기관 600곳 대상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2단계 추진
소규모 공공기관 600곳 대상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2단계 추진
  • 손영남 기자
  • 승인 2018.06.01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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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 1만 1392명, 파견·용역은 4582명 등 총 1만 5974명 전환 대상
전환 예외자 양산한 1단계에 비해 달라진 점 없어 벌써부터 논란

 

정규직 전환 주장하는 경북대 병원 비정규직 근로자들. 사진제공 공공연대노조
차별없는 정규직 전환 주장하는 지방의료원 비정규직 근로자들. 사진제공 공공연대노조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1만 5974명에 달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인력의 정규직 전환 2단계 사업이 6월부터 개시된다. 이와 함께 무분별한 채용남발을 막기 위해 앞으로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을 고용하려면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31일 이런 내용을 담은 ‘공공부문 2단계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2단계 대상은 문화재단·장학회·복지재단·지방의료원 등 지자체 출자·출연기관과 공공기관·지방공기업 자회사 등 600곳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2단계 가이드라인에 포함된 정규직 전환 대상자는 올해 5월 31일 기준으로 근무 중인 비정규직으로, 기간제 노동자는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 파견·용역 노동자는 노사 및 전문가 협의를 거쳐 정규직으로 바뀐다. 기간제는 오는 10월, 파견·용역은 12월까지 전환 결정을 완료할 예정이라는 것이 노동부의 발표다. 

전환 후 임금체계는 '동일임금-동일노동'을 원칙으로 설계하고, 기존 용역업체 이윤 등에서 절감된 재원은 전환 노동자 처우개선에 활용하기로 했다. 

특히 무기계약직 노동자에게 식비(월 13만원), 명절상여금(연 80만∼100만원), 복지 포인트(연 40만원) 등 복리후생 금품을 차별 없이 제공하고 명칭을 공무직 등으로 변경하는 등 처우 개선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 

정부는 2단계 정규직 전환 대상 기관이 대부분 소규모라는 점을 고려해 정규직 전환 심의·결정 기구를 축소하거나 약식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하는 등 절차를 간소화할 방침이다.

​2단계 가이드라인 대상 기관 유형. 자료 고용노동부​
​2단계 가이드라인 대상 기관 유형. 자료 고용노동부​

실제로 2단계 전환 대상 기관 가운데 100인 미만이 전체의 79.2%나 되고, 30인 미만 소규모인 곳이 절반(47.8%)에 달하는 반면 1000인 이상인 곳은 4개소에 불과하다.

또 기관운영재원을 모회사에 의존하는 기관이 251개소(41.8%)로 많고, 자체수입으로 운영하는 기관은 210개소(35.0%)에 불과하기 때문에 모회사 의존도가 높은 기관은 모회사와 합의를 통해 공동 전환 기구를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고용부는 정규직 전환 사업과 함께 공공부문의 무분별한 비정규직 채용을 막기 위한 ‘비정규직 채용 사전심사제’ 운영방안도 발표했다. 상시·지속적 업무를 새로 만들거나 결원이 생겼을 때는 정규직 채용을 원칙으로 정했다. 불가피한 사유에 대해서만 비정규직 채용을 인정하기로 하고, 비정규직 채용 계획을 미리 수립해 심사와 예산반영을 거쳐야만 채용이 가능해진다. 

사전심사제의 심사대상은 기간제 및 파견·용역 근로자다. 1단계 정규직 전환기관인 중앙부처·자치단체·교육기관·공공기관·지방공기업 등에 우선 적용된다. 2단계 정규직 전환 기관인 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 공공기관 및 지방공기업 자회사도 정규직 전환 이후 적용할 예정이다.

​​2단계 가이드라인 대상기관 업종별 분포. 자료 고용노동부​​
​​2단계 가이드라인 대상기관 업종별 분포. 자료 고용노동부​​

▲ 전환 예외자 양산한 1단계 전철 밟을까
이번에 발표된 2단계 가이드라인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 단계별 로드맵에 따른 것이다. 이미 1단계 전환 작업을 통해 중앙행정기관·지방공기업·지방자치단체·교육기관 등 786곳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11만 6천명의 정규직 전환이 결정된 바 있다.

몇몇 달라진 점이 존재하긴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2단계 가이드라인은 1단계 가이드라인의 내용을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다. 문제는 1단계 가이드라인을 통한 전환 과정에서 문제로 지적된 내용들조차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중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폭넓게 해석된 전환 예외 조항이다. 실제로 1단계 전환 과정에서 단순히 업무내용이 전문적이라는 이유로 전환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60세 이상 고령자들을 가이드라인에서 언급했다는 이유만으로 일괄 계약해지하는 등의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에 관해 노동계는 예외사유를 개정하거나 삭제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정부는 혼란 발생을 이유로 2단계 가이드라인에서도  60세 이상 고령자나 휴직 대체 노동자, 고도의 전문 직무 수행자 등은 예외로 인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1단계와 마찬가지로 연중 9개월 이상, 향후 2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시·지속업무는 원칙적으로 정규직 전환 대상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상시·지속 기준을 피하기 위해 3개월씩 쪼개기 계약을 하는 사례도 적잖았던 것 역시 노동계의 원성을 자아낸 부분이었다. 

정부는 이번 2차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 '9개월 이상'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근무기간·계약기간이 아니라 해당 직무를 기준으로 삼는다거나 전환 심의위원회에 사측 자문변호사나 노무사 위촉을 지양하고 파견·용역업체 관리자가 노동자대표로 참여하지 못하도록 주의하라는 내용도 담았다.

그러나 이는 모두 강제성 없는 권고 사항에 불과하다. 심하게 말해 이 모든 사항을 지키지 않는다고 해도 딱히 처벌할 근거가 없다는 뜻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단계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사업을 벌인 결과, 25일까지 비정규직 11만 5925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이는 2020년까지 정부의 비정규직 전환 목표인 20만 5000여 명의 56.5%에 달한다.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이 총 3차로 예정되어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꽤 훌륭한 성과다. 

그럼에도 여전히 불안을 감출 수 없는 것은 아직 1단계 전환 작업이 채 마무리되지 않은 이 시점에서 벌써 2단계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정부의 조급함 때문이다. 1단계 전환 작업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고 이를 반영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내어놓아도 늦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쫓기듯 서두르는 이유를 도통 이해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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