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재취업(전직)지원서비스 의무화 대상 기업들, 미흡한 준비태세 우려
[기획] 재취업(전직)지원서비스 의무화 대상 기업들, 미흡한 준비태세 우려
  • 손영남 기자
  • 승인 2020.05.26 0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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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담당자들조차 갈팡질팡.. 모호한 법 세부 규정 내역 파악 어려워
위반시 제재 규정 아직 미정이지만 시간 쫓겨 서두르다 낭패 당할 수도
인사담당자라면 파악해야 할 기본 숙지 사항 모르는 경우도 허다

 

지난 20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재취업지원서비스 솔루션 세미나. 이날 참석한 1000인 이상 기업의 담당자들은 하나같이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정보 부재와 함께 정부의 지원이 어느 정도까지 이뤄질 지에 대한 궁금증을 드러냈다.

# A 대기업 인재개발팀 운영팀장인 B씨는 얼마 전 뜻하지 않게 곤혹을 치러야 했다. 5월 1일 시행된 재취업지원서비스에 대해 상사가 지시한 준비 보고서가 미흡하단 이유로 날 선 핀잔을 감내해야 했던 까닭이다. 이는 꼭 그의 잘못만은 아니다. 현행 개정법과 그에 따른 시행령만으로는 파악이 어려운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재취원(전직)지원서비스 의무화 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지만 정작 이 법의 적용대상인 1000인 이상 기업들의 움직임이 생각보다 더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직은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주된 이유지만 걱정스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관련 작업을 진행하게 될 인사 담당자들이 법의 해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그것. 정확히 무엇을 준비해야하는지, 어떤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지에 대해 밑그림을 그리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얼마전 발표된 한 설문조사가 현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 4월, 글로벌 인사 조직 컨설팅 기업인 퍼솔켈리 컨설팅이 ‘전직(재취업) 지원서비스 의무화 제도도입’에 대한 기업 입장의 의견 수렴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를 실시했는데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설문 조사 결과, ‘전직서비스 의무화’ 시행에 대해 “알고 있고,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 인사담당자 및 관리자는 전체의 11.7%에 불과했다. “전혀 알고 있지 않다”는 응답자가 37.2%를 기록했으며, “시행에 대해서는 알고 있으나, 세부적인 내용은 모른다”는 응답이 51.1%로 가장 많았다. 

같은 조사에서 “귀사는 전직서비스 운영이 현재 또는 앞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과반수 이상인 68.1%의 응답자가 “그렇다”고 응답한 것에서 알 수 있듯. 대부분의 기업 관리자가 전직서비스의 필요성을 느끼고는 있는 상황에서 정작 이를 준비해야 할 인사담당자들은 안개 속을 헤매고 있는 상태다.

법 시행 이전에 실시된 설문 조사라는 점을 감안한다손 쳐도 인사담당자들이 재취업지원서비스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온도 역시 설문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상황의 심각성을 일깨워준다.

지난 2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재취업지원서비스 솔루션 세미나에서 만난 국내외 대기업 및 금융기관 인사 담당자들에게 관련 질문을 던져본 결과는 설문 그 이상의 낭패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참석자 대부분은 재취업지원서비스 의무화에 대한 정보 획득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었던 것. 

이 자리에 참석한 이들은 그나마 재취업지원서비스에 대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부류라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현장 상황은 더 심각할 것이 분명하다.

■ 내년 3월까지 재취업지원서비스 제공 현황 제출해야
“현재로서 명확한 부분은 재취업(전직) 지원서비스를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는 사실 뿐이다. 그 외에는 무엇을 해야할지조차 감이 서지 않는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대형 물류회사의 인사담당자가 전한 말이다. 농반진반인 그의 말은 그만큼 재취업지원서비스에 대한 정보 획득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국내굴지의 제과업체 C사의 인사담당자는 이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관계부처에 수차례 통화를 시도하고서도 큰 소득이 없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어쨌든 준비는 필요한 상황이라 자료를 들여다보고는 있지만 솔직히 모호한 부분이 너무 많다. 그래서 근로복지공단이나 고용노동부에 전화를 돌려봤지만 담당자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거나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대답을 듣기 일쑤였다. 상황이 이러니 뭔가 준비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태다.”

