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훈 소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모르면 모른다고 해라
[최승훈 소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모르면 모른다고 해라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02.16 0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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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우리는 3척 병에 걸려 있는 경향이 있다. 없으면서도 있는 척, 모르면서 아는 척, 잘 못났으면서 잘난 척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특히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것은 스스로 모욕을 자초하는 일이 될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참기 힘든 것은 아마도 모르면서 아는 체하거나 조금 안다고 잘난 체하는 사람일 것이다. 살다 보면 어리석은 3척 병에 젖어 행동하는 사람을 무수히 만나게 된다. 

그들은 역사와 지리, 자연과 음악을 전혀 모르면서 아는 체하고, 화가의 그림이 무엇을 표현하고자 했는지도 잘 모르면서 그림에 대해 좀 아는 것처럼 이러쿵저러쿵 제멋대로 평가한다. 그들은 실력이 없을뿐더러 남을 함부로 평가하지 않는 사람보다 더 무지하다.

‘공자’는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진정으로 아는 것이다"라고 했다. 배움의 자세와 사물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말로, 겸손하고 진지(眞摯)한 자세로 사물을 대하고, 아는 것은 안다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할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자신을 기만하고 남을 속이면서 모른다는 것을 숨기고 아는 체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 화(禍)를 자초하게 될 것이고 3척 병에 걸린 환자로 남들의 비웃음을 사게 될 것이다.

문외한이 전문가인 척하는 것은 자신의 무지와 위선을 드러내는 행동이다. 이미 벌어진 일은 다시 수습할 수 없다. 그러하기에 자신이 모르면서 계속 아는 체하는 어리석음을 반복할 것인지 아니면 노력하여 실력을 갖추어 나갈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이러한 인성의 취약점을 해결하려면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속상해할 필요는 없다. 태어나면서부터 천문과 지리에 능하고 고금에 통달한 사람은 없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학습과 탐구를 통해 자신의 부족한 점을 채워가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묻고 배우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겸손한 자세만 있다면 지식은 쌓여갈 것이고 인생 역시 충실해질 것이다.

모른다는 것과 질문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현명한 대답을 원한다면 합리적인 질문을 하라”라는 괴테의 명언처럼 질문은 지식과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현명하고 행복한 삶을 창조해 가려면 스스로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우리는 “너 자신을 알라”는 질문을 소크라테스가 던진 말이라고 알고 있다. “너 자신을 알라”는 고대 그리스의 유명한 격언으로, 그리스의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의 프로나오스(앞 마당)에 새겨져 있던 글이라고 한다. 그것을 소크라테스가 자주 즐겨 인용했기 때문에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을 들으면 곧 ‘소크라테스’를 연상하게 된다. 

소크라테스는 이 말을 "너 자신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알라. 그래야만 너는 비로소 참된 지혜를 찾아 나서는 출발점에 설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네가 정작 아무것도 모르면서 뭔가 아는 척하는 동안은 너는 그 거짓된 지식이나 쥐 꼬리만한 단편적인 지식에 만족해서 참된 지혜로부터 등을 돌리게 되는 셈인데,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거짓된 지식을 지니고 있는 것보다 열 배, 백배나 훨씬 더 낫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크라데스’가 한 말 중에 우리가 크게 새겨야 할 말이 있다. “믿기지 않겠지만 인간이 지닌 최고의 탁월함은 자기 자신과 타인에 대한 질문능력”이라고 갈파했다. 모르는 것을 알 수 있는 질문이 위대하고 위력적인 것이라고 했다.

자기가 모른다는 것을 크게 느끼는 사람만이 알고 싶은 절실한 소망을 갖게 되고, 아는 것에 대한 간절한 소망이 우리를 참된 지식으로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 사람들이 대다수라고 할 수 있다. 모르면서 아는 척하다가 망신을 당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유능한 리더가 되려면 우선 자신이 자기 분야를 잘 모르고 있다고 겸손하게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유능한 경영자 유능한 검사, 유능한 경찰, 유능한 정치인, 유능하다는 연예인, 등등 유능 인이 되려면 자신이 모르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아니 모든 분야에서 생활이나 일상에서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면 알기 위해 학습하게 되고 실력을 쌓을 수 있게 된다. 또한 모른다고 느끼기 때문에 훨씬 도전 의욕을 느끼고 삶의 질을 훨씬 높일 수 있을 것이다. 

