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사리는 기업들... 하반기 신규채용 20% 줄인다
몸 사리는 기업들... 하반기 신규채용 20% 줄인다
  • 손영남 기자
  • 승인 2019.06.28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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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이어 대기업까지 채용 규모 줄이는 상황
구인난 여전한 중소기업, 이유는 월급이 맞지 않아서
자료 고용노동부
‘2019년 상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 인포그래픽. 자료 고용노동부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얼어붙은 취업 시장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올 3분기까지 신규 채용 규모를 20% 이상 줄일 것으로 밝혀졌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그간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발맞춰 신규 채용을 이어왔던 대기업조차도 채용을 줄일 것이라는 보고다. 

고용노동부는 6월 27일 ‘2019년 상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 같은 예상을 내놓았다. 발표에 따르면 올해 2분기부터 3분기까지 채용 계획 인원은 25만 1000명으로 추정돼 지난해 같은 기간 31만 4000명에 비해 20% 가까이 감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는 전국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 3만 2000곳을 조사한 결과라 더욱 신빙성이 높다. 최근의 기조에 비춰본다면 그리 놀라울 것도 없지만 문제는 채용 시장을 선도하던 대기업마저 주춤거린다는 점이다.

지난 하반기 동일 조사에서 대기업은 채용 규모를 14.5% 늘리며 채용 시장을 다독였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급변했다. 300인 이상 사업체의 예상 채용 규모는 3만 1000명으로 전년 동기(3만 3000명)보다 5.0% 줄어든 것.

300인 미만 사업체인 중소기업의 채용계획은 22만명으로 전년 동기(28만 1000명) 대비 21.8% 준 것에 비하면 비율은 적지만 대기업이 지니는 상징성을 고려한다면 결코 가볍게 볼 수치는 아니다. 대기업의 일자리는 기본적으로 양질의 일자리이기 때문에 안 그래도 비좁은 채용 시장의 문이 더 좁아진 것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커지는 탓이다. 

경제상황의 불안도 그렇지만 각 기업들이 현재 상황에서 더 필요한 인원을 뜻하는 ‘부족인원’의 감소도 채용규모 축소에 일조했다. 올 4월 기준으로 사업체의 채용여부·채용계획과 무관하게 현재 조건에서 더 필요한 인원을 뜻하는 부족인원은 23만 5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만 1000명(20.5%) 감소했다. 기업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인원이 준 것이 채용규모 감소를 불러왔다는 해석이 가능한 지점이다. 

자료 고용노동부
연도별 부족인원 및 인력부족률. 자료 고용노동부

직종별로 채용계획 인원을 살펴보면 운전 및 운송 관련직(3만 7000명), 경영·회계·사무 관련직(3만 3000명), 영업 및 판매 관련직(2만 1000명), 보건·의료 관련직(1만 9000명), 환경·인쇄·목재·가구·공예 및 생산단순직(1만 6000명) 순으로 많았다. 

적극적인 구인에도 인력을 충원하지 못한 미충원 비율(1분기)은 300인 미만 사업체(10.8%)가 300인 이상 사업체(3.5%) 보다 훨씬 높았다.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각각 1.5%포인트, 1.6%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전체 미충원 비율은 9.3%로 전년동기 대비 1.5%포인트 하락했다. 전반적인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현상(구인과 구직 수요가 일치하지 않는 현상)은 다소 해소된 셈이다. 

미충원 사유로는 300인 미만 사업체에서는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27.7%)이 가장 높았으며, '구직자가 기피하는 직종이기 때문'(22.1%)이 다음 순으로 나타났다. 300인 이상 사업체에서는 '다른 사업체와의 격심한 인력유치경쟁 때문'(27.5%),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기 때문'(22.8%)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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