예전 같았으면 법 시행과 함께 기업과 근로자를 상대로 적극적인 정책홍보에 나섰을 상황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정책 진행이 원만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이에 관한 정보획득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이날 참석한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전했다. 다행히 아직은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나중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 같아 걱정이라는 그들의 말처럼, 재취업지원서비스 준비는 빠르게 준비될 필요가 있다.

시행령에 따르면 1000인 이상 기업들의 숙제는 내년 3월까지는 무조건 끝나야 하는 상황이다. 시행령 제6조(재취업지원 서비스 운영결과 제출)는 ‘사업주는 다음연도 3월말까지 별지 제2호 서식에 따른 재취업지원서비스 제공 현황을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10개월 정도의 시간이 있다고는 하나 최종보고서를 올려야 하는 3월까지 해야 할 일이 한둘이 아닌 것을 고려하면 지금부터 단계별 작업이 진행되어야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

재취업지원서비스 운영 결과 양식. 해당 기업은 내년 3월까지 이를 관계기관에 제출해야만 한다. 자료제공 고용노동부

■ 기업 부담 줄이려는 정부 의지도 읽혀
어느 법이든 시행 초기의 혼선은 으레 발생하기 마련이다. 재취업지원서비스 의무화법 역시 대동소이한 상황. 이에 정부는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없지는 않다. 당장 최종 시행령 부칙 제2조(재취업지원서비스 제공기간에 관한 특례)의 경우, 지난 1월말 공개한 시행령 부칙에 없던 내용이 새로 추가되기도 했다. 

지난 1월말 시행령에서 재취업지원서비스 제공기간에 관한 특례를 적용하는 대상을 시행령 시행 이후 6개월 이내로 정했던 것을 최종 시행령에서는 시행령 시행 이후 1년 이내로 확대한다고 규정한 것이 그것이다.

최종시행령에서는 재취업지원서비스 제공기간에 관한 특례 기간을 당초 6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하며 기업들의 부담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다.

또한 '사업주의 재취업지원서비스 제공에 관한 규정'에서 전직지원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규정해놓기도 했다. 

첫째는 이직 후 취업 또는 창업할 것이 확정된 경우
둘째는 이직 후 취업 등의 의사가 없는 경우,
셋째는 질병·부상 등으로 인해 재취업지원서비스 참여가 어려운 경우다. 

사업주는 세 가지 사례에 해당할 경우 근로자로부터 서면 또는 전자적 방법으로 동의를 받고,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해당 근로자가 이직한 후 2년간 보관하면 된다. 고용부가 기업들의 부담을 고려해 경영계 쪽 의견을 상당 부분 받아들인 대목으로 논란의 소지가 다분한 구석이나 일단 법령은 이를 규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정부는 시행 초기의 혼란을 고려해 상당 부분 기업들의 입장을 반영해놓은 상태다. 지금대로라면 재취업지원서비스를 제대로 운영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 어떤 페널티를 줄 것인지조차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물론 이와 관련된 규제를 관계당국과 계속 조율 중이라는 게 고용부의 입장이니만큼 어떤 식으로든 규제 방안이 확정될 것만은 분명하다. 

규제의 유무나 기업의 부담 여부와 관걔없이 재취업지원서비스 의무화법이 제대로 자리잡는 것든 중요하다. 

급격한 고령화가 진행되는 우리 입장에서 중장년 인력을 체계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국가 차원에서도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취업지원 서비스는 중장기적 측면에서 바람직하고 또한 매우 중요하다. 

몇몇 기업들이 비용과 시간 등의 부담을 예로 들며 마뜩찮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도 이를 통한 이익이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20년 이상 재취업지원서비스를 연구해온 한국고용정보원 이상현 연구위원은 재취업지원서비스를 통해 기업이 얻는 이익이 한 둘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비자발적 이직자에 대한 배려 등의 직장 문화 정착에 따른 근로자의 조직 몰입도 향상 등으로 근로자의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보고가 많다”면서 “뿐만 아니라 퇴직 및 이직 근로자에 대한 사업주의 책임 있는 관행 조성을 통한 사업 이미지 개선 등으로 신규 우수 인력 유치 효과도 상당하다”고 재취업지원서비스의 안착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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