100세 장수 시대를 지혜롭고 행복하게 살려면 세상과 노후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른다고 인정해야 학습하고 공부하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학교와 기업 강의와 퇴직자 대상으로 생애 설계 강의를 많이 하는 편이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질문하면 대답을 하지 않거나 모른다는 대답을 듣는다. 

그러나 자신이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그 사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면서 묵묵부답인 경우가 더 많다. 정년을 맞고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하는 절실한 과제가 있는 시니어가 미래에 대해 두려움과 걱정으로 날을 지새우는 일이 잦다고 하면서도 세상 물정을 제대로 알 수 없다고 고민만 한다고 해결될 것은 아무것도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우리 속담에 ‘아는 길도 물어서 가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익숙한 일이라도 남에게 물어보고 조심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사람이 조심해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것은 무사안일 현실 안주 등 방심하는 마음을 경계해야하는 것이다. 

나는 어떤 분야에 자신(自信)이 있고, 경력도 있어서 실수할만한 것이 없다고 할지라도 공부하지 않으면 실수가 생기고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비슷한 속담 중에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 라는 속담도 있다. 

살아오면서 지나온 과정을 검토하고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면서 설령 아는 것이 있어도 모른다고 인정하게 되면 알기 위한 학습이 시작되고 노력하여 제대로 된 대응책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퇴직을 하게 되면 그들의 퇴직금을 노리는 ‘하이에나’가 득시글거린다. 세상 물정을 모른다고 생각하면 ‘노년 사기’나 ‘보이스 피싱’을 언제 당하게 될지 경계하게 되고 이때 주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수월해 질 것이다. 

그러나 혼자 결정하거나 공부하지 않다가 한순간에 알토란 같은 보유 자금을 날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는 것(길)도 물어서 가야 하는데 모르는 것도 알려고 하지 않고 묻지 않으면 언제든지 실패의 나락에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아는 길도 물으면서 가라 하지 않는가?

모르면서 알려고 하지 않고 모르면서 묻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서 안타깝기도하다.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은 배우려고 하고 배우려면 묻고 따지고 학습하고 독서하는 길밖에 없다. 자기 자신에게 묻고, 다른 사람에게도 물어보는 것이다.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니지만 모르면서 알려고 하지 않거나 묻지 않는 것은 죄가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아는 척하면서 스스로 무식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모르는 것을 발견할 때마다 선뜻 선뜻 질문을 던져야 한다. 도대체 사람들이 왜 모르면서 질문을 던지지 않는 것일까?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질문과 독서밖에 없다. 

질문을 않는 이유는 다른 사람에게 질문을 던진다는 것은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쳇말로 쪽팔린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인격마저 깍인다고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지혜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고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우리는 좀 더 신선하고 독창적인 사고로 행동하기 위해, 매일 마주하는 상황을 좀 더 분명히 이해하기 위해, 혹은 정신적이고 정서적인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모르면 질문을 해야 한다. 그리고 독서를 해야 한다.

전구를 발명한 "토마스 에디슨"이 엉뚱한 질문으로 선생님을 난처하게 한 후 학교에서 쫓겨났다는 일화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하기 위해 1,200번의 실패를 했다는 것과 그 실패 속에서 "어째서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일까? 어떤 가설과 실험이 잘못되었을까?"하는 1,200여 번의 질문과 사고(思考)를 거듭했다는 사실은 알지 못하거나 간과하고 있다. 

그런데 "왜?", "무엇 때문에?"라고 그냥 묻는다고 모든 것이 해결 가능한가? 물론 아니다. 우선 상대가 가진 지위나 권력, 지식의 양에 대한 두려움을 제거해야 하고, 자신이 무식하고 초라해 보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버려야 한다. 그래야만 기대하는 해답이나 성과를 얻어낼 수 있다.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는 ‘과거의 리더는 말하는 리더였지만 미래의 리더(부모)는 질문하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자신의 좌우명으로 ‘나는 죽은 후에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기를 바라는가?’라는 질문을 만들어 놓고 항상 스스로에게 되묻곤 하였다고 한다. 

인생, 성공, 노후, 행복은 질문과 독서에 의해 결정적으로 달라지게 된다.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함께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우리의 삶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지금, 무엇을, 어떻게 묻느냐가 우리의 인생을 좌우한다는 사실 잊지 말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질문을 많이 하고 학습하는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 모르면서 아는 척하지 말고, 모르면 모른다고 인정하고 알려고 노력하는 시니어가 되기바란다.

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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