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범석의 철도 이야기] 일본 관광열차는 1983년 조이풀 트레인(Joyful Train) 등장부터
[장범석의 철도 이야기] 일본 관광열차는 1983년 조이풀 트레인(Joyful Train) 등장부터
  • 편집국
  • 승인 2018.10.17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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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량의 짧은 편성, 여유 있는 좌석, 지역 특성이 담긴 음식, 주말이나 시즌운행 등이 특징
1990년대 경제거품 사라지자 이용객 급감하고 타 교통수단과 경쟁극복 못하고 쇠락
2000년대 들어 개인여행객 상품개발, 시설업그레이드, 즐길 수 있는 이벤트 개발로 돌파구 마련
일본은 다양한 관광열차 운행, 매년 수많은 관광열차 등장하고 또 사라져
JR동일본의 조이풀트레인 우타케(宴)의 내부 ⓒ위키피디아
JR동일본의 조이풀트레인 우타케(宴)의 내부 ⓒ위키피디아

관광열차는 내외관이 잘 꾸며진 객실에서 풍경을 감상하며 여행하는 차량으로.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타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1~3량의 비교적 짧은 편성, 여유 있는 좌석, 지역 특성이 담긴 음식, 주말이나 시즌운행 등이 특징이다.

일본에 본격 관광열차가 등장하는 것은 1983년 국철이 조이풀 트레인(Joyful Train)을 내놓으면서부터다. 이 열차는 단체 미팅과 파티가 가능하도록 타다미(일본식 돗자리) 위에 좌식으로 자리를 배치하고 별실과 살롱을 갖추는 등 매력적 요소가 많았다. 한동안 인기를 누리며 관광열차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지만, 1990년대 경제거품이 사라지자 이용객이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자가용・고속버스 등 타 교통수단과 요금이나 속도경쟁을 극복하지 못한 것도 쇠락의 주요원인 중 하나였다.

2000년대 들어 관광열차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나선다. 열차의 안정성과 매력을 강조하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개인여행객에 초점을 맞췄다. 시설을 업그레이드 하고 낡은 객차는 과감하게 퇴출시켰다. 차내에서 즐길 수 있는 이벤트를 개발하고 지역 특성을 살린 식사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일련의 노력에 가장 앞장선 곳이 JR구주였다.

2013년 JR구주는 ‘나나츠보시(세븐스타) in 큐슈’로 명명한 획기적 관광열차를 내놓는다. 기관차 외 7량으로 편성된 이 열차의 정원은 30명, 16명 이상 신청이 있으면 출발했다. 1~2호차가 라운지와 식당, 후미 5량은 샤워시설과 화장실이 딸린 객실로 편성했다.

기착지 관광이 끝나면 고급 료칸(旅館, 일본식 숙박시설)이나 호텔에 들어 만찬을 즐긴다. 숙소에서 아침을 먹고 다시 열차에 탑승해 다음 목적지로 이동한다. 2~5일간 큐슈를 도는 이 열차의 탑승요금은 기간에 따라 1인당 30만~120만 엔. 일반인이 엄두 내기 어려운 고가인데도 행사를 기획할 때마다 신청자가 몰렸다. 나나츠보시는 곧 장안의 화제가 되었고, 이에 자극을 받은 다른 JR과 사철에서도 새로운 관광열차를 내놓기 시작했다.

나나츠보시 식당 카와 외관 ⓒJR구주 홈페이지
나나츠보시 식당 카와 외관 ⓒJR구주 홈페이지

일본의 관광열차는 일부 식사나 음료가 포함된 패키지도 있지만, 운임만 내고 승차해 카페에서 식음료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이 대부분이다. 같은 JR구주가 운행하는 아소보이(쿠마모토~아소~벳푸) 같은 인기 관광열차도 운임에 특급(특실)요금을 추가하는 정도로 승차가 가능하다. 나나츠보시는 극히 예외적 경우다.

일본에는 관광열차가 참으로 많다. 매년 수많은 관광열차가 등장하고 또 사라진다. 규모가 가장 큰 JR동일본의 경우, 개인관광이나 단체전용 열차가 20종이 넘고 관광과 수송의 경계를 넘나드는 특급이나 쾌속도 상당히 많다. JR동일본과는 비교가 안 되는 JR사국조차 6개의 관광열차와 준관광열차로 보아야 할 토록코(소형증기기관차) 4개 노선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나머지 JR4사와 사철을 더하면 책 한권이 훌쩍 넘을 양이다.

다음 칼럼에서는 일본 관광열차의 대략적 분위기를 이해할 수 있도록 지명도 있는 열차 10종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그렇다고 이들이 베스트10이라든가 하는 의미는 아니다. 현지 인기도와 지역을 고려해 필자가 주관적으로 선정한 것이다. 북쪽 홋카이도에서 남쪽 큐슈 방향으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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