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훈 소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인간관계의 원리와 원칙
[최승훈 소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인간관계의 원리와 원칙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11.09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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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훈
•한국능률협회 전문위원
•연세대학교 외래교수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이 세상에서 어렵고 어려운 것이 인간관계이다. 어떤 조직에서도 인사관리 부서를 최고로 중시하는 이유는 인사가 만사이기 때문이다. 

공자의 제자 증자는 매일 삼성오신(三省吾身)을 하라고 했다. “다른 사람을 위해 충실하게 행동했는지, 벗과 함께 사귀는데 신의를 다 했는지, 스승에게 배운 것을 제대로 익혔는지”를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장자님 말씀에 “사람의 마음은 무수한 현(絃)으로 된 금(琴)의 음색보다도 미묘한 것이며, 때아닌 바람에 현이 터지기도 하고 사소한 부주의로 음조가 흐트러지기도 하는 것”이라고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갈파(喝破)하기도 했다.

두순학(杜荀鶴·846~907 당나라 후기 시인)은 “바다는 마르면 마침내 바닥이 드러나지만, 사람은 죽어도 그 마음을 알 수가 없네.”라고 했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현대사회에서 사람의 속마음을 헤아리기란 더욱 어렵다. 세상이 어두울수록 모두들 감추려고만 하는 게 인간의 속마음이라 할 수 있다. 
 
얼굴과 말씨 표정과 웃음, 걸음걸이와 취미 생활 습관 인생관, 그리고 살아온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서로의 마음을 맞추어 살아간다는 것은 무한한 인내심과 적극적인 배려가 없으면 불가능해질 수밖에 없다.

사람인「人」자를 살펴보면 둘이 기대어 있는 모습이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자리를 뜨면 한 사람만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둘 다 넘어지게 되어 관계가 깨어지게 된다. 그래서 두 사람 사이에는 지켜야 하는 기본 도리나 법칙이 존재한다. 그 법칙과 원리를 이해하게 되면 우리의 바른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커브 길을 만나면 속도를 줄여서, 운전을 해야 하는데 평상시 속도대로 달리면 자동차는 벼랑으로 떨어져 추락하게 마련이다. 이것을 관성의 법칙이라 한다. 

이 법칙을 지키지 않으면 사고를 크게 당하여 다치게 되거나 죽을 수도 있다. 인간관계도 기본원리와 법칙을 지키지 않으면 깨어지고 만다. 관계의 원리와 원칙을 지키는 것이 인간관계의 첩경이다.

첫째, 개인차 인정(個人差 認定)의 원리를 지켜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개인차가 있게 마련이다. 부모와 자식 간이나 함께 사는 부부에게도 각각의 개인차가 있다. 보는 관점이나 경험과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서로의 생각이 틀린것이 아니라 다른 것임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 서로 다른 것을 통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개인차를 인정하지 않으면 관계는 깨어지게 된다. 상대의 처지와 의견을 인정해 주어야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둘째, 감정 관리(感情管理)의 원리를 알아야 한다. 
사람의 감정은 동물과는 다르다. 동물은 느끼는 감정 그대로 행동을 한다. 수년을 함께 키워온 개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을 키워주던 주인을 물어 죽였다는 뉴스가 가끔 들려온다. 동물은 감정을 통제하는 기능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사람은 생각을 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해서 행동하는 것이 동물과는 다르다.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가지고 상대방을 대하면 둘 사이는 멀어지게 된다. 자신의 감정을 이성적 필요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을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참을인(忍)자 셋이면 살인도 피할 수 있다고 하지 않은가?

셋째, 상호작용(相互作用)의 원리를 실천해야 한다. 
사촌이라도 만나지 않거나 대화가 없으면 멀어지고 만다. 먼 곳의 사촌보다 이웃사촌이 낫다는 것은 상호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남녀의 관계없이 아이는 생기지 않는다. 하늘을 보아야 별을 따지란 말도 있다. 주변의 친지나 동료와 자주 만나고 대화를 나누게 되면 관계는 좋아지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고 해도 만나지 않고 대화하지 않으면 관계는 지속되지 않는다. 따라서 자주 연락하고 만나고 대화하며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하여야 한다.

이스라엘 동북쪽에, 위치한 갈릴리란 호수가 있다. 이 호수에서 발원해 흐르는 강이 요르단강이다. 요르단강은 남쪽으로 흘러내리며, 땅을 비옥하게 만들고 사해로 흘러간다. 

그러나 사해(死海)는 죽은 바다이다. 흘러 들어오는 곳은 있으나 흘러나가는 곳이 없다. 들어오고 나가고 주고받는 상호작용이 없으니 고이고 썩게 마련이다. 인간관계 또한 이와 다를 바 없다.

