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근로자 10명중 6명 “주52시간근무는 먼나라 얘기”
건설근로자 10명중 6명 “주52시간근무는 먼나라 얘기”
  • 손영남 기자
  • 승인 2019.01.31 09: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주당 약 8.5시간 초과 근무..최대 주 87시간 근무
건설기업노조, '52시간 실태 조사 결과' 발표 
정부가 야심차게 도입한 주52시간 근무제가 건설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야심차게 도입한 주52시간 근무제가 건설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후 반년이 흘렀지만 상당수 건설현장에서는 이를 잘 지키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기와 마감에 쫓기는 건설산업 특성상 애당초 이를 지키는 것이 무리였다는 볼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마감이 임박한 현장에서는 최대 주 87시간 근무를 한 사례도 조사됐다.

전국건설기업노조는 1월 3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건 '건설업계 52시간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부터 2개월간 진행됐으며 대상은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이내 300인 이상 사업장 중 10곳에 다니는 건설사 조합원 61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조사에 따르면 610명의 응답자의 중 63%(386명)가 '주 52시간 근무가 지켜지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응답 근로자들은 평균적으로 8.5시간을 초과 근무했으며 개중에는 주 87시간까지 근무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법정 노동시간보다 35시간 더 일한 것으로 주 5일 근무 기준 일별로 따지면 하루 평균 17.4시간씩 일한 셈이다. 

건설기업노조는 "노조가 감시 기능을 하고 있는 건설사들이 응답 대상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업계 전반적으로는 훨씬 지켜지지 않는 수치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주52시간 근무제가 지켜지지 않는 원인으로는 ‘인원 부족(24.6%)이 가장 크다고 꼽았다. 이어 ▲서류작업(19%) ▲발주처 업무(12.7%) ▲협력업체 야간작업(11.1%) ▲과다 업무(11.1%) ▲상급자 눈치(6.3%) ▲분위기 조성(5.6%) ▲과도한 회의(2.4%) ▲직영공사(0.8%) ▲돌관공사(0.8%) ▲준공임박(0.5%) 순으로 답했다.

공무 직종에서는 주로 서류작업이나 발주처업무가, 공사에서는 협력업체야간이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인원부족은 전 직종, 전 직급에서 다수 지적됐다.

공사기간이나 공사금액은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근로시간만 주 52시간으로 단축되면 그에 맞게 인원이 더 투입돼야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인건비 등의 비용 증가로 이를 꺼려 주 52시간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게 설문을 주도한 건설기업노조의 판단이다.

실제로 응답자들 역시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인원충원(49.1%) ▲사용자의 의식개선(17.5%) ▲제도개선(7%) ▲공기산정(6.1%) ▲본사 근무 시스템 개선(5.3%) ▲본사 업무 간소화(4.4%) 등의 순으로 꼽아 인원 충원이 시급함을 지적하고 나섰다. 

김지용 건설기업노조 부장은 “근로기준법이 바뀌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지키지 않고 있다”라며 “건설사들이 정부 기조에 맞게 신규 인력을 적극 채용하고 인건비 예산 구조, 중복 현장 근절 등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