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형의 시니어비즈니스 이야기30] QR코드로 배우는 도시학교 저자 인터뷰 프로젝트의 성과 
[김수형의 시니어비즈니스 이야기30] QR코드로 배우는 도시학교 저자 인터뷰 프로젝트의 성과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06.22 0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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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형 강남대학교 실버산업연구소 팀장
-한양사이버대학교 실버산업학과 외래교수
-인하대학교 노인학과 초빙교수

​2023년도 1학기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에서 시니어여가문화산업론 수업을 맡으면서 과제를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까 고민하던 차에 작년에 출간된 'QR코드로 배우는 도시학교(김봉중 외 59인, SUN 출판사, 이하 QR코드)'의 컨셉이 시니어 여가와 문화 그리고 시니어의 삶을 이야기하기에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이 들었다. 

특히 세대소통의 차원으로 젊은 학생들과 시니어가 만나 실버와 노년, 여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인터뷰가 좋겠다고 생각하여 저자분들의 지원과 승인하에 인터뷰 과제 프로젝트를 수행하였다. 

인터뷰 과제를 통해 젊은 학생들이 액티브 시니어들의 인생 2막을 위한 여가 활용 방법을 파악하고, 시니어의 여가와 문화에 대한 의견을 대면과 비대면 인터뷰 형식을 통해 학생들의 인터뷰 스킬을 제고하고, 시니어 여가문화에 대한 인식을 증진하고자 함이었다. 

본 프로젝트를 수행한 실버산업학과 학생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하나는 기존에 갖지 못했던 인터뷰라는 하나의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주제선정, 내용읽기, 정보수집, 질문정리, 대상섭외, 인터뷰, 내용정리, 소감, 사진) 주관하여 인터뷰 능력이 신장되었고, 시니어를 직접 만나 그들과 소통하면서 기존에 갖고 있던 편견을 깨고, 시니어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아래 소개하는 글은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김민경 학생이 본 인터뷰 과제를 수행한 내용이다. 제목은 “희로애락을 통해 느끼는 삶‘이며, QR코드의 저자인 강선희님을 인터뷰 한 전체의 내용이다. 


“미숙해도 괜찮아요. 계속하면서 실력은 늘어나는 거죠. 시도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대단해요.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성공한 거예요. 우리 학생은 앞으로 성공할 거야.” 강선희 작가에게 이렇게 어리숙한 인터뷰어는 처음이냐고 질문했을 때 받은 답변이다. 착할 선에 기쁠 희, 이름에 걸맞게 긍정적이고 선한 기운을 전해주는 사람이었다.

‘희로애락을 표현하며 찾은 나의 정체성’ 제목을 보자마자 나에게 큰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기쁨, 노여움, 슬픔 그리고 즐거움을 통해 강 작가는 어떠한 정체성을 찾았는지 알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과연 미술로 표현하는 희로애락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고, 그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작가는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다. 

그림을 통한 목표가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씀하신 강선희 작가를 만나보고 싶었고, 그렇게 나의 인터뷰이는 강선희 작가가 되었다.

강선희 작가님은 이화여대를 졸업하여 2004년 12월에 북경으로 건너갔고, 2008년부터 본격적인 중국 활동에 나섰다. 조소과를 졸업하여 다양한 조각 작품은 물론 유화 작품까지 넓은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계셨다. 

10회 이상의 개인전과 50회 이상의 그룹전 등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었다. 수도사범대학의 초대 작가로 선정되어 1년간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작품 활동을 하였다. 또한 18, 19년도에 민주평통 베이징 협의회에 자문 위원으로 활동하였다.

인터뷰 질문은 총 3개의 챕터로 10가지의 질문을 준비하였다. 과제 수행을 위해 묻는 공통 질문 3개와 작가님의 개인적인 생각과 사실을 묻는 개인적인 질문 3개 그리고 내가 수업을 듣는 여가 문화와 밀접한 여가 관련 질문 3개,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까지 총 10개의 질문을 준비했다.

인터뷰에 앞서 작가님에 대해 찾아보니 희 갤러리의 관장님이었다. 처음에는 한국에 있는 갤러리인 줄 알고 찾아뵐 생각으로 준비 중이었는데 희 갤러리가 중국에 있다는 것을 알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많은 걱정이 들었다. (추후 작가님을 통하여 받은 인터뷰 잡지에서 사드 사태로 인하여 희 갤러리를 닫을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강선희 작가님은 이에 굴하지 않고 한중 예술인들의 교류를 위한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이메일과 번호를 통해 인터뷰지와 인터뷰 제안 연락을 드렸고 작가님께 받은 답변을 통해 코로나로 인하여 한국에 들어와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능한 날짜와 시간을 조율하여 작가님의 작업실에서 인터뷰를 나누게 되었다.

바쁜 시간을 내어주신 감사함에 미에로화이바 박스를 들고 작업실을 찾아뵈었다. 문 앞에서 잠깐 기다린 시간이 너무 떨려 어떻게 연락드렸는지에 대한 기억이 모두 휘발되었다. 

그래도 학생이 무슨 돈이 있냐며 따뜻하게 반겨주시던 모습만큼은 아직도 생생하다. 부끄러운 마음에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지만 이 기회를 빌려 감사한 마음을 한 번 더 전하고 싶다. 

