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 박사의 물류이야기] '놀이하는 인간'의 출현: 호모 루덴스와 물류
[이상근 박사의 물류이야기] '놀이하는 인간'의 출현: 호모 루덴스와 물류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09.11 0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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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

‘호모 루덴스(Homo Ludens)’는 라틴어로 '놀이하는 인간'이라는 의미를 가진 표현이다. 이 용어는 1938년에 네덜란드의 문화 역사학자 요한 호이징하(Johan Huizinga)가 그의 저서 "Homo Ludens"에서 제시한 개념으로, 사람들이 문화와 사회의 발전 과정에서 놀이의 역할을 중시하고 있다는 주장을 기반으로 한다.

호이징하는 놀이가 단순히 아이들의 활동이나 여가 시간의 활동으로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문화와 사회의 기초적인 형태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예술, 종교, 전쟁, 정치, 법률 등 다양한 사회적 현상에서 놀이의 요소를 찾아낸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놀이는 문화 발전의 중심이며,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중 하나이다. 이러한 관점은 인간의 행동과 문화 발전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하며, 놀이와 게임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현대 사회와 교육, 그리고 다양한 분야에서의 의미와 가치를 재평가하게 한다.

물류 업계는 전통적으로 그 본질에서 복잡한 시스템, 정밀한 타이밍 그리고 다양한 규제에 의해 주도되는 분야로 간주되어 왔다. 이 분야는 정확한 예측, 신속한 반응, 그리고 끊임없는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매우 경쟁이 심한 환경에서 운영된다. 

따라서 이를 위해 세밀하게 설계된 시스템, 엄격한 규정 준수, 그리고 무한한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MZ세대가 주류로 떠오르는 시대로 진입하면서, 전통적이고 현실적인 물류분야에도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게 되었다. 물류업계에서도 이들 세대가 선호하는 '호모 루덴스'라는 개념, 즉 '놀이하는 인간'의 철학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재미를 위한 것만이 아니라, 놀이와 게임의 원리를 활용하여 업계의 전통적인 방식을 혁신해야 한다. 놀이와 게임의 원칙을 물류에 적용하여, 사용자와 고객의 경험을 혁신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놀이적 접근과 창의적 문제 해결: 물류 분야의 새로운 전략
물류는 전통적으로 숫자와 데이터, 그리고 엄격한 규정에 의해 주도되는 분야로 인식되곤 한다. 그러나 최근, 물류 분야에서는 놀이와 게임의 원리를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놀이적 접근'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접근법은 물류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와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먼저, 놀이적 접근은 빠르고 유연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한다. 실제 환경에서의 위험과 비용 없이 다양한 전략을 테스트하고 평가함으로써, 물류팀은 변화하는 환경과 요구사항에 빠르게 적응하며 최적의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다.

둘째, 놀이적 접근은 물류 팀 내의 협업과 팀워크를 강화한다. 게임이나 놀이의 형태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팀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는 과정에서, 각자의 아이디어와 전략이 융합되어 더욱 효율적인 해결책이 도출된다.

셋째, 놀이는 실패를 포용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놀이적 접근을 통해 물류 팀은 특정 전략이나 방법이 실패했을 때 그것을 학습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실패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경험으로 여겨져, 팀의 성장과 발전을 촉진한다.

넷째, 다양한 시나리오의 탐색이다. 놀이적 접근을 통해 물류팀은 다양한 시나리오와 상황을 가정하고, 그에 따른 다양한 전략과 방법을 모의 실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창고에서의 상품 배치 최적화나 전략적 물류 루트 계획과 같은 문제를 게임의 미션 형태로 설정하면, 팀은 다양한 해결책을 시도해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놀이적 접근은 물류 분야에서 창의적인 문제 해결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이러한 접근법은 팀의 협업과 유연성을 강화하며, 물류 서비스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게임화와 사용자 참여: 물류에서의 혁신적 접근
물류기업은 효율성과 정확성에도 큰 비중을 둔다. 하지만 놀이와 게임의 원칙이 이 분야에 도입되면 큰 변화가 시작된다. '게임화'는 고객의 참여와 활동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물류 서비스의 품질과 경쟁력을 향상시킨다.

