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훈 소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퇴직 대비 반드시 갖추어야 할 6가지 조건
[최승훈 소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퇴직 대비 반드시 갖추어야 할 6가지 조건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06.01 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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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하버드대학 성인 발달 연구소에서 중년에 관한 연구를 10년 넘게 해온 윌리엄 새들러 교수의 저서『The Third Age. 서드 에이지, 마흔 이후 30년』에서 생애 주기별 분석을 도입하여 중 장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1단계는 ʻ퍼스트 에이지 (First Age)ʼ로 학습하고 배우는 단계, 2단계는 ʻ세컨드 에이지 (Second Age)ʼ로 가정을 꾸리고 사회활동을 열심히 하는 단계, 3단계는 ʻ서드 에이지 (Third Age)ʼ로 퇴직과 함께 사회적 책임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워지면서 비로소 자기를 돌아보고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보게 되는 단계이며 4단계는 ʻ포스 에이지 (Fourth Age)ʼ로 건강 악화로 의존성이 증가하고 노쇠하여 죽음(Well-dying)에 이르는 단계를 말한다.

퇴직(退職)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지위나 직책에서 물러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정년퇴직이다. 직장인이 퇴직 시 반드시 생각하고 대비해야 할 여섯 가지를 반드시 갖추어 놓아야 할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내용은 건강, 아내, 돈, 일. 친구, 취미(1健, 2妻(가족), 3財, 4事, 5友, 6趣)이다. 
사람에 따라 이 기준이 혹 바뀔 수도 있겠으나 크게 봐서 모두가 적절한 대비가 필요한 것이다. 직장에 다닐 때와 직장을 떠난 다음의 생활은 그 근본에서부터 달라지기 때문에 갖추어야 할 조건에서도 차이가 있다. 

퇴직 전과 퇴직 이후의 조건이 그 이전과 달라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퇴직 대비 6 Flow)’는 직장을 떠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첫째, 건강이다. 
직장인들이 퇴직(은퇴)하면 제일 먼저 돈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돈보다 더 우선적인 것이 ‘건강’이라는 것을 곧 깨닫게 된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5세이다. 남자가 80.3세, 여자가 86.7세로 모두가 OECD 평균보다 높다. 

그런데 평균 기대수명 83.5세를 기준으로 할 때 건강수명은 약 73세라고 한다. 건강수명에서 기대수명 사이는 질병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다는 의미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건강은 이미 건강할 때부터 관리를 시작해야지 늙으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나이 든 사람들의 건강은 이미 오래전에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일찍 건강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이다. 그때는 돈도 소용이 없다. 건강을 잃는 사람의 가장 큰 이유는 젊었을 때 건강관리와 운동을 전혀 안 했기 때문이다. 

‘누죽걸산’이라는 건강 격언이 있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고 한다. 건강 비결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평소의 걷기운동이면 족하다. 걷기운동 하나만 제대로 해도 노후의 건강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둘째는 가족(아내. 妻. 夫)이다, 
요즘 인명은 재처(人命在妻?)라고 한다. 아내는 글자 그대로 인생(일생)의 반려자이다. 반려(伴侶)는 짝이 되는 벗이라는 뜻이며 반려자는 반려가 되는 사람으로 일생의 짝이라는 뜻이다. 나이 든 부부 가운데는 식당에서 마주 앉아 밥을 먹으면서도 아무 대화도 없고 눈도 마주치지 않는 장면을 자주 보게 된다. 

노인 인구 중 약 30%가 황혼이혼을 하고 있다. 아무리 사회적으로 크게 출세한 사람이라 해도 부부 사이가 이렇게 되면 그 인생에서는 완전히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 인간은 그게 누구든 노인이 되면 가장 소중한 것이 부부이며 서로의 보살핌이 절대로 필요하다. 

젊어서부터 아내나 남편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대접을 해야 늙어서 그 보답을 받을 수 있다. 부부는 혈육이 아니라 상대적 관계이기에 더 그렇다. 아내를 사랑하면 아내도 남편을 사랑한다. 이 평범한 진리를 빨리 깨달아야 한다.
   
