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훈 소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철학이 있는 삶
[최승훈 소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철학이 있는 삶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04.27 0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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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우리 사회를 철학이 빈곤한 사회라고 진단하는 학자들이 많다. 철학이 빈곤한 사회는 보편적 질서가 흔들리고 갈등과 불신이 만연한 사회가 된다고 한다.

20여 년 전 ‘로고스(logos)’ 약칭 로고클럽 모임에 참여하여 약 15년 동안 멤버로 활동한 적이 있다. 그때 함께 했던 분들은 안병욱 선생님을 비롯하여 홍문화 박사님, 이상헌 선생님 강신호 회장님 한국남 박사님 외 유명 인사들 20여 명이 매달 한 번의 모임을 열고 우리 시대의 사회 현상을 진단하고 미래 이야기와 철학이 부재한 우리 사회를 화두로 삼으면서 아울러 친교를 돈독히 했었다. 

참으로 의미 있는 모임이었는데 많은 분이 타계를 하시면서 지금은 모임이 멈추어 버린지, 수년이 지났다. 당시 철학이 있는 사회에 대한 말씀을 많이 하시던 안병욱 선생님의 말씀은 오래동안 기억에 남아 있다. 

2013년 우리 곁을 떠나신 “안병욱 선생님”이 남기신 철학에 관련된 말씀을 주변에 전하면서 모두가 각성(覺醒) 하여야 될 때가 아닌가 짐작해 본다.

안병욱 선생님이 남기신 저서‘안병욱 에세이집’ <사람답게 사는 길> 중에서' 내용 중 몇 부분을 참고하여 “철학적 정신”을 강조하신 내용을 정리하여 보았다. 
  
기원전 399년 봄, 70세의 노 철인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감옥에서 독배를 마시고 태연자약하게 그의 생애의 막을 내렸다. 그는 자기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아테네의 5백 명의 배심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 떠날 때는 왔다. 우리는 길을 가는 것이다. 나는 죽으러 가고 여러분은 살러 간다. 누가 더 행복할 것이냐, 오직 신(神)만이 안다."

안병욱 선생님은 62년 7월과 82년 1월 두 번이나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마시고 죽은 그 유명한 감옥 소의 유적을 다녀오신 이야기도 들려주셨다.

소크라테스는 40세에서 70세에 이르기까지 약 30년 동안 아테네 시민의 정신혁명을 위하여 그의 생애를 바쳤다. 부패하고 타락한 아테네 사람들의 양심과 생활을 바로잡기 위하여, 교만과 허영 속에서 방황하는 청년들의 인격을 각성시키기 위하여 그는 아테네 거리에 나가서 시민들과 대화하고 가르치고 질책하고 호소하고 계도(啓導)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아테네의 어리석은 민중은 그를 법정에 고소했다. 그 소장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소크라테스는 국가가 정한 신들을 믿지 않고, 새로운 신을 끌어들이고, 또 청년들을 부패 타락시켰다. 그 죄는 마땅히 죽음에 해당한다."

소크라테스는 ‘불신앙과 청년의 유혹’이라는 두 죄명에 의해서 고소되었다. 아테네 시민 5백 명으로 구성된 법정에서 두 차례의 투표 결과 소크라테스는 사형선고를 받았다.

누가 소크라테스를 죽였는가? 
아테네의 어리석은 시민들이었다. 민중은 사리사욕에 휩쓸리면서 한심하고 우매한 군중(愚衆)으로 전락한다. 인간은 군중심리에 사로잡히면 IQ가 80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민중이 올바른 지각(知覺)을 가지면 지혜로운 현명한 군중(賢衆)이 된다. 민중은 우중이 되기도 하고, 현중이 되기도 한다. 역사의 어두운 반동 세력도 되고, 역사의 밝은 개혁 세력도 된다.

