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평택 SPC 제빵공장에서 20대 근로자가 끼임사고로 사망한 뒤 SPC 불매운동이 번질 정도로 산재사망의 책임에 사회적 목소리가 높게 나타났다. 어느 새 불매운동은 조용해졌고,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나 사고 예방대책 마련에 대해서 알려지지 않은 채 어느 덧 1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러던 중 지난 8일 SPC 성남공장에서 일하던 근로자가 끼임사고로 심정지 상태가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 후 호흡과 맥박이 돌아와서 응급수술을 하였지만  끝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해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874명인데, 이 중 끼임으로 인한 사망사고는 전체의 10.3%에 해당하는 90명이다. 

떨어짐(322명), 부딪힘(92명) 다음으로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는 끼임사망이 나와는 거리가 먼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일상적인 작업에서 발생하는 사고들을 살펴보면 귀중한 생명이 한 순간에 사망함을 알 수 있다.

지난 해에도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끼임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례가 많은데, 경북 청도에서 고춧가루 배합작업 중 배합기 내에 엉켜있는 고춧가루를 풀기 위해 손을 넣었다가 몸이 끼여 사망한 사건이 있다. 

부산 해운대구의 한 식당에서는 깍두기 양념을 배합하는 기계를 작동하다 사망한 사건이 있는데, 재료를 넣기 위해 뚜껑을 열고 손을 넣었는데 고무장갑이 끼여 말려 들어가면서 사망사고가 발생하였다.

차량과 관련된 끼임사망도 많은데, 부산의 주차타워 지하에서 한 근로자가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이 사실을 모르고 주차 리프트를 작동시켜 끼여 사망한 사고가 있다. 

충남 부여의 한 주차장에서는 차량 앞의 보닛을 열고 차량을 점검하고 있었는데, 차량이 갑자기 전방으로 움직여 뒤에 있던 차량 사이에 끼여 사망한 근로자도 있다. 

전북 임실의 한 카센터에서는 시동이 걸려 있는 차량에서 운전석 쪽으로 몸을 넣어 내부를 점검하다가 차량이 갑자기 앞으로 움직여 차량 문에 끼여 사망한 사건도 있다. 

청소나 점검작업 중 발생한 사고도 있는데, 울산의 한 사업장에서 빗자루로 냉각기 내부를 청소하고 있었는데, 정지되어 있던 냉각기가 갑자기 가동되면서 스크류에 말려들어가 끼여서 사망한 일이 있다. 

인천 남동공단에서는 작업 중이던 근로자가 기계에 목 부위가 끼여 사망하였는데 안전센서가 불량이어서 상체가 끼었는데도 기계가 멈추지 않아 사망하게 되었다. 

충남 예산의 한 과수원에서 일하던 농부는 지주용 파이프와 농기계 사이에 끼여 사망하였고, 경기도 고양시 한 화훼농원에서는 혼합기를 이용하여 흙과 거름을 섞는 작업을 하던 대학교 화훼학과의 실습 대학생이 회전하는 기계에 몸이 끼여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대부분의 끼임사고는 사전에 예방이 가능하고,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사고들이다. 유사한 사고가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사람이나 물체가 가까이 있으면 기계가 작동하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를 반드시 부착해야 하고, 안전장치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정기적으로 잘 확인해야 한다. 

생산속도나 효율성을 이유로 설치된 안전장치를 제거할 수 없도록 하여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혜선 교수
ㆍ가톨릭대학교 보건의료경영대학원 교수
ㆍ한국보건안전단체총연합회 회장
ㆍ대한환경건강학회 회장
ㆍ부천근로자건강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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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으로 보는 [정혜선 교수의 직장인 건강관리] 일상 작업에서 발생하는 끼임 사망사고 예방대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