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국인은 왜 일본여행을 많이 갈까
[기자수첩] 한국인은 왜 일본여행을 많이 갈까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3.03.15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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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 사용 자유롭지 못한 직장인, 거리 가까운 일본이 최선의 선택지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코로나19로 막혔던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한 번에 터졌다. 이와 함께 동시에 불씨가 붙은 것이 급증하는 일본여행을 둔 NO재팬 논란이다. 

NO재팬은 일본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에 대한 입장과 전범기업의 강세, 또 몇몇 일본 기업의 수뇌부가 발언한 '망언'에서 불붙은 일본 불매운동이다. 2019년 '이시국'이라는 단어가 유행어처럼 번질 정도로 퍼졌던 일본 불매운동은 코로나19라는 전세계적인 감염병에 파묻혔다. 

그리고 코로나19로 3년이라는 시간동안 닫혀있던 하늘길이 다시 열리자 일본 여행 수요는 그야말로 폭발했다. 지난해 10월 일본이 해외 여행객을 전면 수용하면서 일본을 찾는 이들이 폭증한 것이다. 

오죽하면 일본 중에서도 한국인의 여행 수요가 많은 오사카는 일본인보다 한국인이 더 많다는 말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대한민국 오사카시'라는 농담도 던질 정도다. 

일본정부관광국(JNTO)가 밝힌 올해 1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의 숫자는 56만 5200여명이었으며 4개월 연속 일본을 찾은 외국인 1위를 한국이 차지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NO재팬 운동을 하지 않는 이들을 두고 비판의 손가락질을 하기도 한다. 

사실 코로나19 이후가 아니더라도 일본은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해외 여행지 중 하나였다. 왜일까? 비슷한 식습관 문화와 환경으로 큰 거부감이 없고 별도로 비자를 받는데 힘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접근성이 높다. 이는 일본도 마찬가지여서 우리나라를 찾는 방한 외국인 1,2위는 항상 중국과 일본이 차지하고 있다. 

일본 여행이 인기인 것은 현재 엔저현상이나 문화 등 여러가지 이유가 복합적이나 그 중에서도 단연 우리나라와의 거리적 위치, 가까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가깝기 때문에 만만한 것'이다. 항공길이 닫히기 이전인 2019년 한국이 가장 많이 방문한 국가는 역시 일본으로 558만 4597명에 달한다. 다음은 중국으로 434만 6567명의 한국인이 중국을 찾았다. 모두 동아시아 국가다.

일본의 인기여행지와 인천공항의 항공 시간을 살펴보면 오사카는 1시간 50분, 후쿠오카는 1시간 20분이면 목적지에 도착한다. 비교적 거리가 먼 도쿄도 2시간 20분 수준이고 일본의 가장 북단에 위치한 훗카이도의 대표적 도시인 삿포로와의 거리도 3시간 남짓이다. 

반면 한국인이 자주 찾는 또다른 여행 국가인 베트남이나 태국은 평균 비행 시간이 5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출입국 심사 시간과 숙소로 이동시간까지 고려하면 반나절에서 길게는 하루 꼬박을 소요해야 여행 국가에 도착할 수 있는 셈이다. 

동남아 위치 정도로만 여행지를 잡아 이동 한다고 해도 못해도 꽉 찬 3박 4일은 소요해야 게 중 이틀 정도만 여유있게 여행지를 둘러볼 수 있다.  

그렇다보니 평범한 직장인은 여행지를 선택하는데 있어 자유롭지 못하다. 혼자 가는 여행이라면 모를까 친구, 가족, 동료와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반드시 직장인 한명은 있기 마련이다.

직장갑질119가 주 초 밝힌 보도자료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3명은 연차 사용에 자유롭지 못하다고 밝혔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특히 비정규직이거나 5인 이하 소규모 사업장 근로자의 경우는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유급 연차 휴가를 원하는대로 사용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하루 짜리 연차 사용도 눈치를 보며 사용하고 원하는 날짜에 쉽게 사용하지 못하는게 현실인 상황 속에서 해외여행 선택지는 많지 않다. 

10박 이상이 소요되는 유럽, 미주 여행은 커녕 동남아 여행 마저도 주말을 붙여 연가를 낼 수 있는 여름휴가때나 사용할 수 있는 현실, 이런 가운데 만만하게 2박 3일~3박 4일의 일정으로 도전할 수 있는 해외여행지가 일본인 것이다. 

갈 수만 있다면 유럽, 미주 국가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한국 직장인들을 위해 '주어진 연차'를 당연하고 당당하게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시기가 오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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