누가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처형했는가? 
이스라엘의 어리석은 민중이었다. 민중의 질(質)이 문제이다. 아테네 시민의 무지와 악의와 오판이 위대한 철인 소크라테스를 죽였다. 소크라테스를 죽였다는 것은 진리를 죽인 것이요, 정의를 죽인 것이다. 진리와 정의를 죽인 나라는 반드시 쇠퇴하여 망하게 된다.

소크라테스를 처형한 아테네는 기원전 338년 ‘마케도니아’에게 패망하고 말았다. 소크라테스를 처형한 지 61년이 되는 해다. 아테네는 역사의 심판과 징벌을 받았다. 역사는 반드시 준엄하게 심판한다. 우리는 역사의 이 진리를 잊지 말아야 한다.

시민들의 고소로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의 법정에서 시민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테네의 사랑하는 시민들이여, 여러분들은 가장 위대하고 지혜와 위력으로 명성을 자랑하면서, 될수록 돈이나 많이 모을 생각을 하고 또 이름이나 명예에만 관심이 쏠려서 지혜와 진리와 자기의 인격을 깨끗하게 하는 일에 대해서는 조금도 마음을 쓰려고 하지 않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가?"

그는 감옥에서 독배를 마시기 전에 사랑하는 제자 플라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냥 사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바르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생존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니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말이 가장 중요하다. 누구도 매국노나 배신자나 변절자나 살인범이나 패륜아나 강도나 매춘부처럼 살기를 원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을 것이다.

누구나 인생을 바르게 살기를 원한다. 바르게 사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인지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려 했다. ‘소크라테스’에 의하면 첫째로 진실하게 사는 것이요, 둘째로 아름답게 사는 것이요, 셋째로 보람 있게 사는 것이다. 거짓되게 살고 추잡하게 살고 무의미하게 살기를 바라는 사람은 세상에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바르게’라는 말이 제일 중요하다. 말도 바르게 하고, 생각도 바르게 하고, 행동도 바르게 하고 생활도 바르게 해야 한다. 정치도 바르게 하고, 경제도 바르게 하고, 교육도 바르게 하고 모든 것을 바르게 해야 한다. 잘사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바르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바르게 살아야 잘살 수 있다. 바르게 살지 않고는 제대로 잘살 수 없다.

소크라테스는 또 외쳤다. "철학은 죽음의 연습이다." 철학이라는 학문은 죽는 연습. 죽는 공부. 죽는 준비, 죽는 훈련을 하는 학문이다. ‘웰다잉’ 하라는 것이다. 언제 죽더라도 태연자약하게 죽을 수 있는 마음자리를 준비하는 것이 철학이다. 확고부동한 사생관을 확립하고 조용하게 죽을 수 있는 정신적 준비를 하는 것이 ‘철학’의 궁극적 목표라고 했다.

“철학자처럼 사색하고, 농부처럼 일하여라. 이것이 가장 바람직한 인간상이다.” <에밀>을 쓴 프랑스의 위대한 사상가 ‘장 자크 루소’의 말이다.

한국인은 철학이 부재한 국민이라고 한다. 철학이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이 혼탁한 난세를 당당하게 살기 위하여 우리는 투철한 철학을 가져야 한다. 철학이 없는 생활은 공허하고 빈약하다. 우리는 인생을 바르게 사는 지혜와 태연하게 죽을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이것이 철학적 정신이다. 소크라테스는 우리에게 그 위대한 모범을 보여주었다.

지금 우리가 잘 잘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 후손들의 미래를 위해서 지금 우리의 삶을 반추해야 한다. 천박한 언행으로 국민을 매도하고 소망을 왜곡하는 소위 정치인의 작태를 추궁하고 바르게 잡을 수 있어야 한다. 

해가 뜨기 전을 여명의 시간이라 한다. 나라 현실과 국민 마음처럼 매우 어두운 것이 현실이다. 바르게 살기 위해서 오늘도 열정을 다하여 보람을 창조해야 한다. 건강과 사랑이 넘치는 사회, 함께 나누고 공유하며, 감사하는 사회를 위하여 ‘철학’이 있는 국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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