도착하자마자 작가님과 인사를 나누고 작가님과 관련된 잡지 2권을 받았다. 자신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과 함께 받았는데 집에 와서 읽어보니 그때 챙겨주신 작가님께 정말 감사하다.

천천히 인사를 나눈 뒤 작품을 구경하는 시간을 가졌다. 조각이나 유화 등 많은 작품에 사과가 등장하였는데 “이브의 사과 뜻도 있고, 선망의 대상이나 목표의 뜻도 있어요. 저의 오브제이죠.”라는 대답을 듣고 나니 다양한 작품들의 등장하는 사과를 해석하고 싶어지는 욕구가 생겼다.

내가 알고 싶어 했던 작가님께서 생각하시는 희로애락도 들을 수 있었다. “나의 작품에는 ‘희’, ‘로’, ‘애’, ‘락’ 또는 ‘희로애락’이라는 제목이 붙지만 보는 감상자에 따라 느끼는 감정이 이 작품에 이름이 될 수 있어요.” 

그러나 주로 기쁨과 즐거움이 담긴 작품을 만들고, 자신의 작품을 보며 행복감과 기쁨을 느끼기를 원한다고 하셨다. “결국 ‘희로애락’은 삶이죠.” 내가 드린 인터뷰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작업실 안쪽 공간에는 많은 조각 작품들이 있었는데 거의 중국에서 제작한 작품이라고 하셨다. 넓은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국보다는 중국에서 만들기 더 좋다고 하셨다. 현재 작업 중인 공간에는 ‘변신’이라는 테마로 준비 중인 작품을 볼 수 있었다. 

자신의 모습을 다양한 주제로 상상하고 변신시키는 과정을 통해 행복감을 느낀다고 하셨다. 또한 나에게 어떤 모습으로 변신하고 싶냐고 여쭤보셨고, 이에 대한 답으로 나의 탄생화인 아네모네로 변신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우리는 자리를 옮겨 작가님께서 추천하신 초밥집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조금 더 진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현재 다니고 있는 교회 1층 갤러리에 작품을 전시하고 있어요. 다양한 사람이 오고 가며 볼 수 있죠” 현재 작가님은 다양한 사람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고 계셨다. 또한 시니어 모임 통해 다양한 분들과 여행도 가고 맛있는 음식을 드시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나누고 계셨다. 

“시니어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가 궁금하기도 하고 또 내가 어떤 도움이 될까 궁금하기도 하고 그런 약간 호기심 때문에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내가 그때 미술 강의를 했는데 이 두 시간 강의를 하면서 그분들과 교류를 하게 된 거죠. 다들 멋쟁이구나. 시니어들이지만 다 자기 분야의 전문직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퇴직하면서 이 책을 낸 것처럼 다들 멋진 분이더라고요. 저도 알려드릴 수 있고, 또 배울 수 있어.” 

인터뷰 당사자와 비슷한 일반 시니어 세대에게 하고 싶으신 조언은 바로 건강이었다. “내가 건강해야지 인생이 아름다운 거야. 그러면 세상에 나가서 더 행복하게 내가 할 수가 있는 거지. 건강을 위해 여가생활을 해야 하고 여가생활을 해야 건강을 할 수 있다.” 자신이 행복해야 이웃이 행복해지고 내 가족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한 말씀이 많이 기억에 남는다.

미술을 하면서 가장 뿌듯한 순간은 자신의 작품 앞에 오랜 시간 서 있는 관람객을 볼 때라고 하셨다. 또한 오늘의 나처럼 자신을 통해 무언가를 얻어 가는 순간이라고 하셨다. 그림을 그리는 시간을 제외한 여가시간에는 여행이나 탱고, 왈츠를 즐겨 하신다고 하셨다.

국내 예술과 관련된 여가가 앞으로 어떤 발전을 이루기를 바라냐는 질문에는 “갤러리라 하면 사람들이 많이 못 가더라고요. 좀 더 낮춰서 갤러리가 더 활성화가 되었으면 좋겠고, 갤러리가 작품만 전시하는 게 아니라 퍼포먼스도 같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중국 시니어 여가 문화와 한국 여가 문화의 차이점은 바로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중국은 마을 공터에서 음악을 크게 틀고 춤을 추는 게 일상이라고 하였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 대한민국도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기를 바랐다. 미술과 관련된 여가에 관심을 가지는 시니어에겐 “과감하게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인생은 짧잖아”라고 말씀하셨다.

작가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되게 밝으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자신이 원하는 일을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나아가신다는 점에서 굉장히 존경하는 마음이 들었다. 나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데 요즘 바쁜 삶 때문에 잠시 멈췄던 것을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님 말씀처럼 미술에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접근하기 쉬운 수업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시니어가 쉽게 신청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한, 실패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기저가 되어 많은 시니어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조금 더 쉽게 도전할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


김수형 강남대학교 실버산업연구소 팀장
ㆍ현)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 강사
      한양사이버대학교 실버산업학과 외래교수
      인하대학교 노인학과 초빙교수
      인천광역시 노인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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