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익 컨설턴트의 소소한 일상이야기74] 대한민국은 손흥민 보유국이다
[한상익 컨설턴트의 소소한 일상이야기74] 대한민국은 손흥민 보유국이다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05.31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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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익
•푸른소나무 life plan consulting 대표
•수필가 •재취업지원 컨설턴트 
•한국생애설계사(CLP)

내가 동기 부여 강의를 할 때마다 빼먹지 않고 보여주는 동영상이 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독일과의 축구 경기에서 손흥민 선수가 골을 넣는 장면이다. 

2018년 월드컵 조 편성에서 한국은 독일, 멕시코, 스웨덴과 함께 F조에 편성되었다. 독일과의 마지막 경기를 하기 전까지 멕시코와는 1대 2, 스웨덴과는 0대 1로 져서 조 최하위를 차지했기 때문에 한국 팀은 거센 비난을 받았고 축구 전문가들의 한국 대표 팀에 대한 평가는 박할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독일 팀은 이전 2014년 월드컵에서 우승한 팀이었기에 한국의 독일전 승리 확률은 1%도 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비하했다.

하지만 경기는 한두 차례 위기는 있었지만, 예상 외로 비등하게 진행되었고 전후반 90분이 지나도록 승부가 나지 않았다. 후반전 45분이 모두 소진된 후 선수 부상 등으로 지체된 시간을 고려해서 6분의 추가 시간이 주어졌다. 

예상 밖의 긴 추가 시간에 독일 팀이 유리하겠다고 생각했지만, 추가 시간 2분 만에 손흥민 선수가 코너킥으로 올린 공이 독일 문전에서 혼전을 벌이다 수비수인 김영권 선수가 차 넣어 1대 0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비기기만 해도 16강 진출을 하게 되는 독일 팀에서는 골키퍼까지 나와 공격에 가담하면서 어떻게든지 한 골을 넣으려고 했다. 그렇지만 그게 독일에 독이 되고 말았다. 

골 문을 비우고 공격에 가담한 노이어 골키퍼(당시 중계방송 아나운서가 쉴 새 없이 이 선수의 이름을 불러주는 바람에 지금도 생생히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의 공을 빼앗은 주세종 선수가 전방에 나가 있는 손흥민을 보고 길게 공을 넣어 주었고 손흥민은 온 힘을 다해 뛰어 결국 골을 만들어 내며 이길 확률이 1%도 안 된다는 독일 전에서 2대 0 승리를 거두었다. 

언제 보아도 흥분되고 감동적인 이 장면을 보여 주면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걸 강조하고 손흥민이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가를 설명해준다. 90분 동안 공격과 수비를 오가며 모든 힘을 다해 뛰었는데도 불구하고 마지막 이 골을 넣기 위해 그는 약 50미터가 되는 거리를 5초 56에 뛰어가서 결국 골을 만들어 냈다. 

육상 50m 세계 기록이 5초 56이라고 하니 가속이 붙은 손흥민의 스피드는 정말 놀라웠고 그것도 전후반 90분을 다 뛴 후에 나온 기록이라 경이롭다고 할 수밖에 없다. 

비록 2018년 월드컵에서 우리나라는 16강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마지막 조별 경기에서 이전 월드컵 챔피온인 독일을 통쾌하게 2대 0으로 물리침으로써 온 국민에게 벅찬 감동을 안겨주고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여주었다.

지난주에 손흥민이 다시 한번 대한민국 아니 더 나아가 아시아의 위상을 높여주고 많은 국민에게 기쁨을 안겨준 대단한 사건이 있었다.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에서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을 제치고 득점왕에 오른 것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는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중 가장 경쟁이 치열하고 수준이 높은 리그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손흥민의 득점왕 등극은 역사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지금에서야 하는 부끄러운 얘기지만 득점왕 여부가 결정되는 노리치 시티전 경기가 있는 날 생중계를 봐야 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망설였었다. 경기가 밤 12시에 시작하면 새벽 2시나 돼야 끝날 텐데 내 나이에 일상생활의 루틴을 깨뜨리면서까지 봐야하나 하는 생각 때문에 밤 12시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멀게만 느껴졌다. 

축구 좋아하는 아들들이라도 옆에 있으면 분명히 통닭이나 피자 시켜 먹으면서 흥분된 마음으로 기다리겠지만, 늦은 밤 홀로 거실에 덩그러니 앉아 보자니 자꾸 마음이 약해졌다. 

