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심마니와 기자
[전대길 CEO칼럼] 심마니와 기자
  • 편집국
  • 승인 2021.11.10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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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심마니는 3단계의 등급이 있다. 마구잡이로 산을 헤매면서 돌아다니는 3등급 초보자가 ‘천둥마니’이다. 2등급은 ‘둘째마니’ 또는 ‘소장(젊은)마니’다. 최고 경지의 1등급은 경험이 많고 노련한 ‘어인마니’이다. 

어인마니는 입산 계획부터 산삼을 캐고 분배하는 일까지 총괄하는 우두머리다. 산삼은 영약(靈藥)이다. 그 중에서 사람 손길을 타지 않고 오래 자란 천종(天種) 산삼을 최상급으로 친다. 산삼은 ‘캔다’는 말 대신에 ‘돋운다’라고 쓴다.

 <심마니 들>
 <심마니 들>

<전통 심마니가 전하는 산삼 감정기법>의 저자, 홍영선 씨는 “천둥마니에게는 온 산을 헤맨 끝에 우연히 발견되고 둘째마니에게는 머릿속이 삼삼으로 가득할 때 보인다. 어인마니에게는 아무생각이 없을 때 비로소 산삼이 보인다”고 말한다. 

임금에게 진상한 최상품은 ‘진’으로 지칭했으며 오래 묵어도 약이 되지 않는 삼은 ‘얼치기’라고 했다. 그는 “초보자에겐 15~25년 사이의 삼이 얼치기다”라고 설명한다. 

둘째마니에게는 지종(地種·중급) 산삼 이상의 씨앗이지만 어중간한 단계의 삼이다”라고 설명한다. 어인마니는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절대로 ‘진’이 되지 못하는 삼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사전적 의미로 얼치기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중간치, 이것저것이 조금씩 섞인 것을 일컫는다. 똑똑하지 못해 탐탁하지 못한 사람도 얼치기다. 사람 됨됨이가 변변하지 못해 덜 된 언행을 하는 얼간이, 겨울에 땅을 대충 갈아엎어 심은 ‘얼갈이’역시 비슷한 말이다. 

전통 심마니들은 얼치기를 ‘잡마니’라고 부른다. 얼치기와 잡마니가 나부대는 세상은 어지럽다. 눈 밝은 어인마니들은 ‘진’과 ‘얼치기’를 쉽게 구별한다. 그러나 얼치기 잡마니들은 그렇지가 못하다. 

정치계와 경제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선거 때마다 ‘나라를 구하겠다’고 큰소리치는 이들 중에서 누가 ‘진짜’이고 누가 ‘얼치기 잡마니’인지 구별해야 한다. 정신 차리고 나라의 미래와 새로운 희망을 밝히는 유권자가 ‘진(眞)’이다. 

<톰 소여의 모험>의 작가 ‘마크 트웨인(Mark Twain...1835~1910)’은 “신문을 읽지 않으면 정보를 구할 수 없다. 그러나 신문을 읽으면 잘못된 정보만 잔뜩 알게 된다”고 말했다. 

2019년 5월15일 기준, 문화체육관광부 등록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우리나라 언론사는 18,969개이다. 해마다 5% 이상 성장하고 있다. 이들이 펴내는 정기간행물 종류는 21,307 종류다. 이 중 인터넷 신문사는 8,400개이다. 

2019 한국 언론연감에 의하면 언론 산업에 종사하는 기자는 31,364명이다. 이들 중 남성이 68.5%, 여성은 31.5%이다. 여성 기자 비율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서울과 경기에 71.3%나 몰려 있으며 기타 지역은 평균 1%대이다. 특히 서울에만 60.8%의 기자들이 편중되어 있다. 신문사 기자의 90.9%가 대졸 이상의 학력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18 미디어 다양성 조사에 따르면 2018년 1월~9월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의 메인 뉴스에 나온 정보원의 성별 비율은 남성 74.4%, 여성 25.6%이다. 

유명 신문사에서 오랫동안 일했던 K국장은 언론에 종사하는 기자들을 5가지 유형으로 구별할 수 있다고 일러준다. 
   
첫째, 우리가 생각하는 진실을 기록하는 ‘기자(記者)’가 있다.   
둘째, 창의적 아이디어로 기획을 잘 하는 ‘기자(企者)’가 있는가 하면 
셋째, 독자들에게 활력과 기운을 불어넣는 ‘기자(氣者)’가 있다. 
대다수 기자들은 위 3가지 유형에 속하지만 그렇지 않은 기자도 있다.  
넷째, 독자를 속이고 사기 치는 나쁜 ‘기자(欺者)’가 있는가 하면 
다섯째, 기생충처럼 기생(寄生)하는 나쁜 ‘기자(寄者)’도 있다.

 
심마니들 중에서 ‘어인마니’를, 그리고 기자들 중에서는 ‘기자(記者), 기자(企者),기자(氣者)’를 육성하자. 기업이나 공공조직에서도 인재(人材)를 발굴, 투자해서 훌륭한 인재(人財)로 길러내자. 사람에 대한 무한 투자가 중요하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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