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모락모락 주4일제, 워라밸 바람 타고 날아오르나
[화제] 모락모락 주4일제, 워라밸 바람 타고 날아오르나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1.11.23 0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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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여파로 촉발된 재택 근무, 탄력근무제 영향 끼쳐
근무일 축소 따른 임금 삭감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
얼마전 대권도전을 선언한 양승조 충남도지사의 주4일제 도입 발언으로 이에 대한 찬반양론이 뜨거워지고 있다.
얼마전 대권후보로 확정된 심상정 후보가 주4일제 도입을 공식화했다.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일주일에 나흘만 일하는 것이 가능해질까. 코로나19로 불가피하게 진행된 재택 근무제와 탄력근무제 등을 겪어본 사회가 주4일 근무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여러 이유를 들어 시기상조를 이야기하지만 이미 각계각층에서 이에 대한 공론화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과 스페인 등 해외 선진국들은 이와 관련된 실험에 돌입하려는 태세고 국내에서도 심심찮게 주4일제를 주창하는 목소리가 잦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주5일제 도입을 두고도 오랜 시간 첨예한 대립을 이어온 경제계와 노동계의 전례를 보면 쉬이 성사되기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하지만 한번 공론화의 바람을 탄 이상 흐지부지 사라지지 않을 것만은 분명해보인다.

■ 일본, 스페인 등 국가적으로 주4일제 도입 앞장
주4일 근무제는 지난 6월, 대선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처음으로 내년 대선 공약의 하나로 들고나오면서 이에 관한 사회의 반응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양 지사는 대선출마 선언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노동효율성·친환경·일자리 등 일석삼조 주4일 근무제의 정착에 장서겠다"고 밝힌 것. 그는 해외의 주4일 근무제 사례를 들어 "생산성이 40% 향상됐으며 종이인쇄량은 60% 감소하고 전기사용량은 20% 이상 줄어드는 친환경 효과까지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이어 "주4일 근무제의 파급효과는 출산·육아·보육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늘어난 여가시간에 따른 문화·레저·스포츠·관광산업 활성화로 내수진작과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동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양 지사의 이같은 발언은 양지사에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대선후보로 확정된 정의당 심상점 후보가 주4일 근무를 공식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들의 공약은 단순히 대권 주자로서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쇼맨십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최근 흐름을 보면 마냥 무시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무엇보다 코로나 19로 강제체험하게 된 비대면 재택근무을 경험한 기업들이 이의 채택을 고려하거나 실제로 주4일제 근무를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는 것만 봐도 이제 주4일 근무제에 관한 논의는 필수불가결한 수준에 도달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아직 공론화 초기 단계에 불과하지만 해외 선진국들이 정부 차원에서의 법제화 내지는 제도화를 이야기할 만큼 주4일제 근무제는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인식되고 있다. 가장 앞서가고 있는 곳은 일본과 스페인이다.

일본의 집권 여당인 자민당은 지난 1월 코로나19로 인한 유연한 근무 시스템이 요구된다며 주 4일 근무 방안을 만들어 정부에 실시를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다양한 근무 환경을 만들기 위해 희망 직장인에 한해 일주일에 3일을 쉬고 4일을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선택적 주 4일 근무제' 추진을 이어간다는 것.

일본에서 주 4일 근무제 도입이 논의되는 배경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원격·재택 근무 확산이 그것. 회사에 출근해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는 대신 집에서 탄력적으로 근무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유연한 근로'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고, 일본 정부도 이를 인식해 주 4일 근무제의 본격 도입을 고려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주 4일 근무제가 확산할 경우, 근무일이 축소하면서 급여가 10~20%가량 삭감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렇다 보니 일본 정부는 우선 시범 도입한 민간 기업의 상황을 분석한 뒤 본격적인 도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은 한걸음 더 앞서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주 4일 근무제 시범운영을 심도깊게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논의하기 시작했다. 스페인의 주 4일 근무제 논의는 군소 진보정당인 '마스 파이스'에서 제안된 것으로, 해당 정당은 희망업체들을 대상으로 향후 3년간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근무시간 축소에 따른 기업의 손실 비용은 사업 첫해에 정부가 전액 보상하고, 둘째 해엔 50% 보상, 3년 째엔 33% 보상하는 등 지원책도 포함됐다.

정부 차원의 실험은 아니지만 세계 유수의 기업들 역시 이와 관련된 실험을 속속 이어가고 있다. 독일 정보기술 기업 ‘아윈(Awin)’은 올해 1월 급여와 복지혜택 삭감 없이 주 4일 근무를 시행했는가 하면 도브 비누로 유명한인 ‘유니레버’는 지난해 12월부터 뉴질랜드 사무소 직원 대상, 급여와 복지혜택 등 삭감 없이 주 4일 근무를 시행한 상태다. 이외에도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주4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는 상태다.

■ 게임업계 중심으로 확산..임금 삭감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
조금 뒤처지긴 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주4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는 기업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가장 활발하게 주4일 근무제를 채택한 곳은 게임업계를 중심으로 한 IT 스타트업들이다. SK텔레콤,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 신생 게임 개발사 '엔돌핀커넥트'까지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하면서 IT 업계의 주4일 근무제가 힘을 얻고 있다.

업종 특성상 창의성을 요하는 이들 기업은 일하는 시간을 줄여 삶의 질을 높이고, 근무 시간에 더 집중하게 함으로써 업무 효율이나 개인의 워라밸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몇몇 기업에 국한된 현상이긴 하지만 앞으로 점점 이를 채택하는 기업이 늘 것이라는 게 중론이고 보면 각 기업들은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 분명하다.

기업들이 주4일제 도입에 나서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먼저 일과 개인의 삶에서 균형을 찾는 ‘워라밸’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받아들이려는 목적이다. 임금 절감 효과를 노리는 측면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이는 기업의 입장에서 본 관점이다. 굳이 그 이유가 아니라 해도 주4일제 도입이 필요한 이유는 많다. 직업상담협회 신의수 이사는 “노동환경이 변화한 만큼 새로운 노동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4차산업혁명과 기술의 발전으로 사람들의 업무가 자동화·로봇·AI 기술로 대체되며 더 오랜 시간 일할 필요가 없어진 상황에서 주4일제 도입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OECD 회원국 중 가장 많이 일하는 국가 중 하나인 한국이 노동자의 건강권과 쉴 권리를 보호하고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주4일제 도입은 필연이라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주4일제 도입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자료제공 잡코리아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주4일제 도입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자료제공 잡코리아

주4일 근무제에 대한 국민적 공감도 매우 크다. 지난 4월 30일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에 따르면 알바몬과 함께 직장인 1164명을 대상으로 ‘주4일제 근무’와 관련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주4일제 시행에 대해 88.3%가 ‘찬성한다’고 답했다.이는 근로자들이 주4일제 도입을 반대하는 이유기도 하다.

그럼에도 아직 주 4일 근무제는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존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근로자 입장에선 임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는 탓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기도 한다.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이대성 교수는 “주 4일제를 도입할 경우 상당수 기업은 인건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임금을 낮추면 여력이 생길지 몰라도 주 4일 근무는 경영계에 신규 채용 자체를 부담스럽게 하고 비정규직이 오히려 늘 수도 있다”고 짚었다. 특히 시간에 따른 수당을 받는 직업의 경우 근무 시간의 축소는 임금 감소로 직결되기 때문에 부담이 되기도 한다.

첨예한 찬반양론에도 불구하고 주 4일 근무제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란 것만은 분명하다. 빠른 시일 내에 정착되기엔 풀어야할 과제들이 너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이에 대한 준비만은 차질 없이 진행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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