넷째, 인과응보(因果應報)의 원리를 알아야 한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이 있다. 어떤 원인이 있으면 반드시 그에 따른 결과가 있게 마련이다. 도움을 주게 되면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악을 행하면 벌을 받게 된다. 바르고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바른 행동과 좋은 씨앗을 뿌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결초보은(結草報恩)이라는 고사가 있다. 이 이야기는 좌전(左傳) 선공(宣公, 15년)에 나오는 이야기로 인과응보를 잘 설명하고 있다.

진(晉)나라의 대신이던 위무자(魏武子)는 병이 들자 아들 위과(魏顆)에게 자기가 죽으면 자기 후처(위과의 서모)를 개가시켜 순장(殉葬)을 면하게 하라고 유언하였다. 그러나 병세가 악화되어, 정신이 혼미해진 위무자는 후처를 순장하라고 유언을 번복하였다. 

위무자가 죽은 뒤 아들 위과는 아버지의 첫 번째 맑은 정신으로 한 유언에 따라 서모를 개가시켜 순장을 면하게 하였다.

그 후, 진환공(秦桓公)이 진(晉)나라를 공격했고 위과는 왕명을 받들어 군사를 거느리고 진(秦)나라의 천하 명장인 장수 ‘두회(杜回)’와 싸우게 되었다. 치열한 전투 중 위과가 위태로움에 처했을 때 갑자기 어떤 노인이 나타나 적군의 앞길에 풀을 잡아 묶어 ‘두회’가 탄 말이 걸려 넘어지도록 만들었다. 

위과는 이 싸움에서 큰 승리를 거두고 두회를 사로잡았다고 한다. 위과는 그 노인이 누구이며 왜 자기를 도와주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날 밤 위과의 꿈에 그 노인이 나타나서, “나는 당신이 개가시킨 여자의 아버지요. 장군 덕분에 내 딸이 생명을 잃지 않고 천명대로 살 수 있도록 해주어 고맙기 그지없소.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오늘 싸움터에서 풀과 풀을 묶어 놓아 말이 걸려 넘어지게 만들었다오. 앞으로도 장군에게 좋은 일만 있을 것이오”라는 말을 전하며 사라졌다. 

이 이야기에서 ‘결초보은’이 유래했다고 하는데. 인과에는 반드시 응보가 있음을 인식하고 좋은 인과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사(4)가지’가 있어야 한다. 
‘사가지(4가지)’는 경음으로 강하게 발음하면 ‘싸가지’가 된다. ‘싸가지’의 정확한 뜻을 아는 사람은 없는 듯하다. 이 ‘사가지’를 일러 인(仁), 의(義), 예(禮), 지(智)로 설명하기도 한다. 

인(仁)은 나눔과 공유의 선한 마음을, 의(義)는 질서의식과 바른 태도를, 예(禮)는 기본적 상경(上敬) 하애(下愛)의 예절을, 지(智)는 지식과 경험이 융합된 삶의 지혜를 의미한다고 한다. 

다른 표현도 있다. ‘싸가지’라는 단어는 싹수(어린 잎사귀 ‘싹’에 ‘수’가 결합한 말)에서 시작한 방언으로 ‘싸가지’가 없다는 것은 ‘싹수가 없다’와 같은 의미로 설명되기도 한다. ‘싸가지(사가지)’ 또는 네 가지는 사람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도리를 의미하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직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000 씨라고 부르는 사람이 이에 해당 한다고 할 것이다. ‘싸가지’ 없는 말로 유명한 Y씨는 정치권에서 ‘싸가지’ 없는 발언의 대명사였다. 

그의 말 중에는 “60대가 되면 뇌세포가 변해 전혀 다른 인격체가 된다”고 비판했다. 그도 이미 60을 넘었다. 그에게는 ‘싸가지’없게 말하는 대단한 재주를 지녔다”는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Y동에 가면 넘쳐나는 싸가지 집단이 있어 우리를 안타깝고 서글프게 하고 있다. 요즘 ‘싸가지’가 없다는, 어떤 젊은 정치인의 이야기가 회자 되고 있어 씁쓸한 생각이 든다. 

‘싸가지’ 없다는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이 되기 위해 인간관계의 원리와 원칙을 지키는 사람과 사회가 되면 좋겠다.

최승훈 
 •한국능률협회 전문위원
 •연세대학교 외래교수
 •사이에듀 평생교육원 교수
 •한국 생애설계연구소 소장 
 •한국 생애설계포럼 대표(경영지도사, 평생교육사, 생애설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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