더구나 밤늦게까지 기다려 생중계를 보는 것에 의구심을 갖게 했던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한 축구 전문 기자가 쓴 손흥민과 지금 K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승우와의 평행이론에 관한 글 때문이었다. 

그 기사의 요점은 K리그의 이승우가 골을 넣으면 멀리 프리미어 리그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도 골을 넣고, 손흥민이 골을 넣으면 이승우도 골을 넣었다고 분석했다. 

그래서 마침 손흥민의 경기 전에 K리그 이승우가 출전하는 경기가 있어 기대하고 봤지만, 이승우가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골을 넣지 못했기 때문에 그 기자가 주장한 평행이론에 따라 혹시라도 손흥민이 골을 넣지 못하면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클 것이고 내 빼앗긴 잠에 대한 보상도 받지 못할 것 같은 생각에 밤 12시까지 기다리는 것이 망설여졌다. 

그래서 무심히 TV 채널을 돌리는 데 한 스포츠 방송국에서 2018년 월드컵 독일과의 경기를 다시 보여주는 바람에 정신이 확 들었다. 그때의 감동이 다시 내 마음을 채우면서 손흥민에 대한 기대와 바람이 커갔고 다시 마음을 다잡고 손흥민의 경기를 지켜보기로 했다.

손흥민은 노리치와의 경기 전까지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집트 출신의 살라에게 1골 차이로 뒤지고 있었다. 그리고 살라가 부상이 있어 마지막 경기 선발 명단에서 빠졌기 때문에 손흥민이 1골만 넣으면 공동 선두가 되고 2골을 넣게 되면 단독 선두가 될 수 있었다. 

전반전에 좋은 득점 찬스가 무산되면서 조금씩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후반전에 동료의 어시스트를 받아 손흥민이 문전에서 침착하게 골을 터트려 공동 선두가 됐고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손흥민 존으로 불리는 곳에서 공을 감아 차서 도저히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는 멋진 골을 터트리는 것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터져 나온 환성에 하마터면 잠자는 식구를 모두 깨울 뻔했다. 

결국은 후반에 투입된 살라도 한 골을 넣는 바람에 공동 득점왕이 되었다. 하지만 살라는 패널티킥 득점이 5골이나 포함되어 있지만 손흥민은 패널티킥 없이 오로지 필드골로 23골을 넣었기 때문에 골 순도 면에서 차이가 난다.

손흥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득점왕 등극은 자신의 우상이었던 세계적인 선수 호날두를 뛰어넘은 것뿐만 아니라 유럽인들의 독무대에서 축구 변방인 아시아 출신 선수 최초로 득점왕에 오른 역사적 사건이다. 

그 역사를 쓴 선수가 대한민국의 손흥민이라는 게 자랑스럽다. 손흥민이 대한민국 출신이라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위상과 호감도가 높아졌다. 그의 국가에 대한 기여도는 돈으로 매길 수가 없다.

우리는 손흥민과 같은 걸출한 선수가 성취한 결과에만 환호하기 쉽지만, 오늘의 손흥민이 있기까지 흘린 소중한 땀방울을 생각해야 한다. 

오른발잡이였던 손흥민이 왼발도 잘 쓸 수 있도록 일부러 양말을 신거나 바지를 입을 때 그리고 축구화를 신을 때도 왼쪽부터 하도록 습관을 들이고, 손흥민 존으로 알려진 곳에서의 슈팅 능력을 키우기 위해 매일 1,000개씩 슛 연습을 했다고 한다. 

위치를 옮겨가며 오른발로 500번, 왼발로 500번씩 슛 연습을 하여 명실상부한 손흥민 존을 만들었다.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뛸 수 있다면 나는 얼마든지 수도승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그의 뚜렷한 목표 의식과 열정 그리고 결기는 느슨해지려는 나의 마음을 다잡아 준다.

이제 명실상부하게 세계적인 축구 선수 반열에 오른 손흥민이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어떤 역사를 만들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고 가슴이 뛴다. 내 가슴을 뛰게 해주는 손흥민을 보유한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

한상익(myhappylifeplan@gmail.com)
•푸른소나무 life plan consulting 대표
•수필가
•재취업지원 컨설턴트
•한국생애설계사(CLP)/생애설계 전문강사 
•뉴질랜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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