먼저, 물류 시스템 내에서 게임화를 도입하면, 고객의 참여도가 높아진다. 실시간 추적 시스템을 게임의 형식으로 제공하면, 고객은 자신의 상품 위치를 찾는 도중에 미션을 완료하거나 포인트를 얻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게임화된 피드백 시스템을 통해 고객으로부터 실시간 반응과 소중한 의견을 수집할 수 있다.

둘째, 게임화의 핵심 원칙 중 하나는 도전과 보상이다. 물류 서비스에서도 고객에게 작은 도전과 그에 따른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만족도와 서비스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강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상품 추적의 정확도나 빠른 반응 시간에 따라 고객에게 포인트나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셋째, 물류 서비스는 고객 커뮤니티의 활성화와 연계하여 게임화를 활용할 수 있다. 퀴즈, 미션 완료, 리더보드 경쟁 등의 게임 요소를 도입하여, 고객 간의 상호작용과 협력을 촉진한다. 이를 통해 고객 간의 정보 공유와 경험 공유가 활발히 이루어지며, 물류 서비스에 대한 신뢰와 만족도가 향상된다.

결국, '게임화'는 물류 분야에서 고객 참여와 경험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주요 도구로 자리 잡을 수있다. 게임의 원칙을 통해 고객의 참여와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것은 물류 서비스의 미래를 밝게 만드는 중요한 전략이다.

■사용자 경험의 혁신: 물류 분야에서의 새로운 경계 너머
물류 분야는 효율성과 정확성을 중시하는 분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의 트렌드는 단순한 효율성 너머에 사용자 경험(UX)의 혁신을 중점적으로 둔다. 물류 서비스의 사용자, 즉 고객과의 상호작용이 더욱 중요해지면서, 서비스 제공자들은 호모 루덴스의 개념을 활용하여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먼저, 호모 루덴스의 개념을 활용하면 고객과의 인터페이스가 용이하여 고객의 데이터와 피드백을 활용한 개인화된 서비스 개발과 제공이 쉬어진다. 최근의 물류기업들은 고객의 다양한 요구와 선호에 맞춘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예를 들면, 특정 고객의 배송 시간대 선호나 배송지 변경 요청 등을 AI와 빅 데이터 기술을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반영하며, 고객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둘째, 물류 서비스의 디지털 플랫폼은 사용자 친화적이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갖추게 되었다. 사용자가 서비스를 쉽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메뉴 구성, 버튼 배치, 응답 속도 등의 요소가 최적화되어 있어, 심지어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셋째, 사용자 참여 활성화다. 호모 루덴스의 개념을 활용하면, 고객들이 물류 서비스의 일부에 직접 참여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객들이 직접 배송 시간대를 선택하거나, 상품의 배치나 포장 방식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만족도와 브랜드 로열티를 높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사용자 경험의 혁신은 물류 분야에서의 서비스 품질 향상뿐만 아니라 고객의 만족도와 장기적인 충성도 높이기에도 핵심적인 요소로 자리잡을 수 있다. 호모 루덴스의 개념을 활용한 이러한 접근 방식은 물류 서비스의 미래를 더욱 밝고 유망하게 만들 것이다.

■호모 루덴스의 물류 전환: 게임과 놀이 원리로 새로운 경험 창출
전통적인 물류 세계가 게임과 놀이의 원리에 기반한 '호모 루덴스'의 철학과 만나면서, 우리는 이 분야의 혁신적 변화를 목격하게 될것이다. 이 변화는 단순한 효율성과 생산성의 증대를 넘어서, 사용자와 고객 모두에게 더 나은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것이다.

물류업계의 전통적인 구조와 접근 방식은 현대의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과 기술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서비스를 탄생시키고 있다. 이는 고객의 참여와 경험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물류 문화의 출현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물류업계는 기업뿐만 아니라 고객과 사회 전반에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앞으로 '호모 루덴스'의 원칙은 물류 분야에서의 혁신과 변화를 주도하는 핵심 열쇠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해 물류는 단순한 물품의 이동에서 벗어나, 사람들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중요한 요소로 발전할 것이다.

이상근(ceo@sylogis.co.kr)
ㆍ산업경영공학박사 
ㆍ삼영물류(주) 대표이사(현)
ㆍ국토교통부  '국가물류정책위원회 정책분과위원'(현)
ㆍ서울특별시 교통정책위원회 위원(현)
ㆍ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물류분과위원장) (현)
ㆍ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위원장(겸 실무위원장) (현)
ㆍ국립 인천대학교 전문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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