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팝콘(Popcorn)
[전대길 CEO칼럼] 팝콘(Popcorn)
  • 편집국
  • 승인 2022.03.02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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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사람들이 영화관에서 군것질로 즐기는 팝콘은 원래 아메리카 원주민의 식품이었다. 

인디언들은 부족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팝콘을 튀겨 양식으로 삼았다. 유럽인이 팝콘을 처음 본 것도 추수감사절을 맞아서다. 추수감사 만찬에 참석한 인디언 추장의 동생이 사슴가죽 가방에 팝콘을 가득 담아와 선물한 것이 효시(嚆矢)다.

그 후 북미 원주민 이외에 각지에서 이민 온 미국인들도 팝콘을 즐겨 먹기 시작했다. 다만, 18세기에 미국인들은 팝콘을 군것질이 아닌 아침, 점심, 저녁 식사용이었다. 

1885년 미국 제과점 주인, ‘찰스 크레터(Charles Cretors)’가 ‘팝콘 튀기는 기계’를 발명한 후 팝콘이 대중적인 간식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다른 계기는 1929년의 대공황이다. 이 시기에 사람들이 만만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팝콘이었다. 영화관에 팝콘을 갖고 들어가게 된 것도 이 무렵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설탕 때문에 팝콘은 영화관을 점령했다. 

일본이 진주만 기습에 이어 필리핀을 점령하자 미국은 주요 설탕 수입국이었던 필리핀으로부터 설탕 수입이 완전히 끊겼다. 또 다른 설탕 공급 기지였던 하와이에도 노동력이 부족해지면서 설탕 생산이 급감했다.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때 최초로 배급을 실시한 물품이 바로 설탕이다. 그런데 설탕 배급은 엉뚱하게 팝콘산업의 호황을 몰고 왔다. 이런 틈새시장을 뚫고 영화관에 들어온 것이 팝콘이다. 영화를 보면서 전쟁의 고통을 달랠 적에 쉽게 먹을 수 있는 간식이 팝콘밖에 없었다. 

이때부터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보는 문화가 정착한 것이다. 세계 2차 대전 후 미국 문화가 세계화되면서 팝콘이 영화 관람의 필수품이 되었다. 팝콘 산업은 인간이 일으킨 전쟁으로 인해 급성장했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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