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국내 일자리, 대한민국 청년 떠나고 외국인 근로자가 차지했다
[초점] 국내 일자리, 대한민국 청년 떠나고 외국인 근로자가 차지했다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3.07.11 10: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얼어붙은 내국인 노동시장, 고용보험 가입자 3명 중 1명이 외국인
외국인 근로자 12만 7000명 느는데...청년 고용보험 가입자 수 9개월 감소
일터 떠나는 대한민국 청년, 파트타임 근무나 무직에 만족
일하지 않고 쉬는 청년이 늘면서 빈 일자리가 2030 외국인 근로자로 메꿔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하지 않고 쉬는 청년이 늘면서 빈 일자리가 2030 외국인 근로자로 메꿔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지난 달 신규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37만 명을 넘기며 올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고용행정 통계 자료가 발표됐다. 그러나 국내 고용시장을 낙관해서는 안된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 중 외국인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적지 않아서다. 

더군다나 국내 내국인 청년들의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어 일할 수 있는 내국인이 일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는 환경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고용노동부가 10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2023년 6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고용보험 가입자수는 1518만3000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37만4000명(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 수 중 고용허가제 외국인(E9, H2)이 12만 7000명을 차지하고 잇는 것으로 나타나 내국인 증가 수는 24만 8000명에 그쳤다.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수 3명 중 1명이 외국인인 셈이다. 

이와 같은 수치는 둔화된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하고 구인난을 겪는 기업의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 도입이 적극적이었던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고용보험 의무 가입의 확대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고용허가제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보험 가입은 지난 2021년 상시근로자 30인 이상 사업장을 시작으로 올해 1월 1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됐다.

고용허가제 외국인 가입자 수는 지난 2월 13만명에서 3월 15만4000명, 4월 16만9000명, 5월 17만7000명, 6월 18만4000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고용허가제 외국인의 89.7%가 제조업에 집중돼 있어 제조업 가입자 동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실제로 지난달 전체 제조업 가입자 증가는 11만6000명이었으나 이중 고용허가제 외국인이 11만명이다. 내국인 증가는 6000명 남짓인 셈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고용상황을 해석할 때 전체 및 제조업에 관해서는 유의할 필요가 있으며, 향후 외국인력 규모가 확대되면서 영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29세 이하 청년 층의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지난해 9월부터 10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는 6만 9천 명(2.1%) 증가한 343만 1천 명을 기록했으며 40대는 358만 6천 명으로 지난해 6월보다 1만 명(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외국인 고용보험 가입자 연령대가 보편적으로 2030세대가 다수를 이루고 있어 외국인 근로자를 제오하면 실제 내국인 2030세대의 고용보험 가입 증가 수치는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용노동부가 밝힌 고용보험 강비자 수 증감 추이

■ 젊은 외국인 근로자 느는데 국내 청년은 일터 떠난다
취업자 수는 증가하는데 비해 '일 안하는 청년'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0대 인구는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자연스러운 인구 감소와 일에 대한 가치관 변화, 일자리 미스매칭 문제가 심화되면서 일본과 같이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니트족이나 프리터족, 어떤 일 조차 하지 않는 청년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청년들의 학력과 기대소득은 높아지는데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격차는 해마다 벌어지다보니 대기업 입성에 실패한 이들이 직장 자체를 선택하지 않는 일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경제 불확실성으로 비현금성 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틱톡커 등 새로운 '업'의 등장에 청년들이 직장을 떠나는 일이 늘고 있다. 

지난 달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청년 취업자 400만5000명 중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104만3000명(26.0%)이다. 이 중 '재학'은 47만2000명, '휴학'은 8만2000명 뿐이었으며 나머지 50만 명 가까이가 학업을 마친 뒤에도 풀타임을 근무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한 주 36시간 미만 청년 취업자 가운데 74.5%(33만3000명)는 '계속 그대로 일하고 싶다'고 답해 주 40시간 이상 장시간 근로, 안정적인 직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애대해 숭실대학교 경영대학원 장정빈 겸임교수는 "달라진 직업관에 따라 고용행정 통계를 포함해 고용에 대한 관점 자체를 바꿔야한다"며 "단순히 청년들을 기성세대가 규정하고 있는 직장으로 끌고오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원하는 '일'을 만들고 그 일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