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치솟은 배달료에 앱 등돌린 소비자...배달기사는 소득감소에 발 동동
[이슈] 치솟은 배달료에 앱 등돌린 소비자...배달기사는 소득감소에 발 동동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3.03.22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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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요기요, 쿠팡이츠 주요 3사 배달앱 이용자 3000만명대 무너져
고물가·높은 배달료에 수요 급감→배달기사 소득 반토막
배달앱 이용자 수 3000만명 선이 무너졌다. 배달앱 사용자가 빠르게 줄면서 배달기사들은 당장의 수익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배달앱 이용자 수 3000만명 선이 무너졌다. 배달앱 사용자가 빠르게 줄면서 배달기사들은 당장의 수익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배달 라이더 일을 전업으로 하는 김 씨는 최근 고민이 크다.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게 되면서 소위 '몸 좀 고생하면 돈 좀 벌 수 있다'는 배달기사 일에 뛰어든지 3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최근 수익이 눈에 띄게 줄어든 탓이다. 눈 코 뜰 새 없이 울리는 콜 전화에 몸이 부서져라 뛰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젠 잠잠한 기기가 야속하기만 하다.

"배달기사를 부업으로 하는 분들도 수익이 줄어 고민이겠지만 저처럼 배달 기사 일이 주업인 사람은 당장 수익이 반토막이 나 막막한 지경입니다. 앞으로 날씨가 풀려 외부 활동이 많아지면 소득이 더 줄어들 수도 있어 걱정이 큽니다"

줄어드는 배달 콜 수에, 오르는 유류비에, 무엇 하나 마음처럼 되지 않는 현실 속 김 씨는 겨울보다 시린 봄을 준비해야할 지경이다. 미래는 막막한데 이런 입장을 이야기해도 주변에서는 "누가 억지로 시킨 일이냐"며 배달 라이더 일을 택한 김씨를 힐난하는 경우가 더 많아 답답함을 토로할 곳 마저도 마땅치 않다. 

코로나19라는 위기에서 일자리를 잃은 그는 또 다시 생계 위기에 놓일 것이란 불안감을 감추기 어렵다고 말한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급성장한 배달시장에 우려했던 한파가 몰려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다시 대면 식문화 자리가 많아지자 배달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지난 코로나19 시기 3년간 급격히 인상된 배달료 등으로 소비자들의 반감이 커진터라 배달앱 자체를 기피하는 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배달비를 낮춘 묶음 배달 서비스를 새로운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여론은 좋지 않다. 

이처럼 배달앱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크게 줄면서 가장 위협을 느끼는 것은 단연 배달기사다. 코로나19로 직장을 잃거나 취업 문턱에 가로 막힌 이들이 뛰어들면서 배달기사 시장은 이미 과포화 상태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요마저 줄면서 공급이 차고 넘치게된 배달기사들의 수익 감소가 불보듯 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앱 3사의 2월 이용자 수는 2922만 명으로 추정된다.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교해 18.5%가 급감하면서 3000만명 대 선이 무너졌다. 

업계 관계자나 일반 대중들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코로나19 시기 배달 수요가 급증하면서 배달기사를 구하는 일이 하늘의 별따기 처럼 여겨지다보니 배달비용이 천정부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당초 1000원대를 호가하던 배달료는 3년사이 1만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때마다 소비자들의 불만은 쌓여왔다. 이런 와중에 코로나19 규제 완화와 물가 상승이 겹치며 소비자들의 발 길이 뚝 끊긴 것이다. 

배달앱 플랫폼들은 저마다 프리미엄 배달 서비스를 내세우며 배달료 인상에 기여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배달앱 사용에 대해 입점 점포들은 높은 수수료로, 이용 소비자는 높은 배달료로 불만이 쌓이면서 어플리케이션을 이탈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배달앱 사용에 대해 입점 점포들은 높은 수수료로, 이용 소비자는 높은 배달료로 불만이 쌓이면서 어플리케이션을 이탈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서울 거주 직장인 A씨는 "배달앱을 이용하면 최소 금액을 맞춰야하는데 불필요한 지출을 하게 될 뿐더러 배달비도 최소 3천원 이상 소요된다. 5천원, 6천원을 넘는 배달료도 많아서 포장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매장에서 직접 주문하는 것보다 비싸 배달앱보다는 매장 주문을 이용한다"고 밝혔다. 

이탈 고객이 많아지자 배달이민족은 자구책으로 '알뜰배달'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동선이 비슷한 배달의 경우 여러 건 묶어서 배달하는 서비스다. 하지만 소비자 반응은 시원치 않다.

당초 한 집에 하나의 배달만 제공하는 배민1 서비스로 프리미엄화를 통해 배달료를 인상했으면서 다시 역으로 여러 건 묶어서 배달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온 것이다. 

배달앱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커지면서 크게 증가한 배달기사는 수입 감소의 위협을 받고 있다. 당장 배달기사들은 지난해보다 콜 수가 40% 이상 줄었다고 호소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며 지난 2022년 단순노무 종사자는 400만명을 돌파하며 크게 급증했는데 대다수가 배달기사다. 비대면 문화가 빠르게 퍼지면서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배달음식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고 이 과정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저숙련, 중숙련 노동자도 빠르게 뛰어들 수 있는 배달기사 시장이 크게 확대됐다. 

공급이 지나치게 늘어난 상태에서 수요가 급감하면 당연히 배달기사 한 명당 수익은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이들 대다수가 특별한 전문 경력을 쌓거나 고숙련 직업으로 편입될 수 있는 가능성이 낮은 취약계층이라는 데 있다. 

전업 배달원 B씨는 "일상 회복에 고물가에 높은 배달비까지 겹치면서 배달 수요가 크게 줄어 점심시간에도 콜을 못받는 경우도 있다"며 "봄이 오고 날씨가 풀리면 수익이 더 줄어들까봐 걱정이다. 최근 수익이 최소 50만원 이상 줄었다"고 호소했다. 

급성장하면서 수많은 사람이 몰렸던 배달라이더의 대량 실업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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