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훈 소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나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서  
[최승훈 소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나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서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11.02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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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훈
•한국능률협회 전문위원
•연세대학교 외래교수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사람은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고, 자기를 기쁘게 해 주는 사람을 위해서 단장을 한다’는 이야기는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말이다. “사위지기자사, 여위열기자용(士爲知己者死, 女爲悅己者容)”으로 남녀의 표현이 좀 다르기는 하다. 

남자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하여 자신의 목숨을 바치고, 여인은 자기를 기쁘게 해 주는 사람을 위해 단장을 한다”는 말로 이는 사람을 알아주는(認定) 것이 인간관계의 첩경(捷徑)이라는 의미이다.

이야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춘추 전국시대 위(魏) 나라의 오기(吳起: Bc ?~Bc 381년) 장군에 대한 고사에서 비롯된 것이다.

공자(孔子)의 제자(弟子)인 증자(曾子) 밑에서 공부(工夫)한 적이 있는 오기(吳起) 장군은 기원전(紀元前) 사람으로서 전국시대(戰國時代)의 군사 지도자이자 정치가였다. 

손자병법(孫子兵法)과 함께 중국의 2대 병서(兵書)인 오자병법(吳子兵法)의 저자(著者)로 알려진 오기 장군은 수만 명이 동원된 큰 전투만 76회를 치렀는데 그 결과 64회를 승리로 이끌었고, 나머지 12회는 무승부를 기록한 명장(名將)이다. 

"필생즉사(必生則死), 필사즉생(必死則生)" 즉, '살고자 하는 자는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는 자는 살 것이다.'라는 그 유명한(有名) 명언(名言)도 오자병법(吳子兵法)에 들어 있는 말이라고 한다.

오기(吳起)는 오자(吳子)라고 불리며, 중국 역사상(歷史上) 가장 뛰어난 불세출의 명장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데, 오기(吳起)는 병사들의 신뢰(信賴)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늘 병사들의 신뢰를 얻으려고 지고한 노력(努力)을 한 인물이다. 오기는 병졸들과 똑같은 옷을 입었고, 똑같은 음식을 먹으며 병사들이 먹기 전에는 숟가락을 들지 않았고 똑같은 조건의 잠자리에서 자면서, 행군(行軍)할 때 수레에서 내려 병사들과 같이 짐을 나누어지고 걸었으며, 갈증이 생길 때에도 병사가 우물을 다 파기 전까지 절대 물을 먼저 마시지 않았다고 한다. 

이렇게 병사와 생사고락을 함께 하는 장군을 병사(兵士)들이 어찌 따르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연저지인(吮疽之仁)”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는데, 이 말은 몸에 생긴 종기의 고름을 입으로 빨아 주어 치료를 해 주어서, 넘치는 감격과 감동을 준다는 뜻으로, 오기(吳起) 장군의 행동에서 전해진 말이다.

어느 날 오기(吳起) 장군이 병영을 순시하다가 등창이 나서 고통받는 병사를 발견하고 자신의 입으로 병사의 몸에 생긴 등창의 피고름을 빨아 주어 치료를 해 주었다. 주변의 수 많은 병사들이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이런 장군과 함께한다면 ‘내 목숨이 아깝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아들의 등창을 치료한 장군의 이야기를 들은 병사(兵士)의 어머니는 한없이, 통곡(痛哭)했다. 

기뻐해야 할 병사의 어머니가 슬피 울고 있는 모습을 본 이웃 사람이 그 이유를 묻자, "몇 해 전에는 오기 장군이 그 아이 아버지의 피고름을 빨아 등창을 치료해주어서 그것에 감격한 그 아이의 아비가 죽음을 무릅쓰고 용감하게 싸우다가 죽었습니다. 

그러니 저 아이도 장군의 은혜를 갚으려 싸우다가 언제 죽을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어미는 제 자식이 열심히 싸우다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모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통곡(痛哭)하며 슬피 우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다시 반복하면 "여자는 자기를 기쁘게 하는 사람을 위하여, 단장(丹裝)을 하고 남자는 자기(自己)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다."것이 요체이다. 

그는 “아랫사람과 부하를 극진히 사랑해야 그들의 충성심을 얻을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결국 오기가 위나라 최고의 장수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을 위해 목숨을 내던지며 싸워주는 병사들의 마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생텍쥐페리가 쓴 어린 왕자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인지 아니? 밥 먹는 일, 돈 버는 일, 싸우는 일 등” 대답을 했으나 모두 답이 아니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고 했다. 한순간에도 오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을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란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참으로 마음이 끌리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리더나 윗어른이 부하나 아랫사람의 마음을 얻으면 조직과 사회는 활기와 생기가 넘치고 성과는 향상될 것이고, 기업이 고객의 마음을 얻는다면 기업은 지속적인 발전을 할 것이며, 친구가 친구의 마음을 얻는다면 자신의 삶이 즐거울 것이고, 남편이 아내의 마음을 아내가 남편의 마음을 얻는다면 가정을 행복하게 경영할 수 있을 것이다.
 
오기 장군은 혼란스러운 춘추 전국시대에 여러 국가를 오가며 탁월한 능력으로 가는 곳마다 전무후무한 용병술을 펼쳐 전국시대의 판도를 바꾼 그는 군주와 백성, 장수와 병사 간의 인간적 유대감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한다. 

2천400년 전쯤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이지만 오기 장군의 리더십은 오늘날에도 충분히 주목받고 본받을 만하다. 무엇보다 오기 장군은 병사들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했다. 자신들을 아껴주고 존중하며, 수고로움을 함께하는 리더를 누가 따르지 않으려 하겠는가. 

동기 부여라는 측면에서도 오기 장군은 인간성의 핵심을 파고듦으로써 부하의 자발적인 충성심과 임전무퇴의 용기를 이끌어 내었다. 인간의 심리를 꿰뚫어 본 오기의 리더십을 벤치마킹 한다면, 오늘의 직장과 사회도 한층 밝은 시대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인간관계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 바로 상대를 알아주는 인정(認定)이고 격려이다. 비즈니스 관계에서는 인정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평범한 인간관계에서 인정이 없으면 마음과 마음이 오가는 관계는 성립될 수 없다. 

서로가 인정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양쪽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질 수 있다. 오늘부터 가족과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일을 시작해 보면 어떨까?

최승훈 
 •한국능률협회 전문위원
 •연세대학교 외래교수
 •사이에듀 평생교육원 교수
 •한국 생애설계연구소 소장 
 •한국 생애설계포럼 대표(경영지도사, 평생교육사, 생애설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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