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 박사의 물류이야기] 긱 이코노미(Gig Economy)와 엔 잡러(N Jober)
[이상근 박사의 물류이야기] 긱 이코노미(Gig Economy)와 엔 잡러(N Jober)
  • 편집국
  • 승인 2019.01.21 09: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디지털 플랫폼과 온디멘드(On Demand)가 ‘긱 경제’ 촉발
●플랫폼 기업과 전문 기업들의 개방 생태계가 구축되고, 기업조직은 분해된 유연조직으로 진화.
●물류도 작게 조각난 ‘긱워크’는 ‘N잡러’들의 초 연결과 초 융합 과정을 거쳐 완성될 전망
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

뉴욕의 상징이었던 옐로캡(Yellow Cap)은 이제 우버(Uber)에 밀려난 상태다. 옐로캡의 수가 1만 3000대 수준에서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2009년 처음 등장한 후 우버는 이제 뉴욕에서만 등록차량의 수가 10만대를 내다보고 있다. 

차량공유 서비스기업 우버는 택시 회사 엘로캡 처럼 택시를 보유하고, 직접 기사를 고용하는 대신 차량을 소유한 사람들과 독립계약자 형태의 ‘드라이브 파트너’ 계약을 하고, 독립계약자들이 우버가 제공하는 플랫폼을 통해서 고객과 알아서 거래하는 비즈니스 구조다.

앱에서 운전사를 호출하는 편리함과 저렴한 가격으로 우버의 승객 수는 옐로 캡을 따라잡았고, 손님을 잃은 택시운전 사의 수입은 20% 이상 줄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10분 이내 배차되는 비율은 40% 미만이었지만 우버의 등장으로 90%로 향상되었다. .

에어비앤비(Airbnb)는 기존의 숙박 회사와는 달리 보유하고 있는 호텔 없이 단순히 플랫폼을 제공한다. 에어비앤비와 독립적인 계약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플랫폼에 자신의 집을 홍보하고 알아서 고객을 구한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우버’와 ‘에어비앤비’로 대표되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 형태 일자리가 급증하고 있다. 

긱 이코노미(Gig Economy, 긱 경제)란 그때 그때 필요할 때마다 단기 계약직, 임시직, 프리랜서 등을 섭외해 일을 맡기는 경제형태로 긱 이코노미에서 근로자들은 회사나 고용주에 얽매이지 않고 독립적으로 혼자 일한다. 

‘우버’ 기사나 ‘에어비앤비’에 숙소를 제공하는 사람 등 온디맨드 서비스에 참여하거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프리랜서 및 1인 기업이 모두 긱 경제의 주체다. 재능이나 시간 등이 있는 사람과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연결돼 서로 재화, 용역, 대가를 주고받는 거래 방식이다. 

이런 긱 경제 일자리는 음식준비, 집청소, 세탁, 자녀 등하교 보조는 물론 주차 대행이나 쇼핑도우미, 안마사, 요리사, 개인용무 대행 등 일상의 모든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이 업무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항상 호출할 수 있다.

‘긱 경제’의 개념은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새롭게 생성된 플랫폼을 통해 파트타임 일자리가 만들어지는데 그것이 ‘긱 경제’의 출현 배경이고, 온디멘드(On Demand) 경제로 촉발된 계약직과 프리랜서를 중심으로 고용시장이 재편되면서 ‘긱 경제’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이렇게 출현한 긱 경제는 세계 경제와 고용 시장의 새로운 트랜드로 떠오르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2020년이되면 직업의 43%가 이 같은 형태로 바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물류부문의 긱 경제도 급속히 확장되는 추세다.

아마존은 고객들에게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2016년 5월부터 ‘프라임 나우(Prime Now)’라는 서비스를 런칭하면서 개인 차량을 소유한 일반인을 배송 요원으로 활용하는 플렉스(Flex) 서비스를 개시했다.

‘프라임나우’에 참여하는 운전자들은 시간당 약 18~25달러를 받으면서 하루 12시간 이내에서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 

현재 미국 내 30개가 넘는 도시에서 수시로 드라이브 파트너를 모집하고 있다. 평균 주당 30시간을 근무할 경우 연간 3만달러(약 3200만원)가량의 수입을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버(Uber)도 우버 잇(Uber Eats)에 이어 우버 러시(Uber Rush)라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Uber의 기사들이 배송원이 되는 것이다. 배송료는 우버보다 약간 저렴한 기본요금 7달러(3달러 + 4달러/1마일)에 마일당 4달러이다. 

지역 상권의 모든 것을 배송해 주는 서비스로 이미 있는 기사 자원을 활용하기 때문에 확장성이 뛰어나다. 이미 미국의 이커머스 사이트 ‘오퍼레이터(Operator)’와 협업한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오퍼레이터의 어플을 켜면 배송 옵션에 우버 러시가 등장하고, 구매를 하면 당일 배송이 된다. 

