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정규직 전환마저도 차별받는 공공부문 파견·용역 노동자들
[이슈] 정규직 전환마저도 차별받는 공공부문 파견·용역 노동자들
  • 손영남 기자
  • 승인 2018.04.11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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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 81.5% 전환 비해 파견·용역은 41.2% 전환에 그쳐
또 다른 차별 불러온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로드맵 실태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지난 28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내 비정규직 전환 대상인 파견, 용역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사진 제공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지난 28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내 비정규직 전환 대상인 파견, 용역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사진 제공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5만 8933 vs 4만 2242. 고용노동부가 10일 발표한 공공부문 1단계 정규직 전환 보고에서 드러난 기간제 노동자와 파견·용역 노동자의 수치다. 절대적인 숫자만 놓고 보면 큰 차이는 없다.

문제는 전환 비율이다. 기간제의 경우 올 상반기 잠정전환인원 7만 2354명 중 81.5%에 해당되는 5만 8933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되지만 파견·용역의 경우 잠정전환인원 10만 2,581명의 41.2%에 불과한 4만 2242명만이 전환되기 때문이다. 

부문별 진행상황을 살펴보면,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중앙행정기관은 47개 기관 모두 기간제 전환결정이 완료(11,106명, 당초 잠정전환인원 9,693명의 114.6%)되었으며, 파견·용역은 41개 기관·11,361명 중 30개 기관·7,044명(62.0%)의 전환결정이 완료되었다.

자치단체는 기간제의 경우 245개 기관·18,992명 중 206개 기관·15,517명(81.7%)의 전환결정이 완료되었다. 이에 반해 파견·용역은 173개 기관의 6,271명 중 28개 기관 660명(10.5%)의 전환만이 결정되었을 뿐이다.

교육기관은 기간제의 경우 74개 기관·13,939명 중 72개 기관· 10,694명(76.7%)의 전환결정이 완료되었다. 파견·용역은 71개 기관·11,122명 중 34개 기관·1,804명(16.2%)을 전환결정한 상황이며, 17개 시.도교육청의 경우 노·사·전문가 협의회 구성이 상당부분 진행됨에 따라 4월부터 각 기관별 논의가 본격화될 예정이라는 것이 고용부의 설명이다.

공공기관은 기간제의 경우 325개 기관·26,154명 중 249개 기관·18,747명(71.7%)의 전환결정이 마무리 되었다. 파견·용역은 289개 기관·69,876명 중 135개 기관·32,125명(46.0%)의 전환결정을 완료하였으며, 일부 대형 공공기관(발전, 철도 등)에서 노·사간 협의에 다소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방공기업은 기간제의 경우 144개 기관·3,576명 중 137개 기관·2,869명(80.2%)의 전환결정이 완료되었고, 파견·용역은 82개 기관·3,951명 중 42개 기관·609명(15.4%)에 대한 전환결정이 완료되었다.

공공기간별 기간제와 파견용역 노동자 정규직 전환 비율 도표
공공기간별 기간제와 파견용역 노동자 정규직 전환 비율 도표

수치의 차이만 있을 뿐 모든 공공기관에서 기간제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비율이 파견·용역 노동자의 그것에 비해 확연히 높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고용노동부도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고용부는 상반기 중 기간제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마무리하고, 이후 파견·용역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문제는 이미 예견되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정부가 지난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추가지침을 통해 청소, 경비 등 일부업종의 정년을 65세까지 늘릴 것을 권고했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기간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령자가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 파견, 용역이다. 이와 관련해 파견용역 근로자의 다수가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정년 나이보다 많아 정규직 전환이 쉽지 않을 거라는 의견을 제시한 전문가들이 많았다. 

지난 3월 28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내 비정규직 중 2단계 전환 대상인 파견, 용역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구성된 ‘노·사·전문가협의체’가 출발부터 부실과 기만을 드러냈다며 규탄 시위에 나선 것이 그를 잘 보여주고 있다.

2017년 7월 발표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과 10월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특별실태조사 결과 및 연차별 전환계획’에 따르면 파견, 용역 노동자 전환 협의를 위한 ‘노·사·전문가 협의체’는 노사 당사자 등 이해관계자의 입장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구성 및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현재는 노조가 배제되거나 참여가 축소되는 등 비정규직 노동자 당사자의 의견이 반영될 수 없는 구성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정은 다른 공공기관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르진 않다. 이에 관한 진정성 있는 논의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진행될 공공부문 2단계 정규직 전환 역시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농후하다.

안타깝지만 다음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6월부터 추진키로 한 공공부문 2단계 정규직 전환에서도 이 추세는 큰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2단계 대상기관은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기관규모가 영세하며, 기관 운영 재원의 모회사 의존성이 강한 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533곳), 공공기관 자회사(41곳), 지방공기업 자회사(6곳) 등 600곳이다. 대상기관 전체 노동자는 5만명이고, 비정규직은 1만6천명이다. 이 중 기간제는 1만1천명, 파견·용역은 5천명이다. 여전히 기간제 위주의 정규직 전환이 주를 이루게 된다는 뜻이다.

박성식 전국교육공무원본부 정책국장은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는 공공기관도 문제지만 제대로 된 정책지도를 하지 않는 중앙 정부도 문제”라며 “가이드라인과 현장이 멀어지고 있는데 세부적인 사항은 상황에 맞게 알아서 하라는 식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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