셋째는 돈(財)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가 노년이다. 
노년이 되어 노후를 살 때 일정한 수입이 없다면 이를 타개할 현실적 방도가 없다. 지금 노인 인구 중 45%가 빈곤계층이라고 한다. 그만큼 노후 준비가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러 가지 기준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국민연금 공단 발표에 의하면 부부가 노년에 필요한 돈이 월 약 250만 원은 있어야 삶이 안정된다고 한다. 

이 정도의 월수입이 있으려면 치밀하게 계산하고 준비해야 한다. 인생의 3대 실패 중 하나가 ‘노년 무전(老年無錢)’이다. 지금은 자식의 부양을 기대할 수 있는 시대도 아니며 국가의 복지에도 한계가 있다. 국민연금, 개인연금, 보험, 펀드 등 금융상품도 다양한 시대이다. 

절대로 내일로 미루지 말고 여러 가지 데이터를 비교분석 하여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깔고 앉은 방석에서 용돈이 넉넉히 있어야 조부모의 대접도 제대로 받을 수 있다. 지혜로운 노년은 입은 다물고 지갑을 여는 것이 대접받을 수 있는 노년의 첩경(捷徑)이라 할 수 있다.
   
넷째, 일(事)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돈이 있어도 일이 없으면 삶의 존재감을 상실한다고 한다. 여행도 한때이고 일없이 빈둥거리는 사람 들 중에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 많다. 일이 있으면 수입도 생기고 규칙적인 생활도 할 수 있고, 건강도 챙길 수 있어 일석이조(一石二鳥)가 될 수 있다. 

돈 버는 일이 아니라도 자원봉사, 학업 지속 등 일을 찾으면 일은 얼마든지 있다. 일자리 상담과 일자리를 지원하는 기관 단체도 의외로 많다. 새로운 패러다임은 노년 무전이 인생의 실패가 아니라 일(老年無事)없는 사람이 실패자가 되는 것이다.

다섯째 뜻맞는 친구(友)가 있어야 한다. 
좋은 친구는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사이어야 하며 꼭 많을 필요는 없다. 인생에서 믿을 수 있는 친구 셋을 두었다면 그는 성공한 인생이라 했다 좋은 친구는 누가 만드는가? 내가 만들어야 한다. 서로가 속내를 얘기하고 어려울 때 도움을 주고받는 사이의 친구가 있어야 노후가 외롭지 않다. 

‘우정도 관리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자주 전화하고 자주 만나는 것이 필요하다. 친구가 없다면 내가 만들어야 한다. 내가 바르게 행동하고 정직하고 솔직하고 믿을 수 있다면 그런 친구를 만날 수 있다.
   
여섯째, 즐길 수 있는 취미(趣)이다. 
인생의 노년은 어떤 취미생활을 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결정된다. 우리는 직장 생활하며 일 중독 증상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여유와 여백이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TV 리모컨을 쥐고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은 최악이라 할 수 있다. TV는 바보상자라고 하는데, 치매(癡呆)를 부르는 지름길이라고 한다. 평균 수명이 길어져서 퇴직 후의 노후생활이 20~40년으로 늘어났다. 노인이 무료하게 지내면 쉽게 늙을 수 있고, 쉽게 병들고, 일찍 죽게 될 수 있다. 

그러나 좋은 취미를 살려 부지런히 움직이면 100세를 구가하며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취미가 없는 사람은 없다. 그것을 찾아내고 실현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어떤 취미생활이든 반드시 자기의 일상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하다. 따라서 취미생활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삶의 질에서도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이 여섯 가지는 노년의 시기에 적용되는 중요한 조건들이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그 조건들의 준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부지런한 사람과 게으른 사람의 차이는 준비 여하에 달려 있을 뿐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풍요로운 노후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부지런한 사람들이다. 

퇴직 후의 노년은 모두가 맞이해야 하는 ‘노후생활’이지만 그 내용은 어떤 준비를 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평균 수명이 길어진 지금의 노후는 분명히 제2, 제3의 인생이 펼쳐지게 되어 있다.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 그건 전적으로 본인이 준비하기에 달린 문제임을 알아야 한다. 
    
우연히 현명해진 사람은 없다. -세네카-

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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