‘포스트메이트(Postmates)’의 경우 지역에 배달이 되지 않는 음식점을 본인 플랫폼에 입점시키고 일반인들이 풀타임 혹은 파트타임으로 포스트메이트의 배송원이 되어 배달하는 서비스다. 

포스트메이트의 경우 본인 플랫폼에서 판매가 되는 음식 등의 매출액의 9%를, 발생하는 배송료의 20%를 본인 수익으로 가져간다. 

아마존에 앞선 2015년 5월, 나스닥 상장업체인 중국 이커머스 징동(jd.com)은 ‘징동쭝빠오(京东众包)’를 출시했다. 

만 18세 이상의 모든 중국인이 배송원이 될 수 있다는 ‘만인배송(万人配送)’을 표방한 이 서비스는 등록과 교육을 이수하고 예치금을 예치하면 누구나 배송원이 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그들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물동량으로 많은 배송원을 모집하여 O2O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4년 11월에 첫 서비스를 개시한 배송서비스 전문기업 ‘윈냐오(云鸟)’는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여 2017년 기준으로 4만명의 기사를 보유하고 있다. 트럭을 보유하고 있는 기사의 경우 B2B 물량까지 운송할 수 있도록 서비스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청은 O2O 경제로 탄생한 중국 긱 경제 일자리는 2015년 1억1300만개에서 2020년에 2억개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알리 리서치도 20년 후 긱 경제 아래에서 독립 형태 일자리로 일하는 중국 인구가 4억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후반부터 성행한 퀵(Quick)서비스와 대리운전서비스가 긱 이코노미의 원조라 할 수 있다. 개인 수요자가 플랫폼(퀵, 대리운전업체)에 목적지를 알리면 흩어져 있는 라이더(Ryder)나 대리기사들이 고객이 있는 장소를 찾아가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이 서비스는 과거 ‘전화’를 매개로 했지만 현재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위치 정보를 제공하고 퀵, 대리운전기사 정보를 받는 긱 경제 형태를 완벽히 갖춰가고 있다. 

작년 8월 쿠팡은 일반인이 개인 승용차로 택배 배송 업무를 할 수 있는 ‘쿠팡 플렉스(Coupang Flex)’를 도입했다. ‘쿠팡 플렉스’는 지원자가 자신의 스케줄에 따라 원하는 날짜를 근무일로 선택해 자유롭게 택배 배송 업무를 할 수 있는 전형적인 ‘긱 경제’ 일자리다. 

현재 하루 ‘쿠팡 플렉스’로 일하는 사람은 학생부터 주부, 직장인까지 4000여 명이라고 하며, 지원자의 대부분은 직장인이라고 한다. 자신의 월급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부족한 생활비를 보태기 위해 직장인들이 부업으로 일한다고 한다. 

쿠팡은 작년 11월 식음료를 사전 주문하면 집으로 배달해주는 ‘쿠팡 이츠(Coupang Eats)’ 서비스를 런칭했고, 올해 3월부터 ‘쿠팡 플렉스’를 통해 ‘쿠팡 이츠’ 서비스를 활성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4차산업혁명 시대는 연구개발-생산-판매-물류-관리의 가치사슬이 내부에서 연결된 파이프라인형 기업은 플랫폼 기업과 무수한 전문(롱테일, 스타트업) 기업들의 개방 생태계로 재편되고 있다. 기업의 조직도 수직적, 수평적으로 작게 분해돼 유연조직으로 진화하고 있다. 

따라서 4차산업혁명의 시대엔 ‘전세계 물류 스타트업의 워너비 페덱스(Wannabe Fedex)’를 뛰어넘을 수 있는 물류 스타트업의 초연결과 초융합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긱 경제’, '독립형 일자리 경제'하에서 밀레니엄세대, Z세대는 굳이 직장에 소속되어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단기 일자리를 추구하는 ‘N잡러’가 늘고 있다. 

‘N잡러(N jober)’란 복수(N)의 직업(job)을 가진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로 본업에서 채워지지 않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른 일에서 만족을 추구하는 것이다. 

또한 일자리도 분해돼 조각난 일거리들인 ‘긱워크(Gig Work)’ 연결로 바뀌고 있다. 물류분야에서도 작게 조각난 ‘긱워크’는 ‘N잡러’들의 초 연결과 초 융합 과정을 거쳐 완성될 날도 그리 먼 미래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현)
-국가물류정책위원회 정책분과위원(현)
-국토교통부 규제심사위원  (현)
-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물류분과위원장) (현)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위원장(겸 실무위원장) (현)
-국립 인천대